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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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시 온양은 '새벽빛'의 저자 성완종이 1970년 초 화물영업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곳이다. 작은 아이 군면회 차, 온양에 갔었다. 고 성완종 회장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 서울행 기차에서 김밥을 사준 아주머니와 곰보 아저씨, 신문배달하며 기숙과 공부하게 만들어 줬던 전도사, 어머니께서 가정부로 일하던 집의 주인 내외, 약배달케 했던 약사들, 농산물을 운송하게 밀어 주었던 조합장을 비롯한 고향 어른들, 차량사고를 원만히 해결해 줬던 육군 중령 등 알든 모르든 분들마다 도와준 사람들이었다.


 샌델은 책에서 가정생활을 비롯해 개인이 맺는 관계•교육•건강•환경•시민생활•스포츠•심지어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돈과 시장이 차지하는 적절한 역할을 놓고 토론하도록 독자를 격려한다. 시장이 공공선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과 시장논리를 적용하면 안 되는 영역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다루는 것은 수많은 경제적 사안들로 시장만능주의 시대의 자화상이다. 샌델은 시장이 인간 삶의 모든 면을 지배하게 된 현실을 분석하면서 시장이 결코 중립적인 장치가 아니라 재화의 특성을 변질시키는 힘을 가진 것임을 분석해 보이고 있다.


 샌델은 우리가 사장의 무한한 확장에 속절없이 당할 것이 아니라 이런 사안들이 공적 담론과 토론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우리가 그것을 허용할 것인지를 공적 검토를 통해 깊이 고민하고 서로 대화하고 합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것은 곧 정치의 문제다. 참된 정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삶의 구조를 다루는 것이며, 경제는 그러한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는 경제를 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매개는 윤리다.


 책이 제기하는 문젯거리는 우리의 일상에 닿아 있다. 우리가 흔히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미궁에 빠져버리는 수많은 일들에 대해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사장논리의 지배를 받고 있다. 지난 몇년간 한국 사회에 깊이 드리워진 그림자는 경제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정치의 참 의미를 망각한 채, 국가의 부를 좀 더 늘이면 시민들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정치가들의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더불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조차 돌아보지 못한 채 좀 더 부자로 살아보려는 그릇된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했던 우리 자신의 탓도 크다.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사고는 우리 사회를 경제 중심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이런 노력의 시장논리가 점점 우리의 삶의 구석구석을 지배해버렸다. 최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시행 위헌 논란과 관련, 2014년 '여성가족부' 캠페인이 인상적이다. '세상에는 거래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생존권이다. '1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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