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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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모습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자라면서 뭇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지만 더불어 시기와 질투에서도 벗어나기 힘들다. 사람들은 예쁘고 멋진 것들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우리 아이만 보아도 돌이 지나고 걸어다니기 시작하면서 거울 보는 것을 참으로 좋아했다. 물론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하겠지만 목욕 후에 입혀주는 옷이 마음에 들면 얼른 거울 앞으로 가서 이쪽으로 둘러보기도 저쪽으로 둘러보기도 하면서 만족스런 미소를 띄기도 한다. 이렇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같다. 나도 어렸을 적에 무척이나 거울 보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6학년 때 우리 반에서 예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어느날 반짝이가 많이 달린 화사한 분홍색의 머리핀을 꼽고 온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다음날 저금통을 털어서 학교가는 길에 가게에 들려 비슷한 머리핀을 살려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좀처럼 보이지 않아서 여러가게를 돌다가 친구보다는 떨어지는 머리핀을 겨우 구해서 학교에 지각한 일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우스운 일이지만 나이가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레한 모습보다는 좀 더 젊어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게 되곤 한다. 

 <무지개 물고기>도 내용을 살펴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을 가진 물고기도 다른 물고기들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이 물고기는 친구들이 같이 놀자는 말에 대꾸도 않고 잘난체하면서 휙 지나가 버린다. 어느날 파란 꼬마 물고기가 무지개 물고기더러 반짝반짝 빛나는 비닐을 하나만 달라고 한다. 무지개물고기는 무시하며 주지 않는다. 이 일을 계기로 무지개 물고기는 다른 친구들로 부터 왕따를 당하게 된다. 결국 문어할머니에게 조언을 구하게 되고 다른 물고기들에게 비닐 하나씩 나눠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때 파란 꼬마 물고기가 오고 결국 하나를 떼어준다. 그런데 그렇게 아깝던 반짝이던 비닐을 단 꼬마 물고기를 보면서 무지개 물고기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다른 물고기들에게도 하나씩 주고 무지개 물고기도 하나만 남긴다. 

이 책은 사실 아름다움을 부각시켰지만 그 내용은 '나눔'에 대한 이야기다. 나눌수록 내 마음이 더욱 행복해지는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그 반짝이는 비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물을 의미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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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성기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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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말마다 시댁에 가는데 어느날 어머님께서 이 책을 읽고 계셨다. "나쓰메 소세키가 유명하다는데 그래서 한번 읽어보는 거야" 하셨다. 어머님의 삶에서 책을 빼놓을 수 있을까? 그만큼 어머님은 책을 많이 보시고 항상 가까이에 두고 있으며, 대화도 책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나 역시도 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방위적이지는 못하고 아주 편협한 독서를 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몇개 읽은 기억이 있다. 특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인상에 남는데 오래되었지만 고양이의 시각에서 사람을 보고, 또 고양이란 동물의 특성을 아주 잘 들어낸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있다. 집에와서 마음이란 책을 찾아보았다. <마음>도 있고< 마음 그후>도 있다. 우선 <마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젊은이와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 줄거리를 이루며 그 과정에서 선생님의 과거와 나의 집안 이야기가 나온다. 

중간 중간 왠지 일본이란 사회에 대해 약간은 느껴는 것도 같았고,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내 마음 속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차라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은 좋은데 이런 식의 책을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내가 그렇게 작은 그릇임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는데 선생과 나의 이야기보다는 선생의 과거와 나의 집안 이야기가 흥미로워서이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사실 흔한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배신하게 되고, 배신을 당하게 되고,욕심을 내고, 그 욕심이 뜻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가는...하지만 그런데도 이 선생님이란 사람이 내 기준으로 볼때는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마음먹었던대로 <마음 그후>는 읽지 못했다. 아마도 훗날 어쩌면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나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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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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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입장이 되어서야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있게 되었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현재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어렸을 적의 부모님의 모습과 그리고 미래 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아이를 기를 부모가 되었을 때를 생각하게 한다.  

유난히 몸이 약한 나를 정말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 걱정이 끊이질 않으셨고, "내 딸만 건강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말씀을 늘상 입에 달고 사셨다. 그 걱정은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그 이유는 아직도 내가 몸이 약하기 때문이다.  

 내가 내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유수유를 했는데 몸이 약한 내 몸에서 아이의 배를 충분히 채워줄 모유가 생산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의 모습은 정말이지 불쌍할 정도였다. 그래도 부득불 모유수유를 고집했는데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엄마 젖을 다섯살때 끊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어떻게 그 나이까지 내게 젖을 먹였을까, 젖먹이기가 정말 어렵고 힘이 든데...라는 생각을 하면 나도 내 아이에게 내 엄마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지금도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기준이 되는 것은 엄마가 나를 키우셨던 방법이다. 

