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낙천적인 아이 오늘의 젊은 작가 50
원소윤 지음 / 민음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울부짖는 이야기는 너네가 안 들어 줄 거라는 것과 자기 고통을 적절하게 다룰 줄 아는 이의 이야기는 귀를 기울여 주는 이기적이고 재수 없는 사회를 향해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새로운 방식이 흥미롭게 전개된 젊은 작가의 소설이다. 술술 읽히는 소설이며 히죽거리면서 웃는 웃음과 농담이 강약약 리듬으로 전개되지만 강한 여운이 구석구석 묵직하게 잔존하였던 자전적 소설이다.

꿈이 있었던 아버지의 젊은 날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알코올 중독, 돈을 몽땅 가지고 달아난 가출한 누나, 학업으로 인한 큰형의 부재, 범죄 사건으로 인한 둘째 형의 부재로 홀로 가정을 책임진 아버지의 이야기와 어머니와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세 명의 아이가 태어난 이야기가 전해진다.

불안한 가정문제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댁을 스스로 찾아간 이야기, 미아가 되고자 노력한 어린 소녀가 가졌던 깊숙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부모님과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가족들이 모두 천주교를 믿게 된 사연도 밝혀지면서 2월이 찾아오면 엄마가 힘들어하는 사연과 그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난다.

가족이지만 가족의 속내를 전부 알 수는 없다. 외할아버지는 딸이 교도소에 봉사했던 일을 지인들에게 자랑했지만 봉사를 받은 사람은 딸이었음을 작품은 드러낸다.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딸과 아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사용하지만 남편에 대한 내용은 숨기지 않았다는 것도 전해진다. 아들을 아끼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은 죽이고 싶은 사람이라는 깊숙한 감정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졌던 감정과 죽고 싶다고 차에 달려들었던 아들의 절절한 사연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꿈이 좋지 않다고 밤에 찾아온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오빠를 먼저 살핀 이유도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외할아버지가 고아가 되어 어린 나이부터 빵을 만드는 일을 하였던 사연과 사고로 병원에 왔지만 방치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어린 고아의 머리를 내리치는 사회의 폭력에 익숙했던 외할아버지가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관계를 포용하는 모순된 모습도 매만진다.


'바르게 살자'라는 구호가 새겨진 비석...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서 세운 것으로 ...'삼청교육대'의 후산 226



외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딸에게 자신의 돈을 주려고 하지만 은행에서 받지 않겠다고 하는 모습에 소동을 피우는 사연도 전해진다. 종교적 이야기도 재미있게 매만져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푹 빠져서 읽은 소설이다. 신을 거부하였던 성당에서의 이야기, 마리아가 잉태할 아기 예수에 대해 믿음을 받아들이는 말씀에 대한 이야기, 기독교를 받아들인 최초의 페미니즘에 대한 매만짐까지 흥미로움이 폭발한 소설이다.

솔직함이 넘치고 예리한 시선들이 응집되지만 무겁지 않게 코미디 형식으로 전개한 농담과 희극에서 사회적 비극과 폭력들을 다각도로 매만져서 키워드가 소복해지는 함께 읽기에 좋은 장편소설이다. 누군가는 창녀라고 욕하고 누군가는 처녀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향해, 여성을 향해 퍼붓는 야유와 비난을 무심하지 않게 번쩍 들어 올려서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양립적이고 모순적인지 보여준다.

다시는 서울에서 자식이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딸이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고 계속 살아갈 거라고 말하는 사연과 이유까지도 가족들 새로운 희망으로 덧칠이 되기를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곤봉으로 내리치는 사람, 머리가 터진 사람, 다리가 터진 사람, 거대한 영안실...떄리는 사람도 사람이고 맞는 사람도 사람이고 245

세상 많은 것이 영원히 끔찍해요. 아무리 농담해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눈물이 안 닦여요. 아무리 농담해 봤자 고통을 감히 가볍게 만들 수 없으니까. 죽음과 폭력, 재난과 참사가 우스워질 수 없으니까요... 친족 성폭력... 국가 폭력 254

‘바르게 살자‘라는 구호가 새겨진 비석...‘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서 세운 것으로 ...‘삼청교육대‘의 후산 - P226

5.18 광주민주화운동...
곤봉으로 내리치는 사람,
머리가 터진 사람,
다리가 터진 사람,
거대한 영안실...떄리는 사람도 사람이고 맞는 사람도 사람이고 245 - P2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