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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밥상 - 매일매일 건강한 1식 3찬
함지영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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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엔 "밥 한번 해주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하는 언니가 한 분 있어요.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고, 된장국처럼 구수하게 이야기하며, 소탈한 그 언니는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참 좋아해요. 처음 언니에게서 "밥 한번 해줄께 언제 와" 라는 말을 들었을 땐 참 부담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왜냐구요? 저처럼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은 가족에게 먹일 끼니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늘상 고민인데, 손님상을 차릴려면 메뉴를 생각하고, 장을 봐야하고, 그 음식을 차려낼 생각과 집안 청소도 해야하고.... 아! 저는 언니가 저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이 참 싫더군요. 그래서 "나중에요" 하고 미뤘는데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결국 그 초대에 응했지요.

 

임신하면 입맛이 없고, 힘들어서 남이 차려준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선지 언니네 집으로 가는 도중 은근히 메뉴가 뭘까 기대가 되더군요. 언니네 집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깨끗하진 않더군요. 청소를 했다지만 오래되어 낡은 아파트는 구조가 좀 불편하게 설계되서인지 아님 살림살이들이 많아선지 어지러워 보였고, 언니가 차려준 밥상도 다름아닌 수제비였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어요. 저는 수제비에 호박이나, 조갯살, 버섯 등을 넣어서 만드는데 언니의 수제비는 고명이 하나도 없어선지 아님 수제비가 너무 두꺼워서 였는지 먹는 동안 좀 실망스러웠지요. 그런데요. 이상하게도 다음에 언니가 또 초대를 하니까 이번엔 별로 부담스럽지가 않은 거예요. 언니가 부담을 갖지 않고 그냥 한끼 '같이' 먹는데 의미를 둔다는 것을 알게 된 까닭이었어요.

 

요리에 자신이 없는 제겐 이처럼 매끼니에 대한 고민이 끊이질 않아요. 결국 차려낸 것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후다닥 만들 수 있는 것 뿐인데도요. 그래서일까요. 언젠가는 저도 멋지게 한 상 차려내고 싶은 꿈이 있답니다. 그래서 요리책도 자주 보고, 요리에 관련된 레시피도 찾아보고 그래요. 오늘은 <오늘의 밥상>이란 요리책을 만났어요. 이 책에 관해 그럼 이야기 나눠 볼까요?

 

 

 

 

보통 요리책은 바로 요리를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매일매일 건강한 1식3찬'이란 부제에 어울리게 이 책은 밥짓기를 번저 보여줘요. 잡곡밥, 현미밥, 보리밥, 팥밥.... 세상에.. 누가 밥 못짓는 사람 있을까. 요즘엔 밥솥이 잘나와서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할지도 모르는데요. 저는 이 책에서 팥밥을 보고서야 제가 이제까지 팥밥을 잘 못 지은 까닭을 알게 되었어요. 어렸을 적, 집안에 특별한 날에만 이 팥밥을 지었었는데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지으니까 팥이 자꾸 덜 익은 느낌이 들더군요. 하루 전날 불려서 지어봐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책을 보니 팥을 먼저 삶은 다음에 쌀과 함께 밥을 지어야 된다고 나와 있네요.

 

 

 

 

<오늘의 밥상>의 구성은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손님상, 간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바쁘지만 빠뜨릴 수 없는 아침상은 입맛 없을 때나, 술마신 후 숙취에도, 든든하면서도 가볍게 준비할 수 있는 메뉴로 구성되어 있네요. 시골에서 자란덕에 제 부모님은 밥을 챙겨먹는 것을 굉장히 중시하셨답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였지만 엄마는 항상 반찬을 신경쓰셨지요. 제가 입이 짧았거든요. 어렸을 적엔 그토록 밥먹는 게 싫었는데 지금은 밥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제 아이들도 투정하지 않고 잘 먹고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구요. 하지만요. 세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는 탓에 저는 주먹밥처럼 간단하면서도 두어개만 먹어도 든든한 상차림을 선호하게 되더군요.

