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지의 서울> 드라마에 등장하는 쌍둥이와 모순 소설에 등장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가 시의적절하게 매만져진다. 삶과 죽음을 분리하고 같은 것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분법적 사고로 이해하는 모순을 이겨내야 하는 이유가 그러하다. 삶과 죽음은 한통속이라는 명징한 사유의 끝자락이 멋들어진 소설이다. 불행하다고 단정 짓지만 그 속에 행복을 발견하는 이는 버티며 살아가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반면 타인의 관점에서 행복할 거라 단정짓는 삶에 불행만이 가득한 삶도 존재한다. <미지의 서울> 드라마에서도 모순 소설의 두 자매가 보이기 시작한다. 삶의 커다란 혼돈 속에서 사회적 기준과 잣대에 짓눌려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면 자기 탓으로 몰아넣는 사회적 모순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침몰하는 배가 되어버린다. 미래의 회사 선배와 미래의 회사 생활이 그러했다. 혐오와 차별, 오해와 선입견으로 단죄하며 직장에서의 따돌림, 일거리 주지 않고 무시하는 직장문화에 홀로 희생된 인물들이 삶과 죽음의 한통속에 속아넘어가는 장면들이 생각난다. 미지라는 쌍둥이는 같은 상황들을 다르게 대처하면서 사회가 단단하게 쌓아 올린 문화에 도전한다.

소설의 두 자매의 삶과 죽음의 경계선도 다르지가 않다. 불행과 행복이라는 포장된 사회적 기준은 무의미하였으며 삶과 죽음을 어떤 마음으로 버티고 발견하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단단한 경계를 넘어선 용기, 사회적 기준을 부수고 나를 새롭게 출발하도록 이끈 드라마이며 소설이다. 쉽게 단정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죽음의 신호탄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용기, 자신을 향한 믿음, 꾸준함의 결실을 맞보아야 삶이다. 불행과 행복은 한통속이라는 것, 속지 말아야 하는 것, 나를 사랑하는 힘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다시 확인한 소설이다. 불행 속에도 행복을 발견하여야 삶이 지속된다. 한순간, 한나절, 하루의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놀라운 삶을 향유해야 한다. 찰나의 발견, 새로운 나를 시작하며 행복을 기억하는 것이 삶임을 확인한 소설이다. 지금 우리가 사유하고 바라보는 것이 삶이다. 그 삶에서 충분히 만끽하는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 작품이다.

고상한 유희보다는 다분히 악의적인 유희를 사람들이 진짜로 즐긴다는 사실도 언급된다. 소설에서 멈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신은 어떤 유희를 즐기는 부류에 속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악의적인 유희에 희열을 느끼며 섬뜩한 무리에 속하고 있지 않은지 차분히 살펴보는 것이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진귀한 가치이다. 모순이라는 단어의 깊고 넓은 의미를 삶을 통해서 집요하게 관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탐구하라고 자신의 삶을 잘 관찰하라고 작가는 예리한 문장으로 방점을 찍는다.

순탄하고 평이하게 살아가는 삶이 아니었기에 헤치고 나아간 어리고 젊은 날들의 단단함에 응원을 아끼지 않게 된다. 고단하고 일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일들을 경험할 때마다 포기하고 도망치지 않았던 날들이 떠오른다. 대지 아래로 깊숙이 파묻혀 들어가는 기분도 경험했지만 모두 지나쳤고 앞으로도 지나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굴곡진 인생의 양감이 지금을 만들어냈음을 작가의 소설을 통해서 다시 확인한다. 삶을 발전시키고 있는 오늘을 더욱 조밀하게 응시하게 한 소설이다.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291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인생은 ...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 P296

사람들이 진짜로 즐기는 유희는 고상한 것보다는 다분히 악의적인 것들이 훨씬 더 많다. - P13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 - P15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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