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3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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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은 1923년 관동 대지진 여파로 일본 유학에서 돌아 온다. 같은 시기 김영랑도 관동지진으로 일본에서 귀국한다. 필시 비슷한 귀국의 변이 있을 법도 하다. 소월의 첫 시집 '진달래꽃'이 발표된 1925 년에 미국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프랑스에서 '어니스트 해밍웨이' 와 만난다. 1926년 2월 연극 '위대한 개츠비'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다. 


  이 책은 1920년대 미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자 시대를 초월한 현대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서정적 단편들이다. '인생 최고의 순간이 처음에,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유감이다' 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에 영감을 받았다는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은 70세 노인으로 태어나 태아의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는 벤저민의 기이한 삶을 다룬 단편이다. 노인으로 태어난 벤저민은 할아버지와 더 친밀하고 노인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며, 유아가 된 노년기에는 손자와 더 잘 어울리고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이 글은 나이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전개한다. 주위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다.


 피츠제럴드의 진정한 매력은 낭만적인 상상력과 그만의 글쓰기 형식을 통해 소설의 경계선을 초월하는데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 시 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피츠제럴드' 의 글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듯 하다.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도 영문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언급하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1860년에 태어나 '재즈 시대'를 거쳐 1930년에 사망한다. 이 시기는 벤저민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가 급격히 변화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가 '좋은 이야기는 저절로 써지지만 나쁜 이야기는 억지로 써야 한다.' 라고 했던 것처럼 그의 의식속에 그의 작품이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해외여행'은 유럽에서 추방자처럼 살았던 '스콧'의 경험을 다룬 이야기이다. 1930년대에 그의 부인 젤다가 신경 쇠약으로 스위스 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안 자신의 결혼 생활과 건강 그리고 직업 등의 문제에 대해 돌아보며 회고적인 태도로 이 단편은 씌여졌다. 특히 이 글은 도플갱어(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현상)라는 소재를 적절히 이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파트리크 모디아노'는 자신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 줄 수 있는 길이 글을 쓰는 것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느 시대나 사람의 글은 계속된다. 그것은 사람의 인지 능력 발달과 지식과 지식의 연결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이 병합되는 기억의 소산일 것이다.  201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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