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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6월
평점 :
<이방인>소설을 읽으면서 의구심이 거듭된 이유들, 인물이 보여준 특이한 여러 행동들이 이 한 권 <시지프 신화>를 읽으면서 해소가 된다. <결혼>작품도 읽었기에 카뮈 도서들은 더욱 다가서게 된다. 철학적인 호흡들이 자주 등장하는 문장들로 인해서 여러 날, 천천히 사색하면서 읽은 작품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신화,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명명되는 작가이다. 실존적 문제를 강렬하게 통찰한 작가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부조리에 대한 심구한 여정을 시작하게 한다. <결혼>작품에서도 느꼈지만 이 작품에서도 특별한 그만의 시선과 깊이와 폭을 느끼게 한다. <이방인>소설이 얼마나 계획된 인물이며, 사건이며, 특성을 지닌 작품이었는지 상기시키는 작품이 <시지프 신화>이다.
신화의 인물들과 사건들, 발자크, 사드, 멜빌, 스탕달, 도스토옙스키, 프루스트, 말로, 카프카의 작품들을 예의주시한 작가이다. 책에서 언급된 작가들의 작품들까지도 관심의 눈빛이 확장된다. 위대한 소설가는 철학적 소설가라고 말한다. "철학의 귀착점이며, 조명이며, 완성이다... 소설적 창조는 사랑에서 맛볼 수 있는 최초의 경의와 풍요로운 반추의 매혹을 지닌다." (154쪽) 작품이 갖는 완성도를 관찰하는 힘까지도 전해진다.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악령> 작품까지도 이해도를 높여준다. 부조리한 인물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나눈 대화들을 통해서 부조리와 사고의 폭을 더욱 매진하게 한다. 현실의 문제들까지도 함께 보게 하는 힘을 전해준다.
정신은 작품과 삶의 성숙을 기다린다. 175
정복자, 돈 후안, 배우를 예시로 들면서 설명해 주는 긴 글들이 집약된다. 정리되면서 인간들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신중한 자인 시지프가 신들에게 받은 형벌을 불러놓으면서 작가의 깊은 의중은 명료하게 드러난다.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러 올리는 형벌을 반복한 시지프를 작가는 어떻게 통찰하였는지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림자 없는 햇빛이란 없다는 사실, 밤을 겪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진다. 부조리한 인간이 보여줄 모습들도 더욱 선명한 어조로 전달된다. 더불어 오늘날의 노동자 생애와 운명도 부조리하다고 언급된다. 의식이 깨어있는 순간이 얼마나 자주 찾아오는 노동자인지도 자문해야 하는 작품이다. 극복되는 운명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과 부조리는 같은 땅이 낳은 두 아들이라고 작가는 언급한다. 불만과 무용한 고통을 추방하는 열쇠가 무엇인지도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전한다. 힘을 얻는 작품이 되어준 <시지프 신화>이다. 철학적 접근과 문장이라 초반부는 느린 걸음으로 걷는 독서였지만 중반부는 흥미롭게 빠져들게 하였고 후반부의 글들은 매우 유익한 내용들이 되어준 작품이다. 소설을 펼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언제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는 언제나 깊은 여운에 침식되는 날들이 무수히 많았던 작가들이 떠오른다. 이 작품에 언급된 작가들의 작품들은 단단한 마음을 먹고 만나게 될 소설들이 될 것이다. 위대한 소설가, 철학적 소설가를 만날 수 있는 고귀한 작품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된다.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보다 끔찍한 형벌은 없다. 179
인생의 모든 노력과 최상의 몫이
돈벌이에만 집중되어 버린다.
행복은 잊히고 수단이 목적으로 변한다. 156
관조와 행동 중 어느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언제든 찾아오게 되어 있다.
이 분열의 고통은 끔찍하다.
신이냐 시간이냐, 십자가냐 칼이냐 133
그의 운명은 그의 것이다.
그의 바위는 그의 것이다.
은밀하고 무의식적인 부름이며
모든 얼굴의 초대인 그것들은
승리의 필연적인 이면이요, 대가다. 184
오늘날의 노동자는
그 생애의 그날그날을 똑같은 작업을 하며 사는데
그 운명도 시지프에 못지않게 부조리하다...
오직 의식이 깨어 있는 드문 순간들에만 비극적이다...
멸시로 응수하여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