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웃음 어디 갔지? - 생각하는 그림책 1
캐서린 레이너 지음, 김서정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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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호랑이 하면 떠오르는게 힘이 셀것 같고 포효하는 모습..이런 것이었는데 이 책의 아우구스투스는 얼굴을 보면 
알겠지만 곰돌이 푸우의 티거의 얼굴과 닮아 있습니다. 순하게 생긴 것 같아요.


웃음을 잃어버린 호랑이 아우구스투스. 기지개를 쭈우욱 펴고 웃음을 찾아 나섭니다.
그 여행에 저도 따라나섰어요. 왜냐고요? 책을 보면 알게 되요.
그림이 너무 수려하다고 해야 되나요? 어떻게 이렇게 색감이 화려하죠?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감탄이 나와요. 
작가 캐서린 레이너에게 2006년 북트러스트 어워드의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안겨 준 작품이랍니다.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 가요?
조그만 딱정벌레, 지저귀는 새 소리, 눈구름이 하늘에 그리는 서리 무늬 ... 
페이지마다 색감의 변화가 있어요.
하지만 압권은 기지개를 펼때의 모습이지요.
펼침면에 검은색 줄무늬가 기지개와 더불어 정말로 쭈우욱 살아나는 게 보이죠. 붓터치가 대단해요.

사실 이 책은 번역하신 김서정이란 분의 비평집을 읽은 적이 있어서
번역가 이름을 보고 선택한 책이에요.
당연히 괜찮은 책을 번역했거니 생각하게 되잖아요. 괜찮은 선택이었어요. 
소나기가 내리는 들판으로 아우구스투스와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행복에 겨운 웃음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입가에도 미소가 가득해졌으니까요. 

그림책은 당연히 아이가 보는 책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 그림책을 보다 보니 나이의 구분을 짓는 것이 무의미하단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어른들이 특히 이 책의 호랑이 아우구스트는  삶에 찌들어 웃음을 잊고 사는 어른의 모습인 것만 같아요.

우리들도 언제가는 웃음을 되찾을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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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벨상을 받을 거야 문지아이들
이자벨 핀 글.그림, 김서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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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오해하지 말자.
이 그림책은 그리 착해보이는 책이 아니니까 말이다.

18개월 아이에게 그림을 보게 하려고 고른 책이다. 그림이 단순하고 어디선가 본듯한 그림이었다.
생각해보니 구멍이 뻥 작가다.

이 책의 주인공 어린이는 자기가 가진 걸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약한 사람들을 도와 주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괴롭힘 당하는 동물들을 구해 주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용감하게 나서서 용서를 빌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 다르다. 맛있는 거 혼자 먹고, 약한 사람 괴롭힐 때 비겁한 모습이고, 나뭇가지를 꺽어서 논다. 동물을 괴롭힌다.
글과 그림이 반대다. 처음엔 이게 뭐지? 그랬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서야 아~ 아이의 마음은 노벨상을 받는 행동을 하고 싶지만 행동은 아이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그래도 나중에 발전의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란 안도감도 들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선 자신만을 생각하지 말고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남자아이가 빨간 구두를 신고 나온다. 그래서 빨간 구두가 의미하는 게 거짓말인가 하는 추리도 해본다.
그림이 산뜻하다. 색과 인물 표현이 그렇다. 내 아이도 이렇게 자라겠지 하면서 내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도 추억해 본다.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그림을 한참 들여다 본다. 그림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나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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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이 뻥
이자벨 핀 지음, 고우리 옮김 / 키득키득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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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흥미롭다. 책 가운데 구멍이 뻥 뚤려있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구멍이 작아진다.
대체 이 구멍은 무슨 구멍일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때마다 물음표가 더해진다.

달 표면의 구멍도 아니고 화산의 분화구도 아니다.
남극의 얼음판에 뚫린 구멍일까? 아니다.
작은 동물들이 땅속에 판 구멍일까? 또 아니다.
도화지에 그린 그림을 지우개로 지우다 찢어진 구멍인가? 아니다.
쥐가 갉아먹은 치즈 구멍일까? 
열쇠 구멍인가? 
벌레 먹은 사과에 뚫린 구멍인가?
바지에 뚫린 구멍?

‘뻥’ 의 ‘ㅇ’ 받침이 책 전체에 뚫려 있는 구멍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점점 작아진다. 
“이 구멍은 무슨 구멍일까?” 하는 질문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매 페이지마다 반복되는 “구멍이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다양한 구멍들이 등장한다. 커다란 구멍에서 점점 작아지는 작은 구멍으로 처음 넘길때 엄마인 나도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18개월짜리 우리 아이는 페이지 넘길때마다 나오는 그림을 가르키기도하고 ’구멍이 뻥’이란 말을 커다란 소리로 해주길 원했다. 호기심을 자극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웃도리를 올리며 자신의 배꼽을 가리키며 으으~ 한다. 아직 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 책을 읽고 보는 것이 즐거워진다. 다만 옥의 티라면 남극의 그림에 곰이 있는 것이다. 남극에도 곰이 살까? 곰하면 북극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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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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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는 진짜 공룡 똥구멍이 있을까?

