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노동 - 꼭꼭 숨겨진 나와 당신의 권리
은수미 지음 / 부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커피 물량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브라질 커피농장의 노예노동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관련하여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국영 석유기업 비리 스캔들로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는 가난한 소작농 집안 출신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하여 브라질 노동당(PT)을 창당했다.


   저자는 최근 국회에서 10시간 18분동안 필리버스터를 기록했다. 이를 기회로 저자의 책을 읽게 되었다. 성완종 사건이 일어나자 그의 자서전을 읽었다. 


   노동운동에 대한 상투적인 오용을 지적하고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은 글의 대목은 이렇다.  “여기서 당신은 '노동'이라는 말의 탄생을 확인 할 수 있다. 노동이라는 말, 노동이라 불리는 특정 활동은 태어날 때부터 비참했다. 그것은 노예의 노동이거나 농노의 노동이었다. 


   하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노동과 작업을 구분한다. 노예나 육체노동을 하는 자가 하는 일을 노동이라 하고 고대 그리스의 장인이나 수공업자들의 일을 작업이라 부른다. 그랬던 노동의 지위가 근대에 들어와서 바뀐 것은 맞다. 


   여전히 태생의 흔적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을 ‘노가다(막일)’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가. 노동자로 불리기를 꺼려하거나 노동자임을 숨기려는 것은 한국에서 오래된 관행이다.


   노동은 사람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다면 왜 노동의 불평등이 존재하는가? 한 인간의 과도한 자유 의지가 곧 타인의 생존을 억합하는 원흉이 된다면 이 얼마나 큰 모순인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노동권의 확립이다.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나의 어머니', 베르톨트 브레히트 -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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