이 책은 고사카이 후보쿠라는 전혀 모르는 일본 작가의 추리 단편집입니다. 1920년대에 의학전공자 출신으로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추리소설을 썼다는 책 소개만 보고 구입한 책이죠. 제가 워낙 고전을 좋아라 하니까요. 전부 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꽁트라 해도 어울릴정도의 굉장히 짤막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반전"에 많이 기대고 있는 "기묘한 맛" 류의 작품들이라는 점, 그리고 의사나 의학지식이 중요한 작품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책 자체는 기대에 값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읽기에는 낡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너무 뻔하거든요. 또 에도가와 란포의 스승이라는 작가 소개글 처럼 뭔가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긴 하는데 란포 수준의, 지금도 먹히는 스멀스멀한, 또는 변태적인 묘사가 하나도 없이 단지 구성만 유사할 뿐이라 그런지 너무 담백해서 싱거워보이기까지 합니다. 반전이 괜찮은 작품이 몇개 있긴 한데 이 담백한 묘사 때문에 빛이 많이 바래는 것 같아요. 이런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평범한, 또는 평범 이하의 자료적 가치밖에 없는 작품집의 번역 소개보다는 좀 더 유명한 작품이 소개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