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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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공기가 가득한 여름날을 보면서 위태로움을 예견하면서 펼친 소설이다. 2057년 서울은 바다에 잠겨있고 그 삶에 익숙한 아이들과 어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들려준다. 서울이 바다에 잠길 때까지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질문을 아낌없이 쏟아낸 소설이다.

두 인물이 내기를 시작하면서 바다 깊은 곳에서 발견한 물건이 이기는 게임의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깊은 바다에서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기계인간이 발견되면서 기계인간이 된 소녀의 삶과 죽음을 조우하게 된다. 자신의 죽음까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기계소녀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질문이 쏟아지는 소설이다. 삶과 죽음 앞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사는 이유와 누구를 위한 삶인지도 자문하게 한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살아진 이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까지도 살펴보면서 스스로 바다로 걸어들어간 누나를 이해한 삼촌이 누나를 살리고자 보살폈지만 누나의 죽음 이후 죄책감에 빠진 삼촌을 바라보는 이야기와 과외학생의 죽음마저도 삼촌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갈등으로 엉킨 실타래들이 하나의 실마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미지의 서울> 드라마도 그러하다. 오해하고 표현하지 않아서 서로의 진심이 엉켜버린 채 방치된 세월과 수많은 감정들이 어느 순간 진실을 알게 되면서 서로를 향했던 원망과 오해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게 된다. 이 소설에서도 인물들의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아끼게 된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을 지우지 않고, 잊지 않고, 피하지 않으면서 고통을 직시하고 고통스럽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주어진 시간과 삶을 헤쳐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작품이라 좋았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드라마에서 해숙은 힘든 고통을 지우고 살아간 이유가 전해진다. 감당하기 힘들어도 고통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소설의 문장을 통해서 엿보게 된다. 서로 이해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임을 직시하게 한다.

소녀의 암과 부모의 기대는 상당한 간극을 이룬다. 소녀와 어머니가 나누는 대화 장면의 답답함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소녀는 기계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기계인간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 자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친구가 존재하고 명령어가 아닌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큰 울타리가 된다. 정신적인 유대와 교감이 얼마나 중요하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미숙해서 실수도 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솔직함과 공동체의 표본을 볼 수 있었던 소설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이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집단의 단체행동을 보이는 기성세대의 오차가 없는 공동체 표본에 실망감을 감추기가 어려워질 때 이 소설의 아이들의 모습은 기성세대가 배워야 하는 교과서라고 표명하게 된다. 그래서인가. 작가가 펼쳐놓는 허구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일 때가 많아진다.

가상이지만 낯설지 않은 위태로움이 도사리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읽은 이야기이다. 전쟁마저도 두려워하지 않고 외교 문제도 복잡한 지리적 위치에 있는 나라임을 잊어서는 안되는 시대이다. 파괴된 환경을 계속 묵시하고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이 명확해진다. 환경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실천들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들도 함께 살펴보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작품이다.









고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잊는 게 아니라,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그저 마주 보면서도 고통스럽지 않을 방법이 있다는 것... 다른 시간의 발판이 된다는 것. - P169

왜 살아야 해?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 하는 거야? - P151

삶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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