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느끼는 거지만 신해철이 영국에서 만들어낸 이 앨범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듯 싶다(그리고 충분히 과소평가 당했다고 생각한다). 뭐라 해도 엠비시 음악프로... 그 머신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거서 컴백공연이란 걸 했을 때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서 좌우로 뒤뚱거리며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나름대로 심히 민망했었으니까. 일렉트로닉과 넥스트 때의 음악적 방향선, 스스로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라고 불렀던 그 영역을 일치시키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이후로도 신해철의 음악들에서 꾸준히 이어지는 것인데 그 이전으로도 이후로도 이 모노크롬에서만큼의 절묘한 일치점을 보여준 것은 없다고 본다. 앨범 전체적으론 신해철이 가진 얇고 날카로운 보컬이 알렉트로닉 장르를 메탈 사운드를 다루듯 운용하는 스타일과 어우러져서(크리스 산가라스를 선택한 것은 그런 특성의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매우 효과적인 조합이었다) 특유의 날선 느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그 안에서 소위 한국적인 감성과의 소통을 고심한 결과는 이후 김동률 2집과 같은 간접 프로듀싱 앨범들에서 응용되어 드러나는 바, 그 긴장감들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http://music.bugs.co.kr/Info/album.asp?cat=Base&menu=m&Album=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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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동북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받았던 교지에 실려있던 만화에는 한 남자가 푸줏간에서나 쓰일법한 칼을 들고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는 말하자면 자신을 쫓고 있었던 셈이었는데 그것이 나아가서는 입시와 미래라는 강박관념에 대한 알레고리였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작품은 나에게 아마추어리즘의 한 상징으로 남아있다. 거친 펜선과 자유분방한 연출, 자아분열이라는 청춘의 고전적인 소재의 차용이라는 점이 나에게 있어 그런 인상을 남긴 모양이었다.

고등학교에서의 3년은 심심하고 나른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나는 스크린 영어반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서클에 별 생각없이, 일단 서클활동은 해야했던데다 무려 세개씩이나 있었던 펜글씨부보다는 재밌을 것 같아서 가입하여 엄청나게 탁월한 음향시설과 칙칙하고 냉기가 도는 지하 교실 정중앙에 초라하게 비치된 18인치 텔레비전의 부조화가 돋보이던 공간에서 매주마다 영화를 봤으면.... 좋았겠지만 1년동안 매주마다 그 지하실로 내려갔는데도 불구하고 기억나는 건 트위스터 하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축제란 게 다가오니 그래도 서클이랍시고 축제 준비를 하기로 했는데, 그 컨셉이 웃기게도 금연에 대한 캠페인이었다. 막상 당일날이 되자 검은 천으로 가려져 어두침침한 교실 한가운데에선 SBS에 직접 가서 비디오 테이프를 사왔던 '그것이 알고 싶다 : 흡연의 폐해'  대신 서태지와 아이들의 릴레이 비디오 퍼레이드가 펼쳐졌지만. 서태지와 아이들과 금연 캠페인이 무슨 관련인지 논리적으론 설명하기 힘들었지만 그렇게 해야 여자애들이 많이 꼬인다는 것만큼은 본능적으로 모두들 알고 있었다. 서클 회원의 반수 정도가 담배를 피고 있었던 걸 감안하자면 썩 설득력은 없었지만 모든 아이들은 자신의 맡은 바 여자아이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게끔 열과 성을 다 해서 흡연의 해로움을 설파했다. 그리고 고백하건데, 난 축제가 뭐하는 건지도 몰랐고 서클 활동이란 것의 필요성과 유희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순정만화를 잘 안 봐서 몰랐던 듯 싶다. 

3년 동안 있었던 사건 중 가장 큰 사건은 빨간마후라 사건이었고 그 사건은 감탄보다는 욕망으로 먼저 다가왔다. 어느 날엔가는 아직 뜨기 전이었던 실업반 선배 이기찬을 운동장에서 볼 수 있었다. 그는 몸집이 작았고 까만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수능이 닥쳐오면서 나는 그제껏 시간을 보내왔던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뭐,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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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pple.com/trailers/universal/the_interpreter/

니콜 키드먼+숀 펜.

http://www.apple.com/trailers/wb/batman_begins/trailer/

배트맨의 스타워즈화.

http://www.apple.com/trailers/sony_pictures/closer/international/

쇼걸이 된 나탈리 포트먼을 감상할 수 있다.

