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람
김순호 / 이목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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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있어서의 지각입력 전체의 역할은, 각각의 지각 자체가 맡고 있는 역할과는 다른 것입니다. 뇌는 이런 모든 입력의 공통처리장치이기 때문이죠. 사람의 지각 입력은 궁극적으로 뇌에서 처리되어 생기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나는 이것을 '세계의 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떤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그 세계에서는 뜨거운 것에 닿으면 화상을 입고, 화상을 입으면 통증을 느낍니다. : p125 

이러한 입출력계통을 기본으로 우리의 뇌는 세계를 형성하는데 그 중 어떤 하나에다 많은 비중을 둡니다. 이것을 나는 현실이라 부릅니다. 그것이 일상적인 입력에서는 정정이 불가능하고 그 현실이 사회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면을 갖고 있다면 그 본인은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논리적인 세계와 관계하는 것이라면 철학적 논쟁이 되고, 사회적 현실에 연관된 것이라면 심각한 투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 p149 

진화의 과정에서는 능률이 좋지 않다든가 잘못된 행동을 지시하는 개체는 얼마 안 있어 배제됩니다. 이렇게 해서 '보다 정확한'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유전자가 조금이라도 더 선택되어 갑니다. : p169 

실제로 나는 그런 일련의 어릴 적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기억의 '의미'를 나는 중년이 되어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것을 이해했을 때에야 그것은 남에게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기억 그 자체는 있었지만 설명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표현된 의식은 타인과 공유합니다. 거기에서 제 3세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 표현을 둘러싸고 자신의 것이든 타인의 것이든 재차 의식이 새로운 활동을 개시합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표현이 생겨나고 그것이 되풀이되어 갑니다. 그 세계를 문화라 하고, 전통이라 하고, 학문이라 하고, 과학이라고 합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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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틱낫한 지음, 이아무개 (이현주)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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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불교의 유명한 저자 틱낫한 스님이 쓴 에세이이자, 불교 입문서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했다가, 이것이 자연스레 불교의 <금강경>과 <화엄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불교를 잘 모르면서 불교 이론을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틱낫한 스님이 쓴 불교 이론은 아주 간단하고 일상과 이어져 쉽게 쓰여져 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불교 이론을 다 깨우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많은 산들이 남아있지만, 이 책이 불교 입문서로는 재미있기도 하고 쉽다는 것이다.)

나는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불교 이론을 알고 싶어 관련 서적을 뒤적거리고 있다. 그 이유는 내 친한 언니가 그곳에 관련되어 있기도 하고, 불교 이론을 알면 내 마음을 좀 더 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은, 수많은 것들을 욕망하는 것 같다. 직업을 욕망하고, 결혼을 욕망하고, 잘 살기를 욕망하고, 공부를 잘 하기를 욕망한다. 그 욕망 속에서 나는 어느 날 턱 하고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회피하고 하지 않으면, 그때는 주변의 친구들이 이야기하곤 한다. "넌 왜 그러지 않니?" 하고 마치 내가 무척 많이 잘못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과연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욕망하면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것은 연결된 고리처럼 욕망이 욕망을 낳고, 또 욕망을 낳으면서 계속되어 연결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백 하나를 사면, 옷 하나를 그것을 산 순간에는 무척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일 뿐. 한달이 지나면 다른 이들도 그런 백이나 옷을 샀다는 것이 보이고, 더 좋은 것들을 또 욕망한다. 우리가 품고 있는 욕망은 단지 몇 시간을 위한 순간을 위한 욕망일 뿐이다. 이런 소비의 욕망을 가진 사람은 다른 것들을 사지 않으면 또다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이다.  

단지 지금 이순간, 내가 어딘가를 걷고 있는 순간, 하늘을 본 순간, 그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가치있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계속되는 소비의 욕망을 멈출 수 있을까?

