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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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학생가의 살인
재인. 2017





주말 서점 나들이길에 선물한 책이다. 작가의 작품을 연장선에서 읽어간다는 의미를 잠시 떠올려보면서 머뭇거림 없이 선물해 준 책. 첫 장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작가의 장편소설이 아닌가. 그렇게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읽어간 이야기. 후반부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도 그의 작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매력에 빠졌던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가 아들과 나누는 대화가 묵직하게 오랫동안 기억될 책이다. 자식을 키운다는 의미를 잠시 떠올려보게 한다. 자식의 모든 것까지 알아가는 시간들은 조그마한 것까지도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들의 선택을 아버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들의 또 다른 선택을 기다렸던 아버지. 일반적인 부모의 모습은 아니기에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큰 영향력을 주는 인물이 되어준 아버지이다. 아들에게 주려고 가져온 음식과 물건은 강요하는 의미도 아니었으며 다그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였다. 대학원에 다니는 친구와 주변의 인물들은 주인공의 지금의 모습을 편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지만 아버지는 달랐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는 이 작품을 만났기에 만나는 소중한 또 하나의 보물이 되었던 순간이다.


초반부와 중반부까지 사건의 흐름은 감을 잡기기 어렵다. 사건이 점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또 다른 반전으로 결말 부분이 정리된다. 흐릿한 인물들과 연관성들이 처음부터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인물들이며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책장을 덮으면서 이해하게 된다. 우연히 스치는 인연은 없을 듯하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인연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는 우리의 몫인듯하다.

진정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살고 있는지 이야기 인물을 통해서 질문을 받게 된다. 우리는 과연 그렇게 살아왔었는지도 묻게 한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처럼 그저 그렇게 흐름 속에 존재하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주인공처럼 삶의 흐름을 잠시 멈추며 자신에게 끝없이 묻는 적극적인 인생의 주인공이었는지도 묻게 한다. 주인공의 애인이었던 여인이 걸어온 인생들 중에 그녀가 피아노를 치며 행복해하는 사진의 모습도 독자들에게 강한 잔상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욕망의 끝없는 추락도 보여주는 작품이다. 좌천되지 않고자 몸부림치는 사회인이 갈림길에 선택한 그 길이 사건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친밀한 사람이 가진 또 다른 계획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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