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양장) 비룡소의 그림동화 51
낸시 태퍼리 글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그림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책이다. 그림동화에서 그림의 역할은 인물과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준다는 점일 게다. 이 그림책은 충실하게 그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그 역할이 두드러지는 경우이다.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다는 은빛 스티커가 눈에 띄는 표지를 넘기면 속 표지가 나오는데 오리 한마리가 나비를 쫓아 둥지에서 나오는 장면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한 마리 아기 오리는 나비를 쫓아 가고, "이른 아침이었어요....."라는 시간 설정에 맞게 둥지안에는 잠이 깨 있거나 아직도 졸고 있는 오리들이 보인다. 

오리 한 마리가 둥지를 이탈하자 나머지 오리들은 모두 잠이 깨어 이탈한 오리를 향해 입을 벌려 마치 "어디가? 빨리 돌아와! 짹짹"하고 말하는 것 같은 모습으로  날개를 퍼덕이고 있다. 이윽고 엄마 오리가 오자 아기 오리들은 이탈한 형제 오리에 대해 알리고 오리 가족은 아기 오리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 모습은 글 한 줄 없이 그림으로만 그려져 있다. 그러다 해오라기를 만나 "우리 아기 못 봤니?"하고 묻고,  거북이, 비버, 물속 동물들, 뿔논 병아리에게도 물어본다. 거북이가 아기 병아리를 데려오고 다시 만난 오리 가족은 둥지로 가서 엄마 깃털아래서 편안히 잠이 든다.

이 그림들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는 둥지를 이탈한 아기 오리의 모습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처럼... 아이와 오리찾기 놀이도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 오는 날 생긴 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78
호세 아루에고.아리앤 듀이 그림, 미라 긴스버그 글, 조은수 옮김 / 비룡소 / 200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공원에 나가면 풀들이, 꽃들이, 나무들이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색은 더 짙고 선명해서 해가 뜨지 않았는데도 빛나 보인다. 그렇게 한 차례 비를 맞으며 식물들은 한 뼘쯤 훌쩍 자라는 것 같다. 

세살배기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만 항상 보던 책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보여서 요즘은 아이가 좋아할만한 책을 새로이 고르고 있다. 이왕이면 재미있고, 글이 아닌 그림만으로도 상황이 설명되는 책을 고르려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어 소개글을 읽어보니 글쓴이 미라 긴스버그는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벨로루시의 작은 마을 버부르이스크에서 태어났으며, 고국의 민화들을 특별히 사랑하여 러시아 민요 속의 재치와 아름다움을 전 세계 어린이들과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러시아 민요를 각색한 작품이다.

갑자기 비를 만난 개미가 어디에 숨을까 두리번 거리다 공터에 돋아난 조그만 버섯을 보고 그 아래 숨는다. 하지만 비는 더욱더 세게 퍼붓는다. 비에 홀딱 젖은 나비가 버섯 쪽으로 힘겹게 날아와 자신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한다. 혼자 있기에도 좁아 보이는 버섯 아래에 개미가 날개를 접고 들어간다. 다음엔 쥐가, 참새가, 토끼가 차례로 들어온다. 그 작은 버섯 아래 하나씩 들어가는 장면들이 참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토끼를 쫓아온 여우를 따돌리는 장면이 또한 재미있다. 마침내 비가 그치고  버섯 아래에 있던 동물들이 모두 나온다. 처음엔 개미 한마리가 들어가기에도 모자랐었는데 마지막엔 다섯 모두가 들어간 이유를 궁금해 하자 청개구리가 웃으며 말해준다. 비를 맞은 버섯은 점점 자란다는 것을...






전체적으로 비가 오는 날임에도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밝은 느낌을 주고, 반복적인 문장에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동물들이 버섯 아래로 들어올 때마마 어떻게 들어오는지 여러 컷으로 표현해서 아~ 저렇게 들어가면 되는 구나 하고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구구절절하게 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모든 상황이 파악된다. 특히 다른 것도 아닌 버섯으로 표현했고, 그 버섯이 점점 자란다는 설정이 기가 막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나눌수록 커진다는 의미도 주는 것 같다.