   
  여러분이 고통을 겪는다면 그것은 사물이 무상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물이 무상하지 않고 영존永存한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꽃 한 송이가 시들어갈 때 여러분은 크나큰 슬픔에 젖지 않습니다. 그것은 모든 꽃이 무상한 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사랑하는 이의 무상함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죽으면 아주 큰 고통에 빠지게 되지요. 여러분이 만일 무상함을 깊이 들여다본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무상함에 깨어 있을 때 여러분은 적극적이 되고 사랑하게 되고 지혜로워집니다. 무상은 좋은 소식입니다. 무상함이 없으면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 p74 

우리 문명과 연관된 모든 것들-사랑하고 미워하는 능력과 다른 모든 것들-이 그 사람 안에서 보인다는 얘깁니다. 한 물건 안에 다른 모든 물건이 들어 있어요. 우리에게 이런 정부와 대통령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그들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 이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비쳐주고 있으니까요. 'A'가 'A 아님'을 알 때, 우리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이 아니고' 바로 우리임을 알 때, 비로소 우리는 더이상 그를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대통령 아닌 요소로들로만 이루어진 존재임을 알면 정부와 대통령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어디에 힘을 써야 하는지 알겠지요. 우리 안에 있고 우리 둘레에 있는 대통령 아닌 요소들, 정부 아닌 요소들을 우리는 잘 돌봐야 하는 겁니다. 이것은 토론할 문제가 아니라 실천에 옮길 문제입니다. : p92 

사물을 깊이 들여다보고 삶을 깊게 살아가는 것, 그리하여 흔들리지 않는 선정에 드는 것이 우리의 수행입니다. 좌선을 할 때만이 아니라 걸어갈 때나 차를 마시거나 갓난아기를 품에 안을 때도 마음을 모아 거기에 집중하는 거예요. 무엇이든 깊게 들여다보면 겉모습에 속는 어리석음을 짓지 않게 됩니다. : p146 

알베르 까뮈는 소설 <이방인>에서 뫼르소라는 사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사람은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어느 날 감방에서 문득 생명을, 화엄 세계를 접하게 됩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천장 가까이 있는 작은 창을 통해 난생 처음으로 파란 하늘을 '봅니다'. 어떻게 다 큰 어른이 난생 처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을까요?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자신의 분노와 절망 그리고 행복과 평화는 미래에 있다는 믿음 속에 갇혀서 그렇게 살고 있지요. 뫼르소는 처형을 사흘 앞둔 사형수입니다. 그러데 마음을 모으는 순간, 하늘이 거기 있었고 그 하늘을 만져볼 수 있었던 거예요. 그는 인생에 의미가 있음을 알았고, 그래서 자기에게 남아 있는 시간들을 깊이 있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남겨진 사흘은 진정한 인생이 되었지요.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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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미치다 표정있는 역사 6
이옥순 지음 / 김영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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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는 고대 이래 중세까지 동서 무역의 주요 품목이었다. 유럽에서 인기 있던 향신료는 오늘날 카푸치노에 뿌리는 계피, 카레·케이크·비스킷에 들어가는 생강, 맵고 쓴 맛을 지닌 후추, 묘약으로도 알려진 정향, 서구에서 사향호도라고 불리며 푸딩에 들어가는 육두구 등이었다. 성숙하기 전의 열매를 건조시킨 검은 후추는 인도 남부에서 생산되었고, 정향과 생강은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가 주산지였다.  

후추, 계피, 생강 같은 향신료를 인도에서 구입하여 로마에 판 상인들은 아랍인이었다. 로마가 몰락하고 이슬람이 등장하면서 양측 간의 직접 교역은 끊겼지만 무역은 중개를 통해 계속되었다. 7세기 아랍인은 이슬람의 전파와 함께 양념 무역을 다시 장악하고 후추와 각종 향신료의 생산지를 비밀로 했다. 그들은 마치 향신료를 얻는 과정에 엄청난 위험이 도사린 듯히 과장하여 더 많은 이익을 남겼다. 아랍 상인은 지배자가 통제하지 않은 덕분에 개별적으로 활약했다.  

