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 마음껏 그려 보자 2
앤드루 파인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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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와 그림을 그리다보면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 70년대 시골에서 태어난 까닭에 요즘처럼 학용품이 넉넉하지 못했고, 먹고 살기에도 바빴던 부모세대는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은 커녕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무관심했었다. 사실 우리 마을 어른들 중에서는 고등교육까지 제대로 받은 분들도 몇 안되었다.

어쨌든 그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닷가다. 그땐 국민학교 일학년이었던 것 같은데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떠오르지 않지만 반 친구들 모두가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꽃을 그리라고 했던 것 같던데 나는 꽃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몰라서 당황하고 있었다. 사실 그림보다도 너무나도 멋진 12색의 크레파스에 온 정신을 빼앗겼던 것도 같다. 

그때에 비하면 요즘은 참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내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다 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있다. 우선 지렁이와 달팽이를 좋아하며, 색깔은 초록을 좋아한다. 아이는 혼자 그리는 것 보다 엄마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며, 가끔은 엄마가 먼저 그릴려고 하면 제지하면서 자기가 그리고 나면 이쪽에 이 색으로 칠하라고 지시하기도 해서 속으로 ’권위주의형’이 아닌가 생각이 들때도 있다. 

아이와 그림을 그리다보면서 아이의 성장을 느낄 때도 있다. 처음엔 선만 그리더니 제법 모양을 만들어가기도 하고 색칠을 하기도 한다. <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라는 책(?)에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보았다. 이 책은 펼침면에 각각의 이야기를 던져주어 아이들이 나름대로 그림을 그리게 되어 있다. ’무었때문에 겁을 먹었을까’라는 글에 맞추어서 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이는 지그재그를 그리더니 이건 애벌레라고 말했다. 그리고 위쪽에 지렁이를 그렸다. 아래쪽 상자모양에는 색칠을 했다. 주제하고는 좀 동떨어져 보이지만 아이는 애벌레가 똥을 쌌다고 지렁이가 기어간다고 말했다. 굳이 제시문과는 상관없을 지라도 그 제시문이 아이에게 주는 즐거움이 있나보다. 다음날도 다시 그 페이지를 찾아서 엄마와 같이 그림을 더 그리자고 한다. 그래! 아직 세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게 무턱대고 주제에 맞게 그리라고 하기 보다는 일부 그려진 그림들과 주제문에서 전달하는 다양한 느낌들만 해도 충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은 아이와 2~3년동안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아이가 다시 이 책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 또 다를 것이다.

책의 형식으로 묶어져 있으니 책꽂이에 꽂아 놓을 수도 있고, 조금 그렸던 그림을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다시 그릴 수도 있고, 단순히 그림이 아니라 거기엔 추억과 이야기가 녹아 있는 책이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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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를 조심해! 그림책 보물창고 52
패트리샤 토머스 지음, 월리스 트립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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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첫 아이는 모든 면에서 남다른 아이이다.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였는데, 우리집 아이는 뒤집기를 하고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다니기 시작하였을 때 처음으로 기어가서 집어들고 들여다본 것이 책이었다.

우리 부모는 굳이 우리 첫 아이가 공부를 1등을 하거나 학교나 학원에서 쥐어준 답안이나 줄줄 외는 그런 인생을 살게 하고는 싶지 않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 아이가 한글도 일찍 깨우치고 제일 좋아하는 것도 책읽기인 것이 사실이고 다른 아이들보다(심지어 일부 어른들보다도) 더 영특하고 영민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도 고치거나 바로잡아야할 버릇이나 습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우리 부모가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떠먹여 주지 않아도 혼자서 숟가락질을 하면서 밥을 잘 먹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마음에 들지 않고 골이 날 때마다 두 팔과 두 손을 휘두르며 성질을 부리는 버릇을 고쳐주는 문제이다.

특히 밥을 잘 안먹는 문제야 다른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지만, 두 팔을 휘두르며 성질을 부리는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런 버릇이 굳어지기 전에 바로잡아주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어보게 된 페트리샤 토모스의 ‘재채기를 조심해!’라는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하여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조심하고 삼가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이야기 거리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힌다면 지금까지의 자신의 행동과 버릇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기적절한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첫 아이가 코끼리보다도 더 우람하며, 독수리보다도 더 날쌔고, 원숭이보다도 더 재치있게 자라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와 더불어 항상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여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자기 혼자만의 이익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에 대해서도 응당한 관심을 돌릴 줄 아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덕망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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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 마음껏 그려 보자 1
니칼라스 캐틀로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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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삶을 되돌아보니 생애에서 가장 놀랍고, 신기하고, 중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아이를 길러내는 시기라서 그런것 같다. 특히 과거를 떠올려보면 청소년기의 추억은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유아시절은 단편적이라서 그 시절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것이 즐거웠었는지 기억이 없다. 

네살배기 내 아이는 내게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아이의 몸짓 하나 하나, 문자 구사 능력에 가끔 깜짝 놀래기도 하고, 같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나는 아이에게 기본적인 습관, 예를 들면 밥을 먹는 것, 이를 닦는 것 등은 아이에게 어떤 측면에서 강제적일 때가 있지만 하루 대부분의 시간은 아이에게 주도권을 준다. 아이가 뭘 할지 결정하고, 나는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 

아이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그림그리기다. 아이는 그림을 그리면서 좋아하는 색깔을 맘대로 칠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질감의 크레용이나 볼펜, 사인펜, 연필 등을 맘껏 사용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사물에 대한 명확한 인식, 그리고 그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관계로 집을 그리고 싶거나, 물고기를 그리고 싶어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어떤 것을 그려야 할지 막연할 때가 있다. 그런 와중에서 바로 이 책 <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를 만났다.

