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씨어터의 'awake'앨범을 그저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접하게 되었을 때, 그것은 잔뜩 부풀었던 기대에 비해 별로 신선하지도 않았고 독특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앨범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들은 속주와 멜로디의 미학을 추구하면서도 독일계 스피드-멜로딕 메탈들이 빠졌던 함정들, 감정과잉의 오버액션에 빠져들지 않았다. 그들은 악기가 기교적으로 낼 수 있는 한계까지 몰아부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엄격한 법칙과 화성적 조화에 근거한 결과물들이었고 그제서야 난 그들의 음악이 거칠고 파괴적인 영역이 아니라 반대로 세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걸 늦게서야 깨달았다.

이후의 드림 씨어터는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 다양한 변주들을 끝까지 묶고 있는 것은 여전히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라는 그네들 본연의 정체성이었다. 하지만 나로선 그 변주들이 썩 마음에 와닿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Train Of Thought'은 정말 맘에 들었다. 너무 오랜만에 돌아온 옛 기억 같은 이 앨범은 나에게 있어서 'awake'에 가장 근접해 있는 앨범이다. 속주는 그 어느때보다 신경질적이고 보컬엔 스래쉬 창법이 더해져서 전체적으로 거칠은 인상을 주지만 그 틀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역시 드림 씨어터의 프로그래시브 메탈이라는 틀과 그 함부로 말하기 힘든 징글맞을 정도의 연주 테크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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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런지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미 커트 코베인이 자살한 다음이었다. 아마, 뉴스에서 잠깐잠깐씩 본 기억이 남아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난 그 시점에서도 커트 코베인이 뭘 팔아먹고 다니는 사내인지 모르고 있었다. 난 그 때 건즈앤로지즈와 판테라, 세풀투라와 메탈리카에 빠져있었던 시기였고, 한마디로 시대에 뒤쳐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도 멀리서 들려오는 얼터너티브 어쩌구는 그럭저럭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대상이었고 음반 가게를 왔다갔다 할 때마다 본 그쪽 관련의 정보와 연계되는 앨범들은 적절한 정도의 흥미를 일으키는 대상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최초로 사게 된 그런지 앨범이 바로 펄 잼의 'vitalogy'였다.

처음 들었을 때, 4500원이라는 돈을 이 밍숭맹숭한 앨범에 쏟아부었다는 것에, 나는 중학생의 신분으로 처절히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부클릿은 치워두고라도 그들의 음악이란 것이, 필립 안젤모와 막스 카발레라의 짐승 같은 목소리와 금속성 짙은 둔탁함에 익숙해있던 내 귀가 듣기엔 너무도 순했다. 장장자그장자그자그장장 앙증맞게 연주되는 기타와 깡통을 때려대는 듯한 드럼 소리, 웅얼대는 듯한 에디 베더의 보컬은 그런지라고 하는 단어에서 거칠음을, 얼터너티브란 단어에서 힘을 느끼며 스래쉬 메탈의 연장선을 기준으로 음악을 판단하던 나에게 너무도 빈약하게 들려왔다. 난 4500원이 아까워서라도 이 앨범에 익숙해지려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나는 이 앨범을 책상 깊숙이 봉인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나는 더이상 일렉 기타와 드럼, 샤우팅 창법의 속도와 낙폭을 음악의 가치 결정 조건으로 두지 않게 됐고 시끄러움의 정도는, 그저 시끄러울뿐이었다. 할 수 있는 한 과격하게 귀를 학대하는 음악은 세풀투라를 정점으로 지겨워졌고 내 음악적 취향은 다변화됐다. 그리고 그런 이후에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머뭇거리며 이 앨범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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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이 필요없다. 존나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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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를 들었을 때, 그래서 벅스에서 이 양반의 앨범을 찾아내서 '361 타고 집에 간다', '스끼다시 내 인생' 으로 이어지는 트로이카를 들었을 때, 나는 전율했다. 파스퇴르 요구르트를 삼시 세끼 한 달간 먹어서 만들어낸 황금색 쾌변처럼 이건 감동의 도가니탕, 카타르시스의 집중폭격이다. 달리 말이 필요없는 뒷통수를 후려치는 루저송의 아름다운 결정체. 비록 떠나간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한다발로 묶여있는 앨범 후반부에 자리한 약간의 맥풀림이 그 감상에 다소 노이즈를 끼워줄 순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서조차도 당신은 내 청춘의 무덤 이라고 노래할 때 감상에 젖지 못하는 당신은 세상 덜 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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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2집을 뜯고 디비디를 돌렸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팔뚝 디게 굵구만....

라는 것도 잠시 당최 영어가 되야 말이지, 뭐라고 쏼라쏼라 2집에 대해서 설명을 늘어놓긴 하는데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그냥 꺼버리고 음악을 틀었다. 음. 역시 좋구만....

1집을 샀던 건 그냥이었다. 말그대로 그냥. 굴다리 밑으로 튀어오라는 게 아니라 뭐 그래미도 탔다고 하겠다 여기저기서 천재라고 떠들겠다 에라 모르겠다 한 장 질러보자 마침 알바 월급도 탔고 앨범을 마구 사고 싶었던 때였으니.... 그래봤자 테이프로 구입했지만-_-

그러나 이 여자의 앨범은 시디로 사야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하도 많이 돌려 들어서 완전히 걸레가 되버렸으니. 알앤비라고 하는 음악 장르에 대해 조또 모르던 나에게도 이 아낙의 노래는 무척이나 차분하고 무겁게 들려왔다. 뭐랄까. 그것은 꽉 잡힌 느낌이었다. 완고하다 싶을 정도로, 신인다운 흐트러짐이 없는 정제될대로 정제된 노숙한 음악. 그것이 당시 19살이었던 이 여자의 노래였다.

어제는 엠티비 코리아에서 엠티비 뮤직어워드를 틀어줬다. 그런데 오우, 알리샤 키스가 보컬, 스티비 원더가 키보드, 래니 크래비츠가 기타를 맡은 환상의 세션이, 말그대로 죽여주는 광경의 연출. 이야~ 저쉑들 졸라 잘 노는구나. 조또 부럽구마잉....

그런 그녀가 내한공연을 온댄다. 10월 13일. 그러나 에고롸핑 내한공연도 놓쳤는데 뭘 바라나. 하늘에서 공짜표가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내 상황이 한심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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