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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ㅣ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시험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까? 어쩌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달린 사람에게는 시험이야말로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는 기준이 되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치룰 수 있으리라.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시험이란 공포이다. 연애시절 남편은 국가고시를 준비중이었다. 그때 세 번째 대학에 다니고 있던 남편은 ’털복숭이 검은 손’이 왔다갔다 한다면서 괴로움을 호소하곤 했다. 그러고도 남편은 다시 대학에 들어갔고, 지금 다섯번째 대학에 다니고 있는 중이다. 나같은 사람은 시험이 싫다면서 왜 저렇게 공부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남편은 가끔보면 그 공포를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창시절 나는 시험공포증이 있었다. 시험지만 받으면 머리속이 하얘지는... 그래서 대학입시 시험을 보며 얼마나 덜덜 떨었는지 모른다. 감독하던 선생님이 시험이 끝나고 나자 내게 와서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로 답안지에 체크하는데 틀려서 답안지를 몇번에 걸쳐 다시 쓰곤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지금 아이들에 비해 내 유년시절은 정말 행복했었다. 시골에서 자란 덕에 산으로 들로 바다가로 친구들과 함께 해가 질때까지 놀곤 했으니 말이다. 요즘 내 조카들을 보면 초등학생인데도 학원에다 각종 경시대회다 해서 시험으로 내몰리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다. 저러면 어른이 되었을 때 행복이 보장될까 싶기도 하고... 다수가 저러니까 내 아이도 저렇게 키워야 되는 걸까 생각하면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는 시험에 관한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낸 것 같다. 만약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공감할 것 같다. 미리 시험문제를 알게 된다면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게 될 테니 말이다. 시험이란 것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사실 요즘 시험은 줄세우기 같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교과목을 알아간다면, 앎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