3∼4세의 어린이들에게 적당할 것 같고,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달 전에 보았던 우크라이나 민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 『장갑』이 떠오르기도 했다. 『장갑』은 손으로 뜬 털장갑 속에 차례로 동물들이 들어오는 것에 비해 버섯은 또다른 생동감을 주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절판


언젠가 EBS에서 자전거로 일본을 여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의 궤적을 다룬 적이 있었다. 그것을 보며 '세상에 자전거로 여행을 하다니 대단하군'하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역시 자전거 여행을 다루고 있다.

고교시절에 동네 친구들과 자전거를 배우려고 한동안 마을 분교에서 잡아주고, 페달을 밟고 하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상처가 난 것을 계기로 자전거 타기를 접었었다. 그런 내게 자전거 여행기는 단순한 여행기를 떠나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여행기가 관광책자와 다른 점은 바로 사람의 체취가 묻어 난다는 거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여러 정보와 준비할 사항을 알려주는가 하면 떠날 수 없는 자에겐 대리체험의 기쁨을 주고, '언젠간 나도 한번....' 이라는 꿈을 꾸게 한다.

이 책은 크게 3가지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둘째, 여행과정, 셋째, 자전거 여행 Tip을 다룬 부록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마치 떡국의 고명처럼 책의 맛을 살려주는 코너가 있으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다. 만화로 구성된 이 코너중 에필로그는 본격적인 여행기에 들어가기 전에 두 남녀 주인공들을 만화속의 캐릭터처럼 표현해서 글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만화 속 캐릭터들이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에필로그는 그 모든 과정이 주인공의 이름을 생각나게 하는 꿈(夢) 속 이야기 였다고 표현하여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의 저자이자 만화가인 ‘몽씨’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목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떠나기 전에 준비할 것들’ 편에선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된 배경과 정보 수집, 자전거 구입과 수리, 준비물 등이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적잖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본문을 살펴보면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마다 시작하기 전에 지도로 이동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에서 땅끝까지, 제주도 일주, 남해안, 동해안, 한계령까지 넘어 서울로 돌아오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전국을 돈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한달 가까운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해서 떠나도 될 것 같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날 그날의 에피소드가 만화로 그려져 있다. 자전거로 여행한 26일간의 일정이 하루 하루 이야기의 형식을 빌어 날짜와 날씨, 이동거리와 이동경로, 세세한 경비지출내역까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루의 이야기가 끝나는 장에선 한 면을 가득 채운 사진과 시가 적혀 있는데 그 시가 또한 너무 멋지다. ‘몽씨’는 직업이 만화가지만 시인으로 등단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 싶다.

깃발이 흔들리는 길
보고서야 바람이 이는 것을
알았네.

흔들려 아프기 전에
알았으면 좋겠네.
사람의 마음은.

이 책이 즐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편집디자인이다.
눈이 참 즐겁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역시 사진 위에 그려진 '몽씨'와 '꼬맹'님의 만화 얼굴이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잘 드러낸 듯 하며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이미지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 하다.

본문에 있는 사진들이 주는 즐거움 역시 크다. 설명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 읽었다. 어떤 사진들은 여러장을 이어서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다음에 넓은 풍경을 담을 때는 나도 이 방법을 써먹고 싶다.

강구안의 어시장을 담은 사진이다. 갖가지 해산물들을 보노라니 금방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다.

마지막 부록으로 자전거 여행 팁을 담았다. 어떤 자전거가 여행에 적합한지에서 부터 여행 경비와 여행을 기록하는 노하우를 담은 것으로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남녀의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재미있게 다가왔고, 여행하면서 일까지 하는 몽씨의 체력이 부러웠다.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지도 못한 꼬맹씨의 도전이 '젊으니까' 저럴수도 있지...싶기도 했고, 저렴한 돈으로 여행을 떠날때는 찜질방에서 자도 되겠구나 하는 정보도 얻었다.

