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그림과 글들이 눈길을 끈다. 원에도 중심이 있듯이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원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게 된다. 원을 잘 그릴 생각이라면 중심부터 힘을 주고 차분히 그려나가야 한다. 저자는 초등 교사이며 그림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된 내용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쉽게 조곤조곤 대화하는 내용이 특징이다.
삶을 오늘도 그려나간다. 잘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중심이 필요하다. 중심이 잘 잡혀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종이달> 드라마를 보면 휘청거리는 인물들이 제법 많이 등장한다. 반면 자기자신을 알고 어떤 유혹과 욕망에도 흔들리지 않는 은행원 직원도 존재한다. 중심이 제대로 잡힌 인물임을 언행에서 느끼게 된다. 단발머리와 말투에서도 그녀의 중심은 확고하게 전달된다. 쉽게 무너진 다른 여직원들의 흔들거리는 휘청거림과는 대조를 보인다. 중심은 그런 것이다. 나이와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명령과 복종에 순응하며 생각해 보지 않고 예의 바르게 사는 것만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님을 보게 된다.
논리성 없는 하달식 명령에
복종하는 게 예의 바른 거라면,
나는 계속해서
버릇없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22
<흰옷을 입은 여인> 책에 등장하는 미국 시인의 실제 삶도 다르지가 않다. 그 시인의 삶을 다룬 영화 <조용한열정>도 넷플릭스에서 보았다. 시대적 관습과 복종을 강요하는 수많은 제약들을 그녀는 홀로 자신의 의지로 대항한다. 때로는 휘청거리고 흔들리는 것이 삶이다.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서 중심을 찾고자 노력하는 의지와 실천도 필요해진다. <반쪼자리 자작>소설의 인물처럼 한쪽으로만 쏠림 현상을 유지한다면 다른 반쪽을 평생 보지도 맛보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종이달> 드라마처럼 남편에게 순응하며 부부와 가족이라는 꿈을 혼자서만 꾼 여인이 자신은 종이인형의 용도로 있는 아내였음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혼자서만 꿈꾸었던 가족이었음을 알게 된다. 꿈과 자기만의 행복을 그려나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자기자신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않고 살아가고 있는 삶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림자마저도 떠나버리게 된다. <피터팬> 이야기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까지도 생각하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중심을 잃었던 날이 있다. 하지만 몸은 적신호를 보냈다. 급한 환자가 되어 복강경 수술을 하면서 처음으로 그때 알았다. 생활습관도 살펴보았지만 성격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순간이었다. 지금은 성격도 많이 노력 중이다. 싫은 것은 싫다고 분명히 명시하면서 생활한다. 하지 않는 이유도 분명히 전달한다. 하루가 소중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시작되는 하루는 새롭게 주어진 기회임을 매일 느끼면서 살고 있다. 기적이었음을 느끼며 회상하면서도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주어진 삶이라 <반쪽자리 자작>의 삶을 살지 않고자 매일 다짐을 하게 된다. 순간순간이 전쟁터이다. 주저앉을 만큼 욕망과 게으름이 무수히 유혹을 한다. 그래서 매일 다짐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응원을 아낌없이 하게 된다. 내 그림자가 잘 따라다니고 있는지 보면서 살아야 한다. 달아난 그림자를 찾지도 않고 그렇게 가면 속에서 살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림 4컷이 매우 깔끔하다. 한눈에 쏘옥 눈에 들어온다. 글도 길지 않아서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몇 편의 글을 읽고 잠들기에 좋은 내용이다. 글에 발을 맞추면서 걸어가게 된다. "행복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63쪽) 나답게, 나다운 모습을 잘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중심찾기는 매일 해야 한다. 무수히 많은 선택들이 존재한다. 하고 싶은 말하기, 하고 싶은 일하기, 하기 싫은 것 하지 않기. 참는 것은 건강에도 무익하다. 복강경 수술을 기점으로 스트레스 관리도 꾸준히 하면서 마음공부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참지 않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기. 당당하게 나 하나가 중심이 되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연습은 계속된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고 있다. 간결하게 사는 것을 좋아해서 나이라는 숫자만큼 짊어지는 것들도 점점 가볍게 살아갈 궁리만 하게 된다. 간결한 삶이 좋다. 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한다. 자연을 좋아해서 걷는 것도 좋아한다. 새소리를 좋아해서 산책길에 들리는 새소리에 집중하면서 걷는다. 세상의 소음을 모두 지워낸다.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즐거워진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즐거움을 발견한다. 당당하게 살도록 외치는 저자의 움직임은 굵직하다. 간결한 그림과 글에서 충분히 전해진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하고 싶은 일을 참고,
하고 싶지 않은 모든 것들을 참았다. 185
참지 마, 마음에 담지도 마.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
당당하게. 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