 

 

점심상의 메뉴는 제가 직장다닐 때 많이 먹었던 것들이네요. 꽃게탕, 부대찌개, 닭곰탕 등등.. 그 중에서도 전복밥이 눈길을 확 사로 잡네요. 제 부모님이 완도에서 전복양식을 하거든요. 전복도 양식을 하면서 많이 대중화가 되었지만 그래도 비싼편이잖아요. 자주 먹기도 힘들고요. 그래도 저는 자주 먹는 편인데 대부분 죽을 쑤어 먹거나 껍질을 까서 통째로 참기름에 구워먹었거든요. 채소와 함께 볶아서 먹는 전복밥이라~~ 정말 기대되는데요. 침이 꾸울꺽!

 

 

 

저녁밥상은 좀 푸짐한 메뉴들이네요. 소박한듯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버섯들깨탕을 보니 추억이 떠오르네요. 어릴때 부터 제가 몸이 좀 허약했거든요. 학교에 들어가기전부터 위장병으로 밥을 제대로 못먹었어요. 오매불망. 부모님은 저때문에 속을 좀 끓이셨지요. 제 어릴때만 해도 버섯이 귀했거든요. 부모님이 손수 재배한 느타리버섯에 들깨를 듬뿍넣어 만든 버섯들깨탕~ 그덕에 제가 세 아이를 낳아서 기를만큼 건강해졌나봐요.

 

 


떡볶이와 김밥은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으로 입맛없을 때 한끼로도 충분하지요. 저희 가족도 몹시 좋아해요. 근데 떡볶이는 고추장떡붂이만 해보았네요. 아이들을 위해 간식메뉴를 많이 만들어봐야겠어요.

 

 

 

웰빙이다, 로하스다 해서 요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 간식거리도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 것을 선호하게 되는데요. 연근칩을 보니 그 맛이 어떨까? 바삭하기만 할까? 매우 궁금해지네요. 저는 요리책을 볼때 제일 막막할 때가 바로 오븐요리에요. 저희집엔 오븐이 없거든요. 언젠가 오븐을 장만하게 된다면 ... 요리가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그날이 빨리 오기를...^^;;

 

 

 

일주일에 한두번 큰아이와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본답니다. 큰아이가 밥을 입에만 물고 있는 습관이 있는지라 직접 만들게 하니 굉장히 즐거운가봐요. 자기가 만든 것은 남김없이 다 먹네요. 책에 나온 것 중 김밥과 주먹밥을 만들어 보았어요. ^^

 

 

그리고 저도요. 이젠 이웃을 가볍게 초대할 줄 알게 되었답니다. 그냥 잔치국수 한 그릇이면 어때요? 그래야 서로 부담스럽지가 않지요. 다만 간식은 좀 신경써서 <오늘의 밥상>에 나와 있는 것 중 하나를 골라 만들어 본다면 더욱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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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돌아오는 길에 은행과 우체국에 들려서 내년 달력을 받아왔답니다. 오늘같은 날이면 저처럼 한장 남은 달력을 보고 한숨을 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돌이켜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 건강했으니 됐다'라고 희망적인 결론을 내려 봅니다. 신간들을 살펴보니 요리책들이 여러권 출간되고 있고,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는 생각들이 듭니다. 이번달은 평소에 즐겨보지 않았던 책들도 과감하게 선택해 봅니다. 자~ 그럼 볼까요?
 