책을 덮고 나니 우포늪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보았다. 책을 통해 느낀 우포늪은 그리 커보이지 않았는데 사이트에서 보니 생각보다 아주 컸다. 환상적인 사진들을 보며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래에는 CCTV를 설치해서 인터넷만 접속하면 집에 앉아서도 우포늪을 볼 수 있게 되었다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우포늪..』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금이 작가의 『맨발의 아이들』과 황선미 작가의『마당을 나온 암탉』을 우포늪으로 옮겨 놓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선지 처음엔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했다. 우포늪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 살피면서 비로소 이 작품이 앞의 두 작품과 닮아 보일지언정 결코 우습게 볼 작품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우포늪을 왜 공룡에 비유했을까. 그것은 옛날에 커다란 공룡들도 이 우포늪에서 첨벙첨벙 뛰어 놀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인간은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파괴를 저질러 왔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푸름이에게 우포늪이 있다면 내겐 각심어린이 공원이 있다.

5년 전 초여름이었을 게다. 결혼을 앞두고 우리 부부는 집을 구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왔는데, 놀이터 겸 공원과 작은 숲을 이룬 동산이 너무도 맘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었다. 여름이면 키 큰 잣나무와 단풍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내어 시원하고, 아파트 현관에서 이어진 길을 걷노라면 숲에 와있는 듯 기분이 상쾌하고 맑아진다. 봄이면 살구꽃들이 흐드러지고, 가을이면 불타는 듯 검붉게 물든 단풍나무들, 겨울이면 더욱 짙푸른 잣나무에 눈이 소담스럽게 쌓인 광경들.... 만 5년이 넘게 각심어린이공원은 우리 삶의 일부요, 주민들의 안식처로 모두를 넉넉하게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올해 봄부터 주변의 놀이터들이 ‘상상’이란 이름을 달면서 탈바꿈하더니 기어이 6월에 각심공원에도 현수막이 걸렸다. 공청회를 한다고 했다. 주민들의 어수선한 목소리들과 함께 노원구청 관계자들이 나와서 ‘앞으로 공사를 할 것이다’라고 포고를 하였다. 나누어준 유인물을 보니 나무들을 다 없애고 난 그 자리에 놀이기구 몇 개 가져다 놓고 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해 연못을 판다고 한다. 이 공사를 위해 서울시에서 12억, 노원구청에서 3억이란 비용을 지출한다고 했다. 주변에 3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두 곳의 상상공원이 있다. 각심공원처럼 예쁜 공원은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십수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쌓여서 지금의 아늑한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유행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개성보다는 유행을 따르는 나라다. 그래선지 무조건 파헤치고 잘라내고 그 대신 플라스틱과 시멘트로 버무려진 생태공원도 유행이 되어버렸다. 물론 나무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곤충들도 엄연한 생명이거늘 그것들을 갈아엎고 근사한 무엇인가를 설치하려고 세금을 물 쓰듯 한다. 갈아엎어서 되는 게 있고 되지 않는 것도 분명히 있는데 말이다. 얼마 못가서 빈 웅덩이가 될 연못과 그저 방치될 운동기구들...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추억들도 나무들처럼 뿌리가 뽑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서울시장은 다음 대선에서 표를 많이 얻을까?

 우리 아파트 뒤의 각심공원 밑에도 아주 커다란 공룡이 잠들고 있어서, 예쁘고 다정스러운 이 아름다운 공원을 파헤치려고 할 때 몰상식한 플라스틱과 시멘트 생태론자들을 혼내켜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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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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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 어쩌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달린 사람에게는 시험이야말로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는 기준이 되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치룰 수 있으리라.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시험이란 공포이다. 연애시절 남편은 국가고시를 준비중이었다. 그때 세 번째 대학에 다니고 있던 남편은 ’털복숭이 검은 손’이 왔다갔다 한다면서 괴로움을 호소하곤 했다. 그러고도 남편은 다시 대학에 들어갔고, 지금 다섯번째 대학에 다니고 있는 중이다. 나같은 사람은 시험이 싫다면서 왜 저렇게 공부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남편은 가끔보면 그 공포를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창시절 나는 시험공포증이 있었다. 시험지만 받으면 머리속이 하얘지는... 그래서 대학입시 시험을 보며 얼마나 덜덜 떨었는지 모른다. 감독하던 선생님이 시험이 끝나고 나자 내게 와서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로 답안지에 체크하는데 틀려서 답안지를 몇번에 걸쳐 다시 쓰곤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지금 아이들에 비해 내 유년시절은 정말 행복했었다. 시골에서 자란 덕에 산으로 들로 바다가로 친구들과 함께 해가 질때까지 놀곤 했으니 말이다. 요즘 내 조카들을 보면 초등학생인데도 학원에다 각종 경시대회다 해서 시험으로 내몰리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다. 저러면 어른이 되었을 때 행복이 보장될까 싶기도 하고... 다수가 저러니까 내 아이도 저렇게 키워야 되는 걸까 생각하면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는 시험에 관한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낸 것 같다. 만약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공감할 것 같다. 미리 시험문제를 알게 된다면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게 될 테니 말이다. 시험이란 것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사실 요즘 시험은 줄세우기 같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교과목을 알아간다면, 앎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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