이 책은 기능은 스케치북과 같지만 각각의 페이지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제시해 줌으로써 생각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약간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거기에 덧붙여 그림을 그리면 된다. 아마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이 책을 사용한 아이들의 결과물은 다를 것이다. 

네살배기 내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직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일 저녁에 아이는 이 책을 펴놓고 "우리 그림 그릴까?"하고 내게 말한다.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그려라 한다든지, 이것은 아니지 라든지 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고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갖으면 그걸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 아이가 6살이 넘었다면 이 책을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좀 더 큰 아이일수록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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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무락 꼬무락 동심원 17
노원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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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네살배기 소홍이는 책에 대한 나름의 취향이 있다. 우선 책크기가 손에 꼭 들어오는 작은 책들을 선호하며, 요즘들어서는 시리즈물을 좋아한다. 여러 권 책꽂이에 꽂아두고 하나씩 빼서 살펴보면서 흐뭇해한다.  푸른책들 출판사에서 나오는 동심원 시리즈는 소홍이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다. 매월 한권씩 새로운 책을 보면서 책등의 색깔이 이번달엔 어떤지, 표지의 그림이 어떤지, 다음엔 어떤 색이었음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꼬무락 꼬무락>은 봄의 느낌을 잘 살린 연두색의 표지가 눈길을 끌며 왠지 기분 좋게 만든다. 소홍이가 책을 독차지 하고 있어서 잠잘때 읽어주겠다고 꾀어서 겨우 읽게 되었다. 짧지만 그 속에 긴 여운을 느끼게 하는 시어들이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잠자리에서 읽으니 읽어주는 이의 목소리도 차분해지고 그래선지 아이도 조용히 듣고 있다.

1부, 아주 작은 웃음이라도와 2부, 네 마음 속에 쏙!, 3부, 아이, 따뜻해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이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돌려봐도 손색이 없다.  한껏 시라는 고유한 영역을 맛본 듯 하다.




어머니


맑은 날은 저만치 있다가
흐린 날은 가까이 와 있다.
찬바람 부는 날은 더 가까이


시장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물건 파는 
우리 어머니.


시장에서 물건을 파시는 어머니를 둔 아이의 마음을 담은 시다. 밖에서 일하시니 추운 날이나 궂은 날이면 아이의 마음에도 어머니가 걱정이 되리라. 어업을 하시는 부모님을 둔 덕에 나도 어렸을 적 부터 지금까지도 날이 궂으면 부모님이 제일 먼저 걱정이 된다. 추운 날, 얼마나 힘이 드실지....





빈자리


너를 위해 
가슴 한쪽 비워 둔 자리
먼지가 쌓이기 전에
빨리 앉으렴.

너를 잊지 못해
애태우는
빈자리의 소망.


빈자리라는 시인데 시어보다도 노란 그림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특히 커다란 의자가 빈자리를 더욱 커보이게 하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애를 태우게 한다.

 


이른 봄


풀잎들이 뾰족뾰족
말을 걸어온다.
어디 있다 나왔는지
- 잘 있었니?
하고 봄을 한 아름 쏟아 낸다.

봄 들판은 온통
풀잎들의 푸른 말뿐이다.


따뜻한 봄 기운에 여기저기서 새싹들이 돋아 날 것만 같다. 새싹은 대지에만 움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속에서도 움튼다. 따뜻한 봄바람에 내 마음도 흥이 나고 절로 기분이 좋아져 봄을 한 아름 쏟아 내고 싶다. 내 속에서 나온 말들도 푸른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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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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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어릴적엔 친구들과 여러가지 것을 따먹는 놀이가 많았던 것 같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핀따먹기 등등... 조카 아이가 카드 따먹기를 해서 카드를 많이 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카드가 많으면 좋니?" 라고 물었던 기억도 있다. 어른이 된 지금에야 다 하잘 것 없어 보이는 것이지만 어릴적에는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친구와의 다툼도 생겼던 것 같다.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지우개 따먹기 법칙>를 읽었다. 우선 최정인 그림작가의 익살맞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와 <호랑이를 탄 할머니>를 통해서도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재미를 느꼈는데 이 책을 통해 또 만나니 반가운 느낌마지 든다.

이 책은 우스워 보이는 지우개를 통해 친구가 되는 것에도 법칙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유순희 작가는 어떻게 이런 작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법칙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참 궁금해진다.  모든 면에서 다 잘할 것 같은 아이도 찾아보면 못하는 부분이 있고, 꼬질꼬질 냄새나는 아이에게도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마음이 있고 잘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비단 아이들 세계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도 사실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너무도 단순하다. 공부를 잘한다거나 운동을 잘한다거나....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나중에 돈을 얼마나 잘 버는가하고 직결된 문제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나도 내 아이가 뭐든 뒤쳐지지 않고 잘해내길 바라는 욕심이 있지만 살아보니 행복은 제각각인 것 같다.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고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니 말이다. 내 아이도 너무 버둥대지 않고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살아가길 원한다. 

내 아이가 커나가면서 만나게 될 친구들인 준혁이와 상보 모두에게서 겉모습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느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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