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가부장제 - 세계는 왜 여성에게 맞지 않을까
레베카 엔들러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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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문득 느끼는 불편함과 분노를 우리는 느끼기도 한다. 여자로 태어나 느끼는 차별의 순간들을 무수히 펼쳐보게 된다. 순응하며 움추리는 것이 현안이 아님을 알기에 여자의 목소리는 시대를 꾸짖으면서 부당함과 부조리를 무수히 지적하는 움직임은 책에서도 무수히 감지된다. 캐롤라인 크리아도 페레스의 <보이지 않는 여자들> 책에서 자극을 받았다는 저자의 목소리들은 여러겹이 응집된 내용들은 유의미한 내용들이 전해진다. 특히 교차성 페미니즘이라는 개념도 친절하게 전해진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을 처음으로 읽었던 대학시절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어진 무수한 여자의 목소리들은 문학들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꼬집는 대학병원 교수의 책에서도 마주하는 페미니즘은 지각을 넓혀주기에 충분하였음을 상기하게 한다.



평등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다보니 페미니즘에 무심해진 순간, 저자의 도서는 또 한 번 시대와 사회를 둘러보게 한다. 시대적으로 공간적으로 여자가 살아가는데 목소리를 내는 여자들의 주제는 무엇인지 지긋하게 바라보게 한다. 에어컨의 적정온도의 기준, 성인 약물 복용 기준, 도로의 이름이 남자인 이유, 과학자의 이름을 먼저 떠올리는 이유 등을 차분히 비추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새로운 소비 집단으로 부각된 젊은 부유한 여자들에게 마케팅하고 있는 술소비와 백화점이 자리한 위치와 쇼핑몰의 목적은 여자의 소비를 조장하는 것임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실내가 추워지는 이유와 환경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도 페미니즘 관점으로 보게 된다. 여자의 목소리는 뒤안길로 밀어넣고 침묵하라고 강요하는 사회는 결코 발전적이지 않은 사회이다.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손잡은 사회는 소비의 주체로 여자를 바라보면서 집요하게 각인시키며 생각하는 힘을 제거하고 있는지 하나씩 떠올려보지 않을수가 없다. 동조하지 않고 멀직히 물러나서 바라보는 사회의 움직임은 꽤 재미있게 바라보게 된다. 책에서 저자가 발견하고 분노하는 목소리들은 또 촘촘하게 직조되는 페미니즘의 이유들이 된다.


고층 건물과 사무실 건물이
자본주의의 남성적인 대성당이라면,
백화점은 여성적인 대성당이다. 69



지금까지 살아왔던 날들을 돌아보게 한다. 태어남과 성장배경, 시댁과 친정의 분위기까지는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간직하는 시간들로 점철된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평등함이 존재하는 멋진 유토피아의 시간들로 이어진다. 깨어있는 사람과 함께 보내다보니 페미니즘은 멀리 밀어놓고 살았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회는 아직도 여자를 향하는 폭력을 무수히 이어붙이고 있음을 놓치지 않게 된다. 소설에서도 자주 마주하는데 그때마다 가슴깊이 아프게 통증을 느끼게 된다.


약물 복용도 다르지가 않다.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책에서도 다루는 페미니즘도 기억이 난다. 최은영 소설들과 한강의 <채식주의자> 소설도 떠오른다. 작가들과 대학교 교수들의 책에서도 우리는 매번 여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세상의 절반인 여자들이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마틸다 효과마태오 복음에 대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여성들과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무수히 이어진 이야기가 언제쯤 줄어들지 기대해야 하는 시대이다. 아직도 미비하게 진전되는 이야기이며 어떤 이야기들은 오히려 퇴보되고 있다. 여성의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움직임도 감지되는 시대이다. 지켜보고 있는 여자들이 세상의 절반임을 잊지않아야 한다. 더불어 함께 공존하며 함께 존중받는 사회는 아직도 진행형으로 가는 느린 기차로 운행중임을 보게 된다. 아는만큼 보이는 세상이다. 그 과정에 두드린 도서였는데 의외로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던 도서이다.


이 책은 페미니즘 이론서가 아니다. 삶과 실천과 일상을 다룬 연구서라고 굵은 목소리로 강조한다. 제자리에서 맴돌지 않아야 하는 여자들의 현주소이다. 우리들의 자녀들은 반복되는 사회에서 살아서는 안되기에 읽은 도서이다. 더불어 바뀌어가고 있는 사회인지도 집요하게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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