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케의 동물 이야기
악셀 하케 지음, 이영희 옮김, 미하엘 소바 그림 / 창해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독일의 악셀 하케가 지은 책으로 미하엘 소바의 삽화가 곁들여져 동물과의 교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학술적으로 동물에 접근을 하는 책도 아니고, 마냥 상상으로만 채워진 동물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동물의 관점에서 또는 동물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동물에 대해 인간에게 진솔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가오는 첫 느낌은 우화와 같은 내용이라는 것인데, 그런 생각으로 너무 가벼이 읽으면 뭔가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오히려 가벼운 글에 담긴 깊은 상념을 곱씹으며 책장을 넘긴다면 책을 덮으면서 조금은 더 늘어난 동물에 대한 지식에 만족을 느끼고, 그 동물들의 시각으로 인간에 대해 논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계기를 맞게 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동물은 아주 일부이지만 우리의 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그런 동물입니다. 물론 우리의 가정, 이웃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동물도 많습니다. 하마, 악어, 기린 등. 이런 동물은 동물원에 가면 쉽게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동물들이 우리 인간으로 인해 겪고 있는 애환을 사람의 말로 대신 전해주는 듯한 내용은 순간 순간 가슴 한 켠이 아려오게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동물들의 유쾌한 동물다운 단순함은 우리가 삶을 너무 복잡하게 바라볼 필요가 없음을 인지시키는 것으로 느껴지게 만듭니다. 특히, 바퀴벌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은 우리의 결정들이 우리의 마음 속에서 왜곡을 만들어내어 하게 되는 결정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편견과 같은 것들이죠. 그럴 경우, 소중한 생명마저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케의 동물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런 시각이 왜 필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우리 인간들, 동물과 다른 점을 아시죠? 이 책을 읽고도 좀 더 넓은 사고를 할 수 없다면,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보다 못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