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찍었어? 그럼 시작해봐 - 심리학박사 최창호의 연애교과서
최창호 지음 / 넥서스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1.사람과 사람끼리 상호작용을 위한 기본적 거리는 얼마나 될까?
1) 친밀한 거리 0-46cm
2) 개인적 거리 46-120cm
3) 사회적 거리 120-210cm
4) 대중적 거리 360-750cm
중학교적엔가 이 비슷한 문제를 보고 좋아하던 여자 친구를 만나 얼마의 거리를 두고 걷는게 서로에게 편한지를 재보던게 생각났다. 그리고서 종종 정원에 있는 연못의 모양이 네몬지, 동그란지 하는 류의 심리 테스트들을 받거나, 했던 기억들이 더올랐다. 그 때에는 그 것이 얼마나 심각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마치, 잘못 이야기해서 나쁜 이미지를 주게 되면 어쩌나 하는 심각한 고민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혹은 심심풀이로 즐겨가며 많은 부분들에 있어 귀여운 오류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의 신빙성에 치명적인 가해가 될 수도 있는 잘못된 심리 테스트와 사실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가장 괜찮은 상대는 내 주변 반경 200미터안에 있을거라 책에 적혀있지만, 나와 짝은 거리는 줄잡아 50Km쯤..떨어져 있다. 직행 좌석이라고 하나? 그걸타고 1시간 20분쯤 가야지 그녀를 만날 수 있고(아니, 대부분은 그녀가 내게로 온다...미안하게시리..) 그래서 자주 만나는 것도 힘들다. 콜라를 따를때 거품이 잔에 넘칠만큼 따르는 사람은 침착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맞지만, 그녀는 책에서처럼 말이나 행동이 난폭하지 않다. 오히려 적당히 따르는 내가 훨씬 난폭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주는 재미와 재치들이 반감되진 않는다. 절대로 애인한테 해서는 안될 말들, '넌 몰라도 돼, 내가 알아서 할께.'라든지 '우리, 헤어지자. 하하하' 같은 농담이나 '내가 듣기 싫어하는 모든 말' 등은 관계에 대한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가끔씩 등장하는 심리학적인 용어들, 방어기제, 권태기=심리적 포만기, 여과 효과, 후광 효과, 여러 컴플렉스들.
연애라는 것이 어떤 관계들보다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더욱 상대방을 배려하고, 아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상대방이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도 미리 눈치를 채거나, 애정을 가지고 미리 도와주거나 해야 된다. 상대방의 기호와 취향을 내 것보다 더 소중한 것으로 여기는 것 등등. 이 책은 그런 걸 알려준다. 잔 꾀를 부려, 헤어져 말어 같은 것을 알려주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더 진지해질 수 있는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