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낙천적인 아이』 원소윤 장편소설을 읽으면서 밀란 쿤데라 소설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농담적 기술에서 농담과 웃음은 가벼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식 웃으면서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밀란 쿤데라 『농담』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89개의 말』에서 언급된 단어사전의 의미들이 중첩적으로 교차되기 시작한다. 농담이라는 희극의 파장이 결국 다시 이 소설을 재독하도록 이끌었다.

이 소설은 가독성이 좋아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푹 빠져서 읽게 만드는 마력이 넘치는 장편소설이다. 체코 작가인 밀란 쿤데라의 처녀작으로 역사의 실수에 관한 비극적 농담이 전개된다.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기에 재독하려고, 소장도서로 구매한 책들도 있다. 두 번째 읽는 시간은 또 다른 감정들로 점철되면서 더 깊게 음미하고 작가의 문장들에 발목이 잡히면서 오랜 시간 숙고하는 여정이 된다.

루드비크라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젊음은 참혹한 것이라고 명명한다. 이 청년의 이야기가 좋은 예시가 되면서 역사적으로 휘몰아치는 혼돈의 시대에 어떤 질서에 의해 좋거나 나쁘게 평가되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는 소설이다. 작가가 젊은 날 이 청년처럼 보여준 일들이 낙인처럼 언급되기에 이 소설의 청년이 결코 가벼운 인물이 되어주지 않았다.

젊음이란 참혹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희랍 비극 배우의 장화에 ...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면서 광적으로 신봉하는 대사들을 외워서 읊으며 누비고 다니는 그런 무대이다. 역사 또한, 미숙한 이들에게 너무도 자주 놀이터가 되어주는 이 역사 또한 끔찍한 것이다. 네로라는 풋내기, 나폴레옹이라는 애송이, 흥분하여 날뛰는 수많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홍내내는 열정이나 간단하게 맡아버린 역할들은 처참하도록 실제적인 현실변형되어 나타난다. 130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이므로 227

삼체』 소설에서 공개처형되는 교수 아버지의 모습과 분노한 군중의 아우성치는 모습이 이 소설의 문장을 통해서도 연상되기 시작한다. 정치적 혼돈의 시대에 휘몰아친 경계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죽음과 수용소가 심오해진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경계가 어떤 질서에 의해서 판단되는지 여러 사건들과 인물들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청년이 경험하는 사건이 시사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미성숙한 젊음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실수에서 시작된 사건의 파장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한 작품이다. 장난 같은 농담의 글귀가 청년의 인생에 올가미가 되기 때문이다. 소설 제목은 희극이지만 비극을 의미하며 『꽤 낙천적인 아이』 소설도 같은 맥락으로 농담이 던진 말들이 가볍지 않은 진중한 질문으로 부메랑 되었음을 상기시킨다.

정치적 상황에서는 농담은 기회만을 제공하면서 농담이라는 의미는 비극으로 청춘을 송두리째 앗아가버린다. 『색, 계』 소설에 등장하는 젊은 여자의 투혼과 인생,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 대해 설명해 주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책 내용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루치에와 나는 유린된 세계에서 살아왔다는 문장이 함축한 의미와 작가의 삶까지 유추하면서 읽은 소설로 미성숙한 아이들이 역사 속에서 어떤 사건들을 일으켰는지 네로, 나폴레옹을 풋내기, 애송이로 부르면서 역사를 재조명한다.

잘못은 다른 데 있었다. 그 죄는 너무도 커서...

루치에 와 나, 우리는

유린된 세계에서 살아왔다. 525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는 천상과 지옥 사이의 경계에 있다. 그 어떤 행위도 그 자체로서 좋거나 나쁘지 않다. 오로지 어떤 행위가 어떤 질서 속에 놓여 있으냐 하는 것만이 그 행위를 좋게도 만들고 나쁘게도 만든다. 325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는 천상과 지옥 사이의 경계에 있다. 그 어떤 행위도 그 자체로서 좋거나 나쁘지 않다. 오로지 어떤 행위가 어떤 질서 속에 놓여 있으냐 하는 것만이 그 행위를 좋게도 만들고 나쁘게도 만든다. - P325

젊음이란 참혹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희랍 비극 배우의 장화에 ...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면서 광적으로 신봉하는 대사들을 외워서 읊으며 누비고 다니는 그런 무대이다. 역사 또한, 미숙한 이들에게 너무도 자주 놀이터가 되어주는 이 역사 또한 끔찍한 것이다. 네로라는 풋내기, 나폴레옹이라는 애송이, 흥분하여 날뛰는 수많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홍내내는 열정이나 간단하게 맡아버린 역할들은 처참하도록 실제적인 현실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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