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 - 은퇴 후 30년… 그 가슴 뛰는 삶의 시작!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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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의 <미망>에서 시어미가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이 나온다. 평생을 가난하고 외롭게 산 것도 뭣한데, 엎친 데 덮친 꼴로 이제는 죽음을 앞둔 나이에 며느리에게도 박대당하는 처지가 되고 만 노파의 중얼댐이 딱하다.


 "평생을 가난하고 외롭게 살았다"는 대목이 마음에 걸킨다. 엄마의 뱃속에서 나와 죽음을 앞 둘때까지 가난과 천대 그리고 따스함이라고는 일꼽도 없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연민과 측은지심을 느낀다. 그 인간적인 따스함을 한 없이 나눠주고 행복감을 갖게 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끝없이 사랑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샘물과 같다.


  '지리산 지킴이' 40년, 원로 산악인 함태식옹이 지난 4월 86세로 작고 하셨다. 그에게는 '지리산 호랑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 또한 50년간 2만시간을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은 봉사원이 있었다. 정작 자신은 10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계를 잇다 작년 12월 86세를 일기로 영면한 한경애 할머니가 있다.


  저무는 노을은 취하도록 해맑다. 두 분은 지병으로 힘드셨지만 산과 사람을 끝까지 놓지 않으셨다. 황혼의 황홀을 보여준 노년이었다. 그들의 노년이 고갯마루에 싸인 백설처럼 밤하늘에 높이 뜬 샛별처럼 은은하여 우리 곁에 머문다. 노년은 노을빛 같고 흰 눈빛 같고, 또 별빛 같은 삼광의 나이인 반면 노숙, 노련, 노장의 삼노을을 지닌 나이로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요 새로운 장도이다.


  책은 노년의 얼굴들과 행복한 노년을 위한 5금과 5권을 말한다. 노년의 즐거움으로 푸른 노년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선사한다. 작가는 인생 백세, 푸른 노년 공화국을 외친다. 최근에 일자리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세대간의 협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고령화 사회답게 노인문제도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외로움이 최대 위험 요인이 되어버린 독거 노인에 대한 사회적 보살핌이 더 체계화되어야 할 때이다. 개인들도 어떻게 노년을 맞아야 할지를 경제적 측면을 넘어 개인의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준비해야만 한다.


  청•장년기에 나라를 걱정하여 외쳤던 울분은 인간다운 삶을 꿈꾸었기 때문이며 그 애씀은 노년에 빛을 발한다. 아름다운 노년은 거져 얻어지지 않는다. 젊음이 늙음을 서로 공경할 때 진정한 향기가 우리 안에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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