몽씨가 일때문에 피시방을 찾는 대목에선 노트북을 가져가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날씨가 좋지 않은데 어려웠겠지 싶기도 했다. 만화가라서 전체적인 글이 그림처럼 그려지는 것 같아 가볍게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여행지에 대한 긴 설명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남편, 내 아이까지도 수시로 책을 넘겨보았다. 특히 내 아이는 노랑색을 좋아해서, 남편은 만화가 눈에 띄어서 부모님은 사진을 보느라고... 그 중에 나만 전부를 훑어보았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먹지 않고는 못 참아?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6
팻 플린 지음, 김호정 옮김, 톰 젤렛트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뚱뚱한 친구나 어른들은 '좀 사는 집'의 사람으로 생각되어 약간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30여년이 지난 요즘은 비만인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은 자기관리도 못한 사람으로 취급되어 '놀림'의 대상이 되거나 차별적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나는 비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남편은 복부비만으로 항상 식단에 신경쓰며 다이어트 계획을 자주 세우곤 한다. 세살배기 내 아이도 혹시나 비만이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매튜는 뚱뚱한 아이다. 잘 생기지도 않았고, 공부를 잘하지도 않지만 반 친구들 사이에선 매점에서 가격대비 최고의 음식을 지정해 줄 수 있는 재주를 지녀 '매점계의 전설'로 통한다. 뚱뚱해서 체육 시간엔 수업에 참석하지 않게 해달라는 엄마의 편지를 내밀고 반 친구들은 메뉴에 대한 조언 이외에는 놀리기만 할 뿐이라서 매튜는 항상 외톨이다.

매튜에게 친절한 사람은 매점의 젠 누나다. 젠은 매튜에게 초코우류를 하나 더 먹을 수 있게 '행운의 초코우유'를 준다. 물론 매튜가 모르게. 이런 사정을 모르는 매튜의 친구들은 매튜가 우유를 사면 행운이 따를 거라는 오해를 하고 부탁을 한다. 선생님까지도. 

한편, 매튜는 체육시간에 달리다가 쓰러지고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는다. 의사는 매튜가 제 2타입 당뇨병이라며 운동과 건강식을 권한다. 매튜의 엄마는 남편이 죽고나자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느라 정작 매튜에겐 무관심한 편이다. 밥을 지어주기 보다는 돈을 주며 알아서 사먹으라고 한다. 이런 엄마의 무관심을 매튜는 투정하기 보다는  혼자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걸로 풀어왔다. 매튜의 엄마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마는 일을 줄이고 손수 음식을 만드는가 하면 공원에도 가고, 자전거도 타며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 

이런 모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매튜는 체육시간에 달리기 완주를 하고, 그런 모습에 친구들은 열광을 한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친절하게 군다고 생각했던 케일라는 진심으로 매튜를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갈망뿐이었던 매튜는 즐거운 삶에 대한 갈망을 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주변을 살펴보면 보호자가 신경을 덜 쓰거나 비만인 부모를 둔 아이들이 비만인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그 아이의 다른 재능, 자질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넌 살 좀 빼야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

누구나 건강한 삶을 꿈꾼다.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비만인이 놀림거리가 되고 차별을 받개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들이 비만하게 된 원인에도 관심을 두고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차별적 시선이 아니라 따뜻한 관심의 눈길을 보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 나무 만들기 로렌의 지식 그림책 9
로렌 리디 글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나무 만들기라고 해서 가족이 나무를 심는 책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가족나무는 흔히 말하는 가계도를 말하고 있다. 책을 펼쳐보니 여섯 동물들이 차례로 나와 자신이 만든 가족나무를 보여주고 가족나무에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되어있다. 어떤 동물들의 가족은 구성원이 많지만 어떤 동물들의 가족은 단촐하다.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 각각을 소개하기도 한다. 가족이라 하면 모두 혈연으로 묶여 있을 것 같지만 재혼가족도 있고, 입양가족도 있으며, 재혼 가족은 형제들이 더 늘어나 정신이 없는 동물도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실재하는 여러 가족의 형태들을 보여줘서 아이들이 세상엔 다양한 유형의 가족들이 있음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증조 할아버지, 이종사촌 등, 호칭에 대해서도 알려주며, 가족 속에서의 나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도 한다. 마지막으로 여우선생님이 자신과 친족 사이의 촌수 관계도 설명해 주고, 맨 뒷장에는 가족나무 표가 있어서 책을 읽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족 나무를 그릴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나도 한번 가족 나무를 그려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와 내 위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자식으로서 부모를 모셔야 하며, 부모로서 자식을 돌봐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집안에 살지 않는데도 가족이란 범주에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 정서는 가족의 범주가 거주지를 뛰어넘는 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초등학생 저학년에게 맞을 듯 싶고, 반드시 읽고나서 온 가족이 모여서 가족 나무를 만들어 보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