인도에서 생산된 후추와 각종 향신료는 선박에 실려 아덴과 제다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에즈에 도달한 후, 거기에서 낙타 대상에 실려 사막을 가로질러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베니스 상인들이 선박으로 물품들을 지중해로 옮겨 유럽에 배급했다.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은 로켓처럼 급등했다. 후추는 유럽의 재판 과정에서 판사를 매수할 때 이용될 정도로 사치품이었으며, 지대와 결혼지참금, 세금으로 대납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는 부자를 '후추 자루'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줌의 정향은 가난한 사람들의 연간 수입보다 비쌌다. : p110 

 

유럽 세력이 인도양의 지배권을 잡고 인도에 진출하게 되는 서막이 된 가마의 인도 항해는 유럽의 정세를 인도의 부와 연계시켰다. 그의 여행은 인도가 서구의 통치를 받는 불운한 역사의 시발이기도 하다. 영국의 식민지가 된 인도는 다양한 수출품을 보내고 유럽의 은을 가져가던 과거와 달리 많은 부를 유럽으로 유출하고 빈곤국이 되었다. 식민 통치는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1998년은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의 캘리컷 해안에 첫발을 디딘지 500주년이 되는 해였다. 바스코 다 가마 여행의 종착지와 출발지인 인도와 포르투칼에서는 상이한 성격의 행사가 벌어졌다. 포르투칼에서는 가마를 국민적 영웅으로 만들며 대대적인 축하 행사가 벌어졌으나 인도의 말라바르 해안과 포르투칼의 식민지였던 고아에서는 바스코 다 가마의 꼭두각시를 불태우고 검은 깃발을 올리는 등 격렬한 항의 행진이 열렸다. 유럽의 기준으로 세계사적인 인물인 바스코 다 가마는 인도에서는 폭력과 식민주의의 아픈 기억과 연계된 악마였다. 영웅과 악마는 그렇게 종이 한 장의 차이였다. : p127 

 

2001년에 나온 매디슨의 『세계 경제』는 영국인 인도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동안 인도와 영국의 경제가 역전된 현상을 수치로 증명한다. 1700년 세계 GDP의 24.4퍼센트를 차지하며 번성을 구가하던 무굴의 인도는 영국이 인도에서 제국의 전성기를 누리던 1870년 그 비율이 12.2퍼센트로 절반가량 줄었다. 반면에 영국 GDP의 비율은 2.8퍼센트에서 9.1퍼센트로 3배가량 늘어났다. 이는 같은 시기에 이뤄진 전반적인 동양과 서양의 역전과 궤를 같이한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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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이옥순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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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을 보고 정의하는 자와 그에게 보여지고 정의되는 자는 대등하지 않다. 이 관계 자체가 전자가 후자보다 우월함을 전제한다. 아는 것이 힘이고 지식이 권력이듯이 보고 말하고 판단하는 것도 권력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 p13 

어쩌면 우리에게 인도는 부정해야 할 '동양'이거나 지우고픈 아픈 기억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서양이 구성한 인도, 인도에 대한 영국의 식민담론을 비판 없이 차용하고 복제하여 우리보다 발전하지 못한 인도를 우리의 '동양'과 타자로 바라보면서 한때 막강한 힘을 가졌던 대영제국의 공범이 되어 심리적 보상을 얻는 것이다.   

라캉과 같은 심리학자들은 마음속 깊이 자리한 희망과 두려움이 외적인 목표에 전이되는 것을 투사라고 부른다. 투사는 사이드가 말한 "유럽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반복되어 나타나는 타인의 이미지"이고, 키에르난의 표현을 빌리면 "피지배자를 나쁘게 생각함으로써 자신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유럽인은 동양을 '괴물'과 '종'으로 만들면서 인간이 되었다"라는 사르트르의 말은 이런 연유에서 나왔으리라. 투사는 상대를 인식하는 방식이자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우리도 열등한 인도를 통해 그보다 우월한 우리 자신을 바라본다. : p26 

영국이 인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여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강화했듯이, 우리도 인도를 열등한 '동양'으로 타자화하면서 우리 자신을 발전한 서양과 동일시한다. : p29 

인도를 성자의 나라로 그려낸 류시화의 가장 큰 덕목이자 죄목은 인도를 시간 속에 박제했다는 점이다. 류시화는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꿈꾸지 않는 '수동적' 인도인을 소영웅으로 그려내지만, 그들을 영웅이나 성자로 만드는 진정한 영웅은 바로 작가 자신이다. : p143 