 


1. 식빵& 또띠아 초간단 변신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끼고 또 느끼고 있어요. 그것이 그리 거창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저의 가족은 빵을 참 사랑해요. 늘 친구처럼 가까이 있지요.^^* 그 중에서도 요녀석 바로 식빵은 매일 만나는 녀석이죠. 가끔은 이것저것 준비해서 샌드위치도 만들어보지만 거의 잼이나 땅콩버터를 바르거나 혹은 프렌치 토스트로 변신시켜 녀석들을 먹어치웁니다. 이 책을 보니 와우~~~ 식빵을 가지고도 이렇게 무한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고 맙니다.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본다면 매끼니 안먹겠다고 우기는 아이에게 만드는 즐거움과 더불어 먹는 재미를 함께 가져볼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기대만빵~~
 


 


 
 2. 한그릇 주말요리  

 


참 이상도 하지요. 저는 요리책을 고를때, 만들기 쉬워보이고 익숙한 메뉴가 많이 나와 있는 것을 골라요. 그리고 제가 할 줄 알고, 해봤던 요리들을 찾아서 하는 거예요. 그럴바엔 요리책이 뭐가 필요할까 싶지만, 같은 재료로도 조금씩 저마다 다르게 요리하는 것을 발견하는게 깨알같은 즐거움을 주더라구요. 이 책의 제목은 저같은 요리두려움증을 가진 사람에겐 부담을 적게 느끼게 해주네요. 한그릇이라니... 한그릇으로 한끼가 해결된다면 정말 해볼만 하겠지요.

 

 

 

 3. 시선을 사로잡는 HAIR Make Over

헤어스타일이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더군요.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그만큼 부담이 되서 그런가봐요.  이 책의 저자분을 모 케이블 방송에서 본 적이 있어요. 모델선발대회였는데 거기서 모델들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더라구요.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던 것 같아요. 저에겐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4. 일본의 땅콩집
 

 요즘 저희 부부에겐 집이란 무엇인가? 어떤 집을 사야 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랍니다. 집 한 채 갖는 것이 쉽지가 않고, 은행대출없이 집을 사기가 참 어려잖아요. 작지만 우리 가족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런 꿈을 가지면 이루어질까요? 일본은 우리 보다 더 작은 집에서 많이들 산다지요?  땅꽁집이라는 제목처럼 작은 집들을 소개한 이 책이 우리 부부의 꿈을 청사진처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선택해봅니다.

 

  

  

 

5. 2012 가계북 

가계부! 저도 결혼전에는 가계부를 썼어요. 매달 비슷한 지출이 이루어지는 데도, 그냥 습관처럼 쓰게 되더군요. 가계부를 쓰면 좋은 점은 지출이 많아지면 소비를 줄일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었어요. 결혼을 하게 되면서 오히려 가계부하고 멀어졌는데요. 남편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니까 참 편하더라구요. 그러다 올해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남편이 일을 줄이게 되어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나게 되었어요. 그나마 인터넷으로 주문하다보니 매달 통장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네요. 내년에는 꼭 가계부를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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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릇 주말요리- 간단한 레시피로 만드는 근사한 식탁
박혜성 지음 / 혜지원 / 2011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1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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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사로잡는 HAIR Make Over
이순철 지음 / 담소 / 2011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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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식빵 또띠아 초간단 변신
황금연못 (김희진, 송정은) 지음 / 팜파스 / 2011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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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아도 기분 좋은 일본의 땅콩집- 6평부터 시작하는 행복한 집짓기 150가지 방법
주부의 친구사 엮음, 박은지 옮김, 이현욱 감수 / 마티 / 2011년 1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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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선물 세트 (특별판)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외 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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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즐거움이다. 선물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모두 즐겁다. 특히 갑자기 받은 선물은 더욱 기쁨이 큰 것 같다. 지난 6월 쌍둥이가 태어나서 세딸을 두게 된 우리집은 그야말로 시끌벅적하다. 아이들 아빠가 있는 시간이면 그래도 한 숨을 돌리지만 혼자 아이들 셋을 돌보고 있는 시간이면 정신이 없다. 며칠전에도 그랬다. 그런데 '딩동'하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택배가 온 것이다. 뭐지? 하며 뜯어보았는데 글쎄 책세트다.  


