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독서 행위는 메시지와 지식의 가치를 개인화하는 일이였다. 요즘 20대에게는 독서라는 자체가 인간관계의 연결고리고 자신을 드러내는 활동이다. 그들에게 독서란 더 이상 저자와의 내밀한 데이트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책 속에 메시지는 자신의 생각과 기분, 가치를 대변해주는 매개체이다. 즉 오브제로 바라볼 줄 알고, 취향을 투사하며, 그것을 SNS에 과감히 전시할 줄 안다. 이는 독서 모임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말해주고 있다.
독서 인구는 줄어드는데 독서 모임은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현재 책이 어떻게 읽히는지를 보여준다(장년층에서는 종이책은 주체적으로 읽는 느낌이 나는데 전자책은 읽힘을 당하는 것 같다). 즉 전통적으로 '책'에 방점이 찍혔지만 지금은 '독서자'에게 방점이 찍히고 있음을 말 수 있다. 아전에는 책을 완독하고 이해한다는 엄숙함 내지 중압감이 있지만 지금의 독서는 즐거움이 우선이다. 독서가 개인을 성찰하는 방식이 아닌 놀이로서의 독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시대, 자신의 이야기를 독립출판물로 출간하고 또 스스로를 예비 저자로 믿는 청춘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독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