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26 소설 보다
구소현.남궁지혜.박민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인으로 잃은 재산을 복구하고자 석 달만 바짝 일하라고 제안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제안을 하는 인물과 제안을 받는 인물이 서로 주고받는 거래는 정당한 거래였을지 의구심이 앞서는 순간이다. 그때 머뭇거림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화자의 선택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깊고 어두운 길을 스스로 걸어들어간 인물에게 펼쳐지는 사건들이 칙칙한 화면으로 가득해지는 상황이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소설은 세부적으로 하나씩 펼쳐지기 시작한다. 화자가 하고 있는 일에 피해를 보는 인물들이 어떤 제안을 하고 가짜 삶이 어떻게 승리의 폭죽을 터트리는지도 소설은 보여준다. 그가 타인을 어떤 방식으로 속이고 돈벌이를 하였는부터 전해지면서 자신을 속이고 타인이 자신을 이용하여 어떤 방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려고 하는지도 보여주지만 화자는 의심할 시간조차 가져보지 못하면서 늪으로 빠르게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사건이 전해지는 소설 『측은지심』은 남궁지혜 작가 작품이다. 겉으로만 착한 척하는 위선자였던 『측은지심』소설 화자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남궁지혜 작가의 이야기도 구성된 『소설 보다 여름 2026』이다. 



코인으로 잃은 거 다 복구된다니까... 석 달만 바짝 일해. 80

진짜 같아 징그러워. 그런데 내가 진짜였던 적이 있었나. 81



세 편으로 구성된 세 명의 작가들 중에 마지막으로 읽은 박민경 작가 소설 『즐거운 나라』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이 남들보다 빨랐던 '신나라'인물이 깊은 산속에 은둔형 삶을 살다가 단속반에 이끌려 "나 좀 살자!"라고 외치는 완결된 절규를 외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그녀가 어린 시절 거인이라는 별명을 가지면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유, 타인이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성인이 되어 문예창작과에서 자신의 시어는 그녀 몸을 통과하여 평가받고 있음에 괴로워하는 화자의 젊은 날들이 전해진다.



자신의 몸, 거인이라는 별명에 비해 의사는 그녀의 몸을 이상적으로 건강하다고 감탄하지만 그녀는 의사를 긍정적인 호평이 들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 못하고 비하하고 위축하는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몸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는 그녀의 지나간 날들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산속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녀의 삶은 단출해지고 쓰임의 용도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도 산중 생활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살림은 단출했다. 취향과 기호의 세계를 벗어나자 적은 수단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중요한 욕망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141쪽) 이런 문장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뛰는 이유가 명료해진다. 현대사회가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사용하도록 설득하고 있는지 조목조목 떠올려보는 통찰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일상 일기에 가슴 뛰는 이유, 살림을 하나 정리하면서 집안이 넓어지는 즐거운 경험과 맞물리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산속 생활은 불만없지만 밀렵꾼으로 오해받으면서 그녀의 온유한 삶, 성소와 같은 그녀의 삶은 파괴되면서 단속반에 끌려가게 된다. 학생의 투정, 직장인 야근으로 누적된 피로, 근무의 연장으로 이어지는 불편한 회식, 과제 압박, 소비지향주의에 물든 신용카드 결제일의 압박과 이어지는 낭비적인 소비 생활에 대해서도 소설은 꼬집는다. 많은 다수가 흔들거리면서 살아가는 현대적 삶과 소수가 선택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은 대조를 이룬다. 



휴대폰 상담과 통신비 질문을 들으면서 직원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다수가 선택하는 삶이 아닌 소수가 선택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던 최근의 일이 떠오른다. 순자산에 맞는 소비를 하고 할부는 하지 않는 소비생활, 가족들 휴대폰도 언제나 일시불로 구매하고 맞춤형 통신상품을 소비하고 있는 즐거운 현대인이라 이 문장은 반대편 지구 생활자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잡음이 되는 문장이 된다. 



아무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자가 승리자임을 이 소설에서 보여준다. 계속 자신을 밀어내고 화해하지 못하면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닫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시험 기간의 투정, 야근으로 인한 피로, 과제와 회식, 불평, 다이어트 결심, 카드 결제일 뒤에 따라붙는 푸념으로 소비... 반복될수록 가벼워져 저 멀리 흩어질 것이었다. 144 


코인으로 잃은 거 다 복구된다니까... 석 달만 바짝 일해. - P80

진짜 같아 징그러워. 그런데 내가 진짜였던 적이 있었나. - P81

타자를 배제한 까닭... 존재의 실패...나라는 자기 몸과 잘 지내는데 실패한 인물 - P155

한 번도 몸과 마음이 딱 맞물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늘 그 사이의 이격을 느꼈다. ... 부유하는 마음... 빨리 어른이 되기 - P113

시험 기간의 투정, 야근으로 인한 피로, 과제와 회식, 불평, 다이어트 결심, 카드 결제일 뒤에 따라붙는 푸념으로 소비... 반복될수록 가벼워져 저 멀리 흩어질 것이었다. 바랬던 대로 마침내 읽히게 될 것 - P144

살림은 단출했다. 취향과 기호의 세계를 벗어나자 적은 수단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졌다.. 그곳에서 가장 순수하고 중요한 욕망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 P1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