 
  


'사랑해 선물세트'라고 씌여진 깔끔하고 예쁜 박스를 열어보니 우와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세권의 사랑해 시리즈가 들어있다. 그리고 포토북이 한 권 들어 있다. 그렇잖아도 요즘 <사랑해사랑해사랑해>를 쌍둥이들에게 읽어주고 있었는데.... 우와! 이렇게 세권 한데 묶여서 시리즈가 나왔나 보다. 첫째 아이와 함께 책을 살펴보았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놓은 책이다. 예쁜 그림과 간단하지만 그 속에 사랑이 가득 담긴 글귀들이 읽어주는 엄마, 아빠나 듣고 있는 아이 모두에게 행복함을 전해준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는 마치 시(詩)를 읽는 기분이 든다. 아이에게 화가 났다가도 이 책을 읽어주면 울퉁불퉁한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곰이 봄냄새를 사랑하듯이... 나도 아이를 사랑하고 싶다.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는 탄생에서 부터 첫돌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읽다보니 첫아이 키울때가 생각이나 사진들을 하나 둘 보면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4년의 시간들... 하지만 아이가 자라나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자 아이에게 윽박지르기도 하고, 큰 소리도 냈던 일들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우리 쌍둥이가 이제 걸음마도 하고, '엄마, 아빠'하고 부르겠지...  


  


 그리고 포토북이 있어서 살펴보니 세권의 본문에 있는 일러스트로 한권의 포토북이 이야기와 더불어 꾸며져 있다. 그동안 사진만 찍어놓았던 사진들을 이번 기회에 인화해서 붙여 보았다. 멋지다!
내가 임신을 했을 땐 지인들이 주로 밥을 사주었었다. 그리고 출산을 했을 때는 아기 옷 선물을 많이 받았다. 돌잔치때도 옷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책선물을 받으니 또다른 기쁨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임신했을 때 받는다면 태교에도 큰도움이 될 것 같다.
두고 두고 선물한 사람을 잊지 않을 것 같아 뭘 선물할까 고민하는 사람에겐 특별히 권하고 싶어진다. 특히 요즘처럼 금값이 비쌀 때는 돌잔치 초대장이 기쁘지가 않다. 서로에게 즐거움이 될 선물로 <사랑해 선물세트>를 주고 받는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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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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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의 재미있는 중단편 이야기들이 있는 책이다.

그 중에서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라는 작품을 읽고 나도 감흥이 일어 <<우주여행, 출발>>이라는 소설작품을 써 봤다.
'올빼미..' 외에 다른 3편의 작품들도 모두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그러니깐 강추^^;

한편,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기대에 못이기는 척하며 <<우주여행... >>을 아래에 덧붙인다.ㅋㅋ




<<우주여행, 출발!!>>

 

"아빠는 말이지 젊었을 때 눈이 높았단다."
굽지도 않은 식빵 사이에 치즈를 끼워서 먹으면서 아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냥 돈벌고 옷입고 멋내고 그런데는 관심도 없었지. 그런 것 보다는 이 세상이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지, 어떻게 시작이 되고 흘러왔는지에 대해서 더 궁금해 했단다."
우리 아빠의 우주여행 이야기가 또 시작되었다.
 

"그래서 기회만 된다면 지구 위에서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우주여행을 떠나고 싶었지. 우주 끝에까지 가서 이 세상의 모든 이유와 시작과 끝을 보고 싶었던 거야."
이제 아빠는 물컵을 내려놓고 양말을 신기 시작한다. 아빠 출근시간인 4시50분이 되었나 보다.

"만약 외계우주인이 나타나서 우주선에 초대를 한다면 벌떡 일어나서 쫓아가고 싶었단다. 20대와 30대에는 말이야."
우리 아빠는 병원에서 밤에만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다. 처음에는 그 우주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밤에 일하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우리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서 계속 밤에만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너희 셋을 다 낳고 너희들이 한참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쯤 해서 우주인들이 찾아온 거란다."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우주여행 이야기의 빈도수가 더 늘었다. 처음에는 1년에 한 두 번씩이더니, 요즘 들어서는 1주일에 한 번씩은 꼭 우주여행 이야기를 한다. 자기가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우주인들이 다른 정치가나 과학자들보다도 아빠를 찾아온 것이라고 하면서.

