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라스의 마녀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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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현대문학. 2017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라 선물했던 책이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 그의 작품을 만나본 날들은 쉽게 책장을 덮지 못했다. 한번 이야기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읽어간 이야기다. 늦은 밤까지도 쉽게 책장을 덮지 못해서 아이 방으로 건너가 읽었던 바로 그 책.

도입 부분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무리 유추해보아도 그들의 상관관계를 이어갈 수 없었어 답답하기까지 했다. 연관성을 찾지 못하다가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아마도 첫 이야기의 토네이도 사건의 인물들과 연관성이 있을 거라는 추리를 가동하면서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제목이 던지는 라플라스의 마녀의 의미도 마지막 부분이 되어서야 이해하게 된다. 라플라스의 악마라고 지칭하는 인물은 충격이었고 그의 계획과 감정은 마지막까지도 섬뜩하기까지 하다.

황화수소 중독 사건, 수수께끼 같은 여학생과의 만남, 두 피해자의 공통점. 양육 행동의 부재, 부성 행동의 부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가 되는지 작품은 전한다. '부성 결락증'에 대한 내용은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졌고 완벽주의와 결합되어 블로그의 거짓된 글들이 가진 진실들을 알아내는 계장의 근성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원자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
왜 태어났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우리 집 아이에게 또 하나의 답이 되어줄 문장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위대한 인물들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일들을 묵묵히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촘촘하게 서로의 일들이 서로를 돕고 있음을 우리는 잊고 살지만 바로 그들이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짚어보게 해준 작품이다.

유전자가 가진 엄청난 비밀과 뇌가 가지는 여러 의미들을 조명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다. 부성의 부재에 대한 의문이 이 작품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더불어 이해가 어려웠던 행동들을 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려보게 된다. 자신의 딸에게 수술을 한 박사와 자신의 가족을 모두 죽이는 영화감독인 아빠의 공통점도 작가는 짚어내준다. 지루함을 느낀 순간이 전혀 없었던 작품이다. 독자를 흡입하는 그의 작품을 만나서 또 한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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