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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 Haeunda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유명 작품들을 작업했던 CG팀의 합류.
겉보기에는 해운대를 강타한 쓰나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속은 그간 우리가 많이 보아온 한국형(!) 생활사(!) 영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많은 영화들 속에는 수 많은 운명과 삶의 짝들이 등장하고,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미워하고 싶은 놈과 좋아해야 할 '분'들이 전형화된다.
전형화는 때때로 영화나 내러티브에 힘을 부어넣지만,
그것이 과도하거나 이른바 인위적인 쥐어짜기로 바뀌게 되면
관객으로 하여금 한없는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에 죽일 놈과 살릴 놈이 딱 갈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이 영화는 이런 전형화와는 관계없이 무작위적으로 쓰나미를 통해 심판하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주인공들을 살려둠으로써 현실의 리얼리티는 빗겨가고 있는 듯 싶다.
ㅎㅎㅎ
관객들로 하여금 미워하게 만들거나 동일시하게 유도하다가 세상 사는 게 꼭 그렇지 않다고
마치 가르치려는 듯한 이 영화의 태도가 맘에 안 든다.
그 큰 쓰나미에 그 많은 사람들이 살아난 것도 이해가 안 된다.
100m짜리 쓰나미는 대충 견뎌낼만한 삶의 고통이 아닐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