"그래서 내가 그때 그랬지. 다 좋은데, 난 아이들이 있어서 지금 갈 수는 없다고. 아이들이 마흔 살이 넘었을 때 다시 오면 안되겠느냐고. 그때는 두 말 없이 따라나서겠다고 그랬지"
잠깐, 이 얘기는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얘기이다. 그 우주인한테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고? 

"아빠는 너희들이 마흔 살이 될 때까지는 꼭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마음 먹었었거든.. 하하"
그러고 보니 엊그제가 동생들의 마흔 번째 생일이었다. 우리 아빠는 여든 셋, 대단한 슈퍼맨이다. 아직까지 병원에서 밤샘근무를 하고 있으니. 

"이제 너희들 셋이 모두 마흔 살이 넘었으니, 내가 너희들한테 해야할 바는 다 한 것 같고 앞으로는 나도 쉬엄쉬엄 내 갈길을 가야겠다. 그래도 괜찮겠지?"
아빠는 우리 3자매에게 최고의 수학선생님이었고 만능과외선생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비리리한 학교에서보다 아빠에게서 모든 공부를 다 배웠다. 나중에는 요리학원과 제과제빵학원도 같이 다녔고 우리 자매들의 자식들도 전부 우리 아빠, 그러니까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다 키워주셨다.

"아빠는 이제 출근한다. 너도 이따가 저녁 잘 챙겨먹고 너무 늦게 자지말고 일찍 자라. 40대부터는 진짜 자기몸 관리를 잘 해야되."
얼렁뚱땅 아무렇게나 옷을 걸쳐입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빠. 옷은 저렇게 막 입어도 병원에서는 우리 아빠에게 일을 그만두라는 소리는 하지 못한다. 겉보기는 저래도 일 하나는 뒷말이 없게 말끔하게 해놓으니, 바라는 것은 많고 일은 적게 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이 도저히 우리 아빠의 일솜씨를 따라올 수가 없다.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누으니 어린 시절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 부모는 3살 터울의 나와 쌍동이 동생들을 키우느라 꽤 힘들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 동생들과 함께 한 방에 있을 때면, 나는 곧잘 우주여행 놀이를 했다.
내가 방문을 닫으면서 "자, 이제 우주여행 떠날 시간이에요.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영! 출발!" 이라고 외치면,
아빠는 "쉬이잉 이제 우리는 토성에 도착했어요. 쉬이잉 이제는 목성이에요." 라고 장단을 맞춰줬고,
나는 다시 "이제는 남극이에요. 모두들 내리세요" 이러면서 놀이를 마치곤 했다.
 

깜박 잠이 들었나보다.
꿈속에서 나는 다시 우주여행놀이를 하고 있었다.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영! 출발!!"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아니라 아빠가 숫자를 세고 있었다.
빙그레 웃는 아빠의 얼굴, 내가 4살 때의 옛날 그대로의 아빠의 얼굴이다. 

 
따르릉, 따르르릉
"아... 여보세요?" 시계를 얼핏 보니 지금은 새벽 4시30분.
"여기 병원인데요, 문제가 좀 생겨서.. 아버님께서 쓰러지셨어요."
"아.. 네... 아버지는 우주여행 가셨는데.."
"네? 여행이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아버지께서 어제 출근하셨다가 일 다 끝내놓으시고 오늘 새벽에 병원에서 쓰러지셨다고요. 따님께서 바로 오셔야겠어요. 저기... 지금 영안실에 계세요."

아무 욕심 없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만 있었던 마음씨 착한 아빠, 그래서 우리가 어릴 때 찾아왔던 우주인들이 다시 아빠를 찾아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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