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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드라이브 ㅣ 오늘의 젊은 작가 31
조예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평점 :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이상 기온을 너무 자주 경험하는 듯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녹지않는 눈이 낯설지 않은 이유가 되어 펼친 조예은 작가의 <오늘의 젊음 작가>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현대인들에게 경고하는 내용들이 암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녹지 않는 눈은 모두의 삶을 사납게 빼앗으면서 일자리도 잃게 되고 생필품도 부족한 상황이다. 일상의 사소한 행복마저도 소실되고 엄마는 폐암 진단을 받고도 일자리를 구해서 생활을 이어간다.
피부에 닿으면 따갑고 발진이 일어나는 이상 증세를 보이는 녹지않는 눈이 암시하는 의미가 묵직하게 흐른다. 순환되는 자연이 결국 인간 사회를 위협하면서 모든 것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혼돈과 절망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 예감마저 직시하게 된다. 인간이 만들고 자연에 배출한 미세플라스틱을 어류들이 먹고 어패류가 고스란히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녹조현상이 있는 호수의 공기를 호흡하면 발암 원인이 된다는 것까지 떠올리게 된다. 녹지 않는 눈으로 뒤덮인 버려진 도시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의 삶까지도 조명한다.
경제 성장만을 외치는 것이 현답인지 매서운 질문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멈추지 않는 공장의 기계에 사고로 죽음을 당하는 산업재해 노동자도 여전히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해당 회사 관련자와 노동자, 대통령이 함께 하는 소식이 어떤 결과와 변화로 이어질지 귀추를 지켜보게 된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 목록을 기억해야 한다. 반복되는 노동자의 죽음에 기업이 무시한 노동자 생명이 있었다는 것과 소설에서 엄마가 폐암이 걸린 이유는 정당한 것인지 질문을 하게 된다. 더불어 엄마의 죽음을 앞당긴 직장에 자식이 취업하게 되는 악순환까지도 소설은 매만진다.

폐암이 직장 노동자에게 확률이 높은 이유를 한국 사회에서도 살펴보게 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뒤범벅이 되어도 경제성장을 외치는 권력자들의 단호함에도 의문을 제시하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혁신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대이다. 폐암을 일으키는 환경파괴 주범을 향한 결단있는 의지가 필요해진다. 개인의 노력, 사회적 노력, 국제적 노력이 필요해진다. 누군가는 확고한 의지로 미래의 환경을 위해,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노력하는 분명한 발자국을 남기는 움직임도 드러내는 시대이다.
성실한 부품이 되어 소모되지 않도록 무관심하지 않는 의지가 절실해진다. 노동의 권리를 지켜내고 불공정한 사회를 무기력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아닌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도록 관심을 가지는 노력이 필요해진다. 소설과 작가의 이야기는 이러한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웅장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모순을 파악하는 힘이 소설을 읽는 독자의 힘으로 전가된다. 1% 부자들을 위해 일하는 99% 노동자들이 고심하면서 읽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새엄마가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인 소설이다. 강아지 하루의 환영을 믿어주고 함께 산책하는 새엄마의 모습이 그러하다. 반면 아버지의 모습은 새엄마와는 대조적이다.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버지는 새엄마에게도 다르지 않는 모습을 드러낸다.
돌아갈 곳이 없다고 말하는 모루의 공허함의 원인에는 이모가 존재한다. 이모는 힘없이 무너지지 않는 모습으로 가족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었는데 이모의 실종으로 모루가 느끼는 상실감과 이모를 찾을 거라는 희망이 존재한다. 살만한 세상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게 하는 소설이다. 참을 수 없을 극도의 고통이 존재한다면 살만한 사회, 좋은 세상은 아닐 것이다.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주시하고 눈흘김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까지 찾게 만드는 소설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주어지는 식사와 침대에 만족하며 성실한 부품이 되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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