이러한 인식은 스스로 식민지화하고 동양화하는 우리 정신 세계를 반영한다. 아픈 기억과 심리적 상처에 대한 치유는 고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서양을 모든 가치와 규범의 중심에 두는 것은 우리가 문화적으로 열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양을 내면화하는, 자기를 부정하는 과정이다. "남한 사회에서 근대화와 탈식민지화가 서양 문화, 영어, 세계사에 특권을 부여하면서 스스로 문화적으로 열등함을 인정한다"는 최정무의 말을 인용하여 부연 설명한다면, 서양과 닮은꼴임을 주장하고 동양과 다르다는 걸 주장하는 우리의 인식은 결국 열등감의 다른 표현이자 '동양'으로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한다. 이는 '동양=후진=무용'이라는 서구 오리엔탈리즘과 일본 제국주의의 담론을 내면화한 슬픈 흔적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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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역할 훈련 토머스 고든의 '역할 훈련' 시리즈 1
토마스 고든 지음, 이훈구 옮김 / 양철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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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역할 훈련
토마스 고든 지음 | 이훈구 옮김

아이들이 자기가 세상에 공헌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세상이 자기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라난다면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어떤 사람들을 길러 내고 있는 걸까? 부모들은 어떤 사회인을 길러서 사회에 내보내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이기적인 아이들이 자라나서 만드는 사회는 어떤 사회가 될까? : p25

아이들이 가장 대하기 어려워하는 부모는 늘 말을 부드럽게 하고 너그럽고 잔소리를 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수용하는 듯이 행동하는 부모다.
거짓 수용을 할 때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길게 보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뒤섞인 메시지’를 받으면 아이는 부모의 진실성과 정직성을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 아이는 이러한 느낌을 받는데, 엄마는 이와 다른 얘기를 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를 불신하게 된다. 몇몇 십대들은 자신의 이런 감정을 이렇게 털어 놓았다. : p43

실제로 유능한 치료사와 상담가란 방문한 의뢰인에게 자기를 받아 주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담이나 치료 내용에는 상담가의 가치 판단이 개입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상담을 받는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슨 행동을 하든지 간에 상담가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여 줄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가장 추악한 자기 자신의 모습까지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수용이다. : p57

아이가 무언가를 몰두해 있을 대 내버려 두는 것은 수용/인정을 표현하는 비언어적 방식의 하나이다. 방해하고 기어들고 간섭하고 확인함으로써 아이에게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하는 경우가 얼마나 잦은지 많은 부모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로서 느끼는 불안감 때문이기도 하고, 부모들 자신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다. : p61

어떤 감정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감정을 억누르거나 잊어버리거나 다른 생각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방법을 쓰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이보다는 감정을 터놓고 표현할 수 있을 때 쉽게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은 감정 해소를 적극적 듣기를 통해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는 자기가 실제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자기 감정을 다 털어놓고 나면 그 감정이 마치 마술처럼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 듣기는 부정적 감정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는 부모들이 감정은 ‘나쁜’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기 위해 교육 시간에 “감정은 친구다.”라는 말을 잘 쓴다. 적극적 듣기를 통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 주면 아이도 그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부모의 반응을 통해 감정은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니라 그저 나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p87

아이가 하는 말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 말 자체는 메시지가 아니다. 그 의미는 부모가 해석해 내야 한다. : p123

분노는 무언가 이전에 경험한 것에 의해서 이차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모는 어떤 일차 감정에 대한 결과로 화를 ‘내는’ 것이다. : p175

“얘, 내 기분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나한테는 중요한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내 말을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감정에 대해서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면 섭섭해. 내가 정말 문제를 겪고 있는데, 그렇게 무시하는 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 p185

'방법 3‘을 실천하기 위한 환경 꾸미기
1.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뚜렷하고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문제를 같이 해결해 보면 어떨까?” 혹은 “이 문제를 한 번 같이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식의 자신 없는 표현은 피하도록 한다.
2. 아이와 부모 모두의 마음에 드는 해결 방법, 양쪽 모두 해결 방안에 흡족해 하고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결론을 찾는 과정에 아이가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진심으로 어는 쪽도 지거나 양보하지 않는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을 아이가 믿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방법은 ‘방법 3’이며 무패 방법이지, 다른 이름으로 위장된 승부 가리기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아이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3. 언제 시작할지 합의한다. 아이가 바쁘거나 다른 곳에 가 있어야 할 시간을 피해서, 아이에게 방해가 된다거나 늦는다고 아이가 불평하고, 저항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쓴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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