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비밀일기 - 1910 7.29 ~ 10.2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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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괘씸한 생각에 오후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이런 심기를 남에게 털어 놓았지만 내탓으로 돌렸다. 비밀일기를 써야겠다 싶었다. 검정 잉크와 백색 지면이 나를 받아 주겠지. 독서는 깨진 마음을 붙여 줄거야 !


  '러시아에는 두 개의 권력이 있다. 하나는 차르 정부, 다른 하나는 톨스토이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톨스토이는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도덕적 권위와 세계적 양심의 상징이었고, 그 현실적 세력도 대단했다. 

  레프 톨스토이는(1828~1910)는 1847년부터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일기를 썼다. 어디를 가든 연필과 메모장을 항상 갖고 다녔다. 그리 평생을 쓴 일기가 20여권에 달한다. 그에게 일기는 자신의 예술 언어와 문체를 연마하는 작업장이었고, 자기 반성과 성찰의 내밀한 쪽방이었고, 젋은 날의 육체적 방탕과 죄를 고백하는 고해소였고, 그의 사상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인큐베이터 였다. 또한 일상의 자잘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은 공간이었다.

  이렇듯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는 성자로 추앙되고 있었지만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 톨스토이는 '짐승, 살인자, 미친 놈'으로 묘사되었다니, 부부의 애증 관계가 말년의 톨스톨이를 힘들게 했었다. 그의 일기에는 '고통스럽다, 역겁다, 끔찍하다, 무섭다, 불쌍하다.'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톨스토이는 죽음을 앞두고 비밀 유언장을 작성하여 자신의 작품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대중들을 위해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여덟 명의 자식들과 많은 식솔들을 부양해야만 했던 그의 부인(소피아 안드레예브나)의 입장에서 톨스토이의 대승적 결단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내와 자식들과의 갈등, 반목 그리고 언쟁,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정신적 고통과 시달림 등이 톨스토이의 가출을 앞당기긴 했지만 가출의 본질적 원인은 아니었다. 톨스토이의 가출은 오래전에 계획된 것으로 '민중과 함께, 민중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톨스토이의 삶과 사상의 마지막 실천이라 볼 수 있다. 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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