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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평전 - 지울 수 없는 얼굴, 꿈을 남기고 간 대통령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유서를 쓰던 새벽은 고요했다. 아무도 모른 그의 심중은 결연 했으리라, 이중섭 은박지 크기의 메모지는 잘 씌여지 보고서와 달랐다. 모든 것을 운명임을 자임했다. 자신의 죽음을 확인한 지인들에게 최소의 당부였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이 글이 많은 위안을 준다. 어스무레한 초저녁 길을 걸으면서 미식미식 떠오르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눌러준다.
노무현의 종증조부 노응규(1861~1907)은 구한말 의병장이었다. 한성 진공을 꾀하던 중에 밀정의 밀고로 체포되어 일제가 주는 밥은 먹을 수 없다며 단식하다가 옥중에서 굶어 죽었다.
노무현과 박정희는 늦둥이었다. 노무현과 박정희의 모친 또한 근대시대의 가난한 촌부였다. 그의 모친은 막내를 애처럽게 생각했다. '돌콩'은 노무현의 어린 시절 별명으로 '노 천재'였다. 당차기가 하늘을 찔렀던 동학혁명의 지도자 전봉준같았다.
노무현은 목포상고 출신인 직전 대통령 김대중에 이어 상고 출신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일까! 노무현이 김구나 링컨을 각별히 좋아하고 존경한 이유 중에는 변변치 못한 학벌에도 불구하고 뜻이 크고 사상이 올발라 위대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비주류였다. 1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