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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괴테에게 행복을 묻다
기하라 부이치 지음, 이유영 옮김 / 리더스하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괴테를 처음 접했을 때가 고등학교 들어가지 전 겨울 방학 이었다. 그때 책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던 나는 고전을 두루 읽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십년이 더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편지 형식의 연애 소설이었던 것 같은 생각만 든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은 간혹 우리에게 ‘유혹에 역행하는 자만이 성공 한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하셨다. 또 언젠가 포켓용 잡지에서 괴테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그가 노년에도 젊은 아가씨를 사랑했고, 바람둥이였다는 호기심과 재미 위주의 글이었다. 이것이 내가 아는 괴테의 전부이다.
<Mr. 괴테에게...>는 저자가 우리 삶에서 느끼는 이야기를 괴테의 작품과 일화를 통해서 수필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읽는데 무겁지도 않지만 바쁜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잠시 휴식과 같은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굳이 괴테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을 읽어보면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작을 쓴 사람이 아니라 ‘인간’ 괴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앞에서 뒤로 넘길 필요도 없다. 자기가 원하는 부분을 펼쳐서 보면 된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구절 중 하나를 소개하겠다.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한들 도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헐뜯기보다는 칭찬하기. 비난받았다고 해서 반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남의 결점을 고치고 싶거든 칭찬하라. 괴테는 말한다.
“진정으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결코 비난해서는 안 되며 잘못 등을 탓해서도 안 된다. 좋은 일만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순수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건설하는 것이므로.”
만약 품위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면 항상 그에 어울리는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보는 것, 느끼는 것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겠지만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유다. 항상 좋은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 저절로 그것이 습관화되어 품위도 향상될 것이다.
위의 대목은 챕터 3의 타인의 장점만 생각하기 중에 나오는 대목이다. 나 자신을 봐도 사람들을 볼때 흠을 발견해서 흉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 어쩔 때는 관계가 서먹해진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흉을 보면서 가까워지기도 한다. 이것도 일종의 쾌락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사실 그런 면도 있다. 아이를 길러보니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나는 내 아이가 남의 단점만 바라보기보다 장점을 발견하길 바란다. 마음이 예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그렇다면 엄마인 내가 그래야 된다. 좀더 품위 있는 엄마가 되려면 오늘부터라도 칭찬하기를 시도해봐야 겠다.
괴테는 참으로 여성을 좋아한 것 같다. 노년까지도 그렇게 사랑을 한 것을 보면 부럽기 까지 하다. 정열의 소유자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