http://www.apple.com/trailers/wb/constantine/trailer/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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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티시즘
김영애 지음 / 개마고원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간단하게 말하자면 저자가 머릿말에서 밝힌대로 이 작품은 해설서다.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사용했던 방법론처럼, 대상에 대한 평이한 서술이 개개의 큰 주제에 맞춰서 풀이되고 있는 이 책은 중요하게 언급하는 대부분의 미술작품을 현대미술에 맞추고 있다. 이것은 페미니즘이라고 불리는 여성성의 자각이 하나의 운동으로 갖춰지기까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을 기다려야 했던 예술 전반의 상황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언급되는 미술들이 비록 현대예술이 주종이지만 그뿐만 아니라 예술적 계보도를 탐색하기 위해 과거의 작품들에까지 소급되 올라가는 걸 감안하자면 일련의 남성 예술가들에 의해 창조된 과거의 작품들이 가지는 원초적인 남성 욕구 지향적인 에로티시즘의 발현들을 '페미니즘'이란 시각에서 제대로 다뤄본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라는 것은 예상된 바였다. 그래서 페미니즘+에로티시즘이란 뜻에서 만들어진 제목은 너무 과욕이 아니었나 싶다. 작가가 여자일 뿐이지 페미니즘적 시선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을 통해 예술이 다뤄지는 것은 마지막장에 이르러서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품에서의 에로티즘적 코드들이 등장하고 그에 대한 해설이 덧붙여지지만 그 시선이 과연 '페미니즘적'이라고 하는 특화되고 차별화된 양상을 보여줬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것은 예술에 있어서 에로티즘을 다룰 때 필연적으로 건드려야 하는 여성의 신체의 영역들에 대한 문제제기란 것이 굳이 페미니즘의 틀을 빌려오지 않아도 가능한, 페미니즘 이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에서 발견되는 것은 페미니스트적 태도가 희박한  해체와 탈구조주의에 대한 익숙한 담론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한계를 인정한 저자의 태도일 것이다. 그것은 해설서의 방법을 택한 책의 방향성으로 증거되고 있는 바다(동시에 이것은 페미니즘적 태도란 측면에서 독이 되었다). 에로틱한 미술들, 그리고 그 틀에서 본 현대 미술에 대한 도해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동시에 알아먹기 쉽게 풀어낸  이 책은 그 성격 까탈스러운 예술품들에 비해서 읽기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흥미와 즐거움을 부정하기 힘든 예술에 대한 이야기와 삽화로 가득한 이 책은 적어도 정보 제공이라는 측면에서의 가치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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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들이 이슬람교의 성지인 메카나 메디나로 순례가는것을 일생의 업이자 영광으로 여기듯이....

어제 정말 오랫만에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무슬림들이 성지로 떠날때같은 신성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수행자의 마음으로.....  

행여나 테러리스트들이 난동을 부려 신성한 종교의식이 다소 어렵지 않겠나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여...

동료 성직자로부터 테러리스트들이 요즘 잠잠하단 말을 듣고 어렵게 어렵게 발걸음을 했더랬죠...

가면서 보아하니 그쪽 사원들은 대체로 이제 테러의 아픔을 복구해가는 모습이더군여...

다만 아직 예전만큼 많은 교인들이 찾지는 않는거 같았슴다...

이윽고 사원에 입성하여 사원관리인에게 물어봤더니 바로 기도실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기에 주저않고

고해성사를 위해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신께 경건한 모습을 보이기위해 목욕재계하는데 미처 마치기도 전에 똑똑~~소리와 함께 여성사제가

기도실로 입장하더군여....  

순간 여사제의 미모가 딸리는듯하여 다소 실망하였으나...  신께 기도를 드리러 온 수행자의 몸으로써

어찌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내 제 자신을 꾸짖고....

깍듯이 예의를 갖춰 서로 예를 올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바로 종교의식에 들어감다...

그간 오랫동안 신께 기도를 드리지 못해 정말 오랫만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정성스레 종교의식을

행하다 보니 온몸에서 땀이 다 나더군여....  

시간이 흘러흘러 이윽고 아멘~~소리와 함께 기도를 마치고....  여사제가 건네주는 오렌지향을 넣은

성수를 마시면서 잠시 담소를 나누웠습니다....


"이제 이곳 사원은 괜찮은가여??"

"네.. 저희 사원도 한때 테러리스트들의 준동으로 인하여 폐쇄되었었지요....  허나 연약한 인간으로써

어찌 신의 섭리를 거스르겠습니까??  지금은 괜찮으니 염려 마십시오..."

"음.. 그렇군요... 역시 종교적 신념이란 아름답고도 강한 것이오..."



"그런데 여사제께서는 심히 젊어보이시는데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방년 스물 둘 이옵니다..."

"그럼 이곳 사원으로는 언제 오셨소..."

"넉달정도 되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저는 이곳 사원을 8개월만에 찾소..."

"네... 수행자로서 종교의식을 게을리하시면 신께서 노하셔서 벌을 내리십니다... 앞으론 정기적인

종교의식을 거르지 말아주시지요..."

"음... 명심하겠소..."



모든 의식을 마치고 사원을 나옵니다....

모처럼 신께 정성스레 기도를 올리고 나니 무척 마음이 가볍더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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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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