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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 몸과 마음, 물건과 사람, 자신과 마주하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2월
평점 :

50대가 아니었을 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와서 읽었다. 그리고 그때의 글과 지금의 느낌들은 사뭇 다르게 펼쳐진다. 출판업에 일하였던 그녀가 직장에서 눈물이라는 것을 통제하고 절제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눈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회적 관습이 감정을 억누르라고 강요하였음을 그녀의 직장 생활에서도 보여준다. 통제된 눈물, 절제된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기뻐서 흘리는 눈물과 고통을 억누르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아야 했을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 초년생인 자녀가 처음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놀라움과 함께 눈물을 참지 말라고, 마음껏 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깊숙하게 억눌렀을 감정이 자신에게 너무나도 친절한 동료 직원의 따스함에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용솟음쳤다고 말하는 직장인의 눈물을 보았다. 감동과 기쁨, 고마움이 폭발하면서 흘리는 눈물이며, 불공정한 일을 참고 견디었던 직장 일이 부당하였음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따스함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매섭고 차가운 사회에서 처음으로 따뜻한 직장, 동료들을 만나면서 자녀는 매우 마음에 드는 직장에 안착하면서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고 있기에 저자가 언급한 직장에서의 눈물 통제권의 의미가 특별해진다. 감정을 표현하라고 말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감정을 너무나도 통제하면서 살았던 날들이 지금의 질병의 원인이 되었음의 이유 중의 하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많이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이해하면서 빠르게 나쁜 감정들을 정리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울고 싶을 때 눈물을 참지 말라고 조언한다. 기쁘면 많이 웃고 풍성한 감정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통제하라고 강요하는 사회적 관습을 의심해야 한다. 상명하복이 군대의 문화에만 존재하지 않고 직장에서도 수직적으로 고스란히 존재하면서 현대인들의 감정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싫고 아닌 것 같은 직장에서는 빨리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조언하는 부모가 있어서 자녀는 고마웠다고 말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쩌면 평생 헤매는 이직이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면서 조언했던 부모의 조언이 자녀의 이직을 응원하였고 이제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는 직장에 안착하여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삶의 지표로 삼으면서 살아간다. 50살이라는 나이도 숫자에 불과하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40대였고 지금은 50대를 활기차게 생활하면서 만족스럽게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철이 없는 모습으로 도전을 좋아하고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경쟁의 당위성에 길들여져서 살았던 10대와 20대가 지나가고 지금은 많은 책들을 통해서 통찰한 깨달음으로 경쟁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알게 되면서 그러한 수직적 구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50대이다. 이제는 느긋하게 사는 것이 좋고, 좋아하는 일과 좋아서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좋아하는 영화,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생각한다.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면서 진짜 삶이 흐르는 현지인들의 골목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드러난 것의 화려함보다는 진짜 그들의 삶이 있는 골목길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향기가 주는 행복, 주거공간의 동선, 비우는 미니멀라이프 살림이 전해진다. 여행 가방의 의미, 순간의 가치가 언급된다. 솔직한 이야기와 진솔함이 전해진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이 최고로 만족스럽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다시 돌아가고 지난날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50대가 가장 찬란하기 때문이다.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어도 좋다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옷
언제나 웃을 수 있는 쪽을 선택
몸의 휴식을 위해 ‘소식하는 날’
내가 먹은 음식은 나를 말해준다
몸의 자세는 마음의 상태
느긋하게 보내는 하루는 꼭 필요하다
몸은 스스로 좋아지는 쪽을 향한다
필요한 만큼만 가지기
어떤 일이든 단정부터 짓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