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의 침묵 - Lorna's Silen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시민권 획득을 위한 위장 결혼, 식당 마련을 위한 또 한번의 위장 결혼. 

방이 세 개나 있고, 정원까지 있는 식당을 계약할 때까지만 해도, 

사랑이나 연민이 파고 들 틈이 없었다.  

국적을 얻어야 먹고 살 수 있고, 그것을 위해 거짓으로 결혼해야 했던 팍팍한 현실. 

그 뒤켠에도 어찌어찌 살아야만 하는 정글같은 삶이 있을 뿐이다. 

또 한편에는 몸부림치던 마약 중독자가 있다.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자신의 돈봉투도 위장결혼한 여자에게 맡기고, 

스스로 방안에 유폐되기를 바라고, 

어떻게든 삶의 끈을 다시 잡아보려고 애썼다.  

'나를 지탱하게 해 주는 것은 너뿐이야!'라고 절규하며 고군분투 하지만, 

역시나 세상은 팍팍하기만 하다. 

그런 그들이 만날 수 있었던 자리 역시 지치고 지친 현실 속일뿐... 

너무나 짧은 만남은-사랑?- 끝나고, 아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카메라와 편집 그 자체가 다르덴 형제가 바라보는 차가운 세상의 실체다. 

뚝뚝 끊겨버린 필름처럼 삶은 절단나고, 파묻히고,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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