정말 내게 한없이 따스하고 넘쳐나는 사랑을 주신 부모님, 이 책도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젖먹이였던 아이가 자라나며 자기 정체성이 생기고 스스로 해보려고 하지만 문제를 만들기도 하고, 때론 엄마를 힘들게도 하지만 그럼에도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런 사랑을 받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부모가 되었을 때 이제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고,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이제는 엄마와 태어난 아기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마지막에 아들이 엄마에게 불러주는 노래와 아이에게 들려주는 노래에서 어쩌면 결국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하는 우문을 날려버리는 깨닫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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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 I LOVE 그림책
캐드린 브라운 그림, 신시아 라일런트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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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보고 나서 우리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칠순을 넘기셨고 어머니는 칠순을 바라보시는 연세인지라 내색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영원한 이별을 할 시기가 가까워 옴을 느낀다. 물론 그 언젠가가 앞으로 30년 이후가 되길 몹시도 바라지만 말이다. 

 시부모님도 근래에 갑자기 자신들의 묘자리를 알아보시고 계신다. 수목장을 하고 싶은데 그런 곳은 쉬이 찾기 어렵고, 자녀들이 찾아오기 쉬운 곳, 교통이 편리한 곳을 찾고 계신다. 주말마다 시댁에 가는데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어쩔 줄을 모르겠다. 육십대가 지나면서 육체적으로 변화가 오는 것을 당신네가 느끼시는지라 양가 부모님의 이런 변화에 대해 자녀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사실 난감하다. 

얼마전에는 내가 사는 아파트가 노후가 되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그중 하나가 엘리베이터 문제인데 매일같이 사고가 나는 것을 불안하게 바라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서명을 받으러 다닌 적이 있다. 그때 느낀 것은 젊은이들은 문도 안 열어주고, 자신들의 일인데도 무관심했다. 그에 반해 어르신들은 굳이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낯선 사람에 대해서도 경계하지 않고 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의 한 집에선 노부부가 사셨는데 연세에 비해 제법 정정하셨다. 자식들은 모두 멀리 살아서 외롭다며 다시 또 놀러오라며 자리를 떠야하는 우리 부부에게 아쉬움을 표하는 모습에 그냥 울컥했다. 

 나이가 들면 이렇게 외로워지는 법인가 보다. 빈둥지마냥 모두 떠나버린 그 자리에 홀로 존재하면서 언제 올지 모를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삶. 모든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늙음인데 노년의 삶이 좀 더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는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이 책의 할머니도 친구들이 모두세상을 떠나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자신보다도 오래 남을 물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곤 한다. 할머니에게 어느날 강아지가 찾아온다. 할머니는 강아지가 자신보다 오래 살 것 같지 않아서 밀어내려고 하지만 날마다 강아지는 찾아오고 어느새 강아지는 어엿한 개로 자라난다. 그러던 어느날 강아지가 모습을 보이지 않자 할머니는 이 강아지를 찾아 돌아다닌다. 결국엔 떠돌이 개들을 보호하는 사육장에 가서 그 개를 찾고 럭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할머니의 외로움, 럭키의 외로움 각각의 외로움이 만나서 사랑으로 바뀌는 장면이 너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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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일 엄마라면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마거릿 파크 브릿지 지음 / 베틀북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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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참 재밌다. 그림과 내용이 왠지 앤서니 브라운을 연상시키는 듯하기도 하다.  

딸을 키우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공감을 할 것 같고, 아직 아이가 어린 나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말을 하는 날을 고대할 것도 같다. 엄마와 딸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가 바라는 엄마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다.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어릴 때의 추억에 빠져 들기도 했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나 역시 어렸을 때 엄마의 원피스가 너무 예뻐서 엄마 몰래 입어보기도 했고, 엄마가 화장을 하실 때면 옆에서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항상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저녁마다 엄마에게 쫑알대기도 했는데 나중에 청소년기가 되어 더이상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을 무렵에는 서운한 감정을 엄마께서 내비치시기도 했었다. 어렸을 때 항상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나는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는 내 마음을 다 아실 거라는 생각에 조금 몰라주면 엄청 서러움을 느꼈던 기억도 있다. 그때마다 엄마는 말을 해야 알지? 하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나면 그제서야 내가 말을 안했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어느새 나도 중년이 되어가고 딸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오히려 엄마와의 관계는 더욱 친구처럼 변해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나를 사랑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 바로 엄마이고, 그 어떤 관계도 엄마와 딸처럼 끈끈하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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