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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 손웅정의 말
손웅정 지음 / 난다 / 2024년 4월
평점 :

가정과 잠의 소중함, 시간의 존귀함, 지혜는 스스로 갈구하는 사람의 몫이다. 존경의 의미와 생명의 가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설파한다. 건강의 귀중함과 행복한 죽음의 진중한 의미도 전해진다. 일반적인 사고의 범주에서 벗어나면서 깨닫는 세상의 이치를 책으로 전한다. 깨달음의 경지는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긴 응시와 숙고의 시간과 변화된 삶이 응답이 된다. 재독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장을 넘기는 여름날이다.
이슬아 소설 <가녀장의 시대>에서도 수직적 직장 문화와 수평적 직장 문화에 대해 언급한다. 수평적 삶을 돌보지 않는 직장이 즐비해서 이런 내용이 참신하게 보인다. 마치 처음 만난 세상과 다름없는 느낌이다. 신을 믿고 기도하면서 매번 소망하는 것은 모두의 평안이다. 하지만 세상은 온기보다는 치열한 냉기와 혐오, 차별의 당위성으로 무장한다. 이 책의 내용처럼 수평적 문화가 직장을 넘어 가정과 사회에 흘러넘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것이 사랑이기에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부단히 찾는 오늘이 된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이들의 공통점이 책에서도 드러난다. 옷의 개수, 신발 개수, 욕실을 정리하는 습관도 전해진다. 새로운 물건을 교체하면서 오래된 물건은 바로 버리는 미니멀라이프를 고수하는데 라이프스타일로 최고이다. 비워진 공간을 좋아하고 물건 중독을 선호하지 않아서 이 책 내용에 공감한 내용 중의 하나이다.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이다. 지난달을 정산하면서 자산이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때마다 미니멀라이프를 예찬하게 된다.
'즐거움은 텅 빈 데서 나온다'는 저자의 문장에 즐거워진다. "생각의 지배권, 삶의 지배권, 내 지배권을 남에게 넘겨주지 말라. 그 중심에 나를 놓을 줄 알아야 해요." (213쪽) 문장도 공감하는 내용으로 남는다. 대화를 하는데 가로막힌 벽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때 상대의 생각 주도권이 누구인지 살피게 된다. 그 중심에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껍데기만 남은 공허한 눈동자만 어른거릴 때 말문을 닫게 된다.
단순함과 적게 먹는 소식을 선호한다. 매일 저녁마다 자신과 전쟁을 치른다. 어제도 목초육 소고기 미역국 한 그릇과 파인애플만 식사하면서 소식하면서 스스로에게 칭찬한다. 더 적게, 더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여 식사한다. 최고의 음식은 소식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한 책이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장이다.
자식과 노후에 대한 확고함도 전해진다. 노후와 자식과의 관계는 오래전부터 단호하게 실천한 것들이라 낯설지 않았다.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꾸준히 배우고 느낀 것들이 지금 자녀와의 관계, 노후준비가 빠르게 준비된 것이다. 책으로 깨닫기 전부터 주변의 어른을 통해서 배운 지혜가 젊을 때부터 노후를 준비하면서 노후 걱정없이 살게 해준 것이다. 자녀도 부모의 성향을 알기에 일찍 홀로서기를 하면서 독립적으로 경제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았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고 지금도 다르지가 않다. 이제는 우리가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는 독립성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각자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어른이다. 어른은 숫자로 대우받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어른은 경제적 독립을 이루며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른이다. 이제는 사회초년생 자녀가 어른이 되어 홀로 살아가고 있음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읽은 책이다.
돈으로 집을 살 수 있지만, 가정을 살 수는 없다. 침대를 살 수 있지만, 잠을 살 수는 없다. 시계를 살 수 있으나, 시간의 사지는 못 한다. 돈으로 책을 살 수는 있어도, 지혜를 살 수는 없다. 지위를 살 수는 있어도, 존경을 살 수는 없다. 돈으로 피를 살 수 있으나, 생명은 사지 못한다. 약은 살 수 있지만, 건강을 사지 못한다. 돈으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를 수 있지만, 행복한 죽음일 수 없다. - P100
최고의 음식이 소식. 더 적게, 더 좋게, 단순함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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