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박물관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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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끌리는 박물관. Treasure Palaces
유명 작가 24명이 여러 나라 속 작은 박물관을 다녀온 후 보고 느낀 글들을 만나다.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예경. 2017




맨부커 상, 카네기 메달, T.S 엘리엇 상, 가디언 상 등
세계 문학상을 휩쓴 위대한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탁월한 사유의 세계

이 책은 특별하다. 크고 웅장한 박물관이 아닌 여러 나라의 작은 박물관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상을 수상한 여러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사유들을 면밀히 만나는 시간이었기에 책이 담아낸 박물관과 전시된 물품들과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목소리들을 함께 듣는 시간이 된다.
두께감은 있지만 24명의 작가들의 개인적인 글들과 박물관 이야기는 지루할 줄 모른다. 아쉬울 만큼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읽다가 박물관이 궁금해서 책의 제일 뒤편 사진 자료들도 보기도 하고 예경 블로그(blog.naver.com/yekyong1) [세계 속 박물관, 어디까지 가봤니?] 포스팅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읽어가게 된다. 때로는 관심 가는 인물, 작품들을 좀 더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교양 과목으로 들었던 것이 전부인만큼 미술과 예술에는 끌림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이 오히려 작은 촛불이 되어준 듯하다. 조형물이나 그림이 가지는 색채, 붓 터치, 조명, 표정까지도 관찰할 수 있는 심오함을 배우게 된다. 작가들이 이러한 것들을 글로써 전했다는 것이 아닌, 이 책을 읽으며 느끼고 관심이 증폭됐기에 가지게 된 배움들이 된다. 뜻밖의 길에서 또 하나의 관심이 생겨나게 된다. 바로 이 책에서 만난 많은 박물관들과 작가들의 사적인 글들은 충분히 잊히지 않을 만남으로 기억될 듯하다.


주택 박물관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했다. 충분히 매력적인 박물관이 되어주었던 곳이다.  앙소르의 집의 가면과 진실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진 가면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시벨리우스에 대한 글도 잊히지 않을 만큼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것들도 많아지는 책이었다. 그의 사치스러움과 악기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작곡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전해준다. 카프리 섬에서 만나는 문테. 그에 대한 글들과 악셀 문테 박물관이 가지는 공간적인 의미와 조형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기까지 하다. 문테의 작품 글을 읽어보고픈 관심이 일어나는 글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떻게 먹고 마시고 결혼해야 하는지에 대해 쓰인 구절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97쪽)


도브 코티지를 소개하는 글에서 마주하는 시들이 참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소개되는 시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여러 번 되뇌게 하는 시들이었다. 독특한 곳도 소개된다. 실연 박물관이었는데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의 성별과 연령대도 소개된 글도 만나게 된다. 중간 과정이 아무리 오래 이어지고 고통스럽더라도 사람들은 진정한 자신과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258쪽)

레오필드 미술관을 통해서 실레와 실레의 작품들도 깊게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번역한 분의 글도 빼놓지 않고 읽는데 큰형님에 대한 글과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감수성을 가질 수 없었던 시대적인 아픔도 충분히 전달되어준 글을 만나게 된다. 큰형님에 대한 이야기에는 웃음도 선물해주었으며 허름한 소줏집에서 나눈 대화들이 더 궁금해지는 글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사람은 저마다 하나의 작은 우주란다. (308쪽) 이 말 한마디가 크게 울리면서 책장을 덮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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