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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ㅣ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17세 소녀가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단짝 친구 서은이가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시체로 발견되다. 누가 내 친구 서은이를 죽인 걸까?
단짝 친구 서은이가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시체로 발견되면서 17세 소녀가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과연 누가 서은이를 죽였을까? 의문을 가득히 담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청소년 소설이다. 1,2 시리즈를 읽으면서 이꽃님 작가의 소설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영화화 확정된 베스트셀러 소설이라 여유로운 주말에 2권 준비하여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청소년 소설 장편소설이다.
피해자가 왕따를 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사회적 이슈가 된 이 사건을 취재하고자 방송사의 인터뷰가 방송된다. 여론은 뜨겁지만 용의자인 소녀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기억이 안난다고 말하면서 그때의 상황만 기억에서 지워진 상황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절친이지만 주종 관계로 노예처럼 학대당하는 관계이지만 피해자 학생은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면서 순종만 거듭할 뿐이다. 겨울 외투와 신발 등에서 드러나는 가난의 그림자에 거부하지 못하고 선물을 주는 친구, 선물을 받는 친구 관계가 이어진 것이다.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지'라는 말은 정당한 생각인지 질문하게 된다. 톨스토이의 가난한 사람들 작품의 장면도 상기되면서 가난해서 가질 수 없는 물건을 친구에게서 받아서 사용한 피해자 학생의 긴 시간들을 짚어보게 된다. 초등학교의 분위기도 이 소설과 다르지가 않음을 짚어보게 된다.
부와 가난을 드러내고 위계질서가 암묵적으로 흐르는 자본주의가 학교라는 단체 활동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사건이다. 부자인 여학생이 평소 학교생활하는 모습과 학원생활, 편의점에서의 태도, 피해자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재판 과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 상황이다. 자본주의에 흔들리는 학교 모습은 예전보다도 더 문제가 있는 모습으로 흐르는 양상을 띄면서 예술작품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문제를 지적하는 작품이다. 사건의 바탕에 흐르고 있는 자본주의, 친구관계가 아닌 주종 관계에 익숙해진 피해자의 순종적인 모습들이 청소년 소설을 통해서 문제성을 짙어낸 소설이다.
기억이 안 나요. 28
해외여행, 값비싼 옷과 선물,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부모의 의무라고 착각하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는 그러한 모든 것에 기뻐하지 않지만 부모는 아이의 표정과 감정조차도 읽지 않는다. 교감은 중요하고 중대한 의무이지만 돈으로, 자본으로 그것들이 쉽게 채워질 거라고 착각하지 않아야 하는데 실상은 문제성을 느끼지 못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된다. 아이는 외로움을 느끼지만 부모는 교감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그 외로움을 유일하게 알았던 피해자 학생이 나눈 것은 우정이었을까? 질문을 부여잡으면서 빠르고 매끄럽게 읽었던 소설이다.
부자는 악이고 가난은 선인가라는 질문까지도 던지는 재판 과정도 흥미롭게 한 꼭지를 흔드는 소설이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갇힌 이분법적인 사고의 위험한 착오를 작가는 소설의 재판 과정을 보여주면서 매만진다. 이 여학생은 범인인가. 왜 범행 현장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계속 의문이 쌓이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반전이 있는 소설이며 기도의 내용에 경악한 소설이기도 하다. 얼마나 불완전한 사회인지 질문을 던지면서 부조리한 사회 제도를 짚어낸 소설이다. 카뮈의 <이방인>,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톨스토이의 <인생에 대하여> 책도 함께 떠올린 소설이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외면한 담임선생님, 범인이라고 확신하면서도 변호사로 일하는 두 변호사의 모습도 예리하게 짚어낸 소설이다. 집이 거리보다 참혹해서 가출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어리다는 이유로 죄를 용서해달라는 법에 대한 내용도 매만진다. 발버둥 쳐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는 세상이고 손쉽게 가질 수 있는 이들의 세상이 거침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자신을 비난한 학원 선생님에게 누명을 씌우는 학생, 자해하면서 엄마에게 누명을 씌우는 학생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보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님을 엿보게 한 작품이다. 사람이 무섭다는 말이 언급되면서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엿보는 것들에서 여러 번 경악하였던 반전이 있는 소설이다. 거짓말로 유리한 증언을 강요한 변호사의 야망, 주연 엄마의 일관된 과시욕과 탐욕도 매만지면서 아이를 수치스럽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양육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26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짓밟는 동안, 악마 같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벌을 받게 될 줄은 몰랐겠지. 역겨운 변명 - P127
기쁠 때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 줘서... 잘못해도 실망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보지 않아서 좋았어... 그냥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라 좋았어.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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