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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 ㅣ 마음껏 그려 보자 1
니칼라스 캐틀로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내 삶을 되돌아보니 생애에서 가장 놀랍고, 신기하고, 중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아이를 길러내는 시기라서 그런것 같다. 특히 과거를 떠올려보면 청소년기의 추억은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유아시절은 단편적이라서 그 시절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것이 즐거웠었는지 기억이 없다.
네살배기 내 아이는 내게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아이의 몸짓 하나 하나, 문자 구사 능력에 가끔 깜짝 놀래기도 하고, 같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나는 아이에게 기본적인 습관, 예를 들면 밥을 먹는 것, 이를 닦는 것 등은 아이에게 어떤 측면에서 강제적일 때가 있지만 하루 대부분의 시간은 아이에게 주도권을 준다. 아이가 뭘 할지 결정하고, 나는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
아이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그림그리기다. 아이는 그림을 그리면서 좋아하는 색깔을 맘대로 칠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질감의 크레용이나 볼펜, 사인펜, 연필 등을 맘껏 사용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사물에 대한 명확한 인식, 그리고 그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관계로 집을 그리고 싶거나, 물고기를 그리고 싶어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어떤 것을 그려야 할지 막연할 때가 있다. 그런 와중에서 바로 이 책 <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를 만났다.
이 책은 기능은 스케치북과 같지만 각각의 페이지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제시해 줌으로써 생각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약간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거기에 덧붙여 그림을 그리면 된다. 아마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이 책을 사용한 아이들의 결과물은 다를 것이다.
네살배기 내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직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일 저녁에 아이는 이 책을 펴놓고 "우리 그림 그릴까?"하고 내게 말한다.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그려라 한다든지, 이것은 아니지 라든지 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고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갖으면 그걸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 아이가 6살이 넘었다면 이 책을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좀 더 큰 아이일수록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