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이후 이런저런 일자리를 전전하다 지금은 거의 매일 도서관에 다니는 선배가 있다. 집을 나서면 갈 곳 없는 사람에게 도서관은 유일 공유공간이다. 도서관은 책을 읽어도 좋고 필생의 역작을 집필해도 좋은 장소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기도 좋다. 도서관은 자기 자신을 도야하고, 생각을 영글게 하고, 타인의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전혀 비용이 들지 않고 조용하며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다. 매일 직장에서 업무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페라의 위령이 아니라 도서관의 위령이라는 말을 연상케 한다. 
 
  <자본론>(비봉)을 썼던 '마르크르스'는 죽기 전까지 30년이 넘도록 매일 대영도서관을 다니며 역작을 썼다. 도서관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첫 번째로 입장하여 문 닫을 때까지 남아있던 그를 직원들이 종종 쫓아내야 했다. 그의 놀라운 몰입도가 부럽다.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코넌 도일, 버나드 쇼의 서재가 바로 대영도서관이었다.
 
  우리에게도 국립대학도서관,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세종도서관 등 대형도서관이 있다. 지역마다 특성에 맞게 기념적인 도서관들이 있다. 낯선 도시에 들어서면 그 도시의 도서관을 찾는다. 특별한 책을 읽으려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공유공간으로서 여행자의 심신을 편히 쉬게 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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