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비극'이라는 말은 매우 포용적으로 보이는 공감의 언어로 포장되어 있다. 모호한 공감과 공동 책임의 뉘앙스를 풍긴다. 어떤 비극을 우리 모두의 비극으로 변경함으로써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 모두의 비극'이라는 표현은 인간의 한계와 생명의 덧없음과 운명처럼 엄습하는 생사의 문제라는 매우 고전적인 통념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누구의 구체적인 비극에 노출되어 있는 관련자에게 비명을 지를 권리조차 빼앗아 간다.
왜 기억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인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사상가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아우슈비츠 이후 '고문당하는 자가 비명 지를 권한을 지니듯이, 끊임없는 괴로움은 표현의 권리를 지닌다'고 말했다. 2014년4월16일 이후 표현의 권리를 지니는 끊임없는 괴로움은 기억되어야 한다. 괴로움의 표현은 주관적일지라도 불행의 원인은 대부분 잠재적 객관성이 내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