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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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와 책표지 그림, 책내용중의 수많은 일러스트까지 볼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미소를 머금는 순간들도 많아진다. 하나가 둘이 되어서 함께 생활하는 동거를 시작한 커플 이야기이다. 상수동에서 카페를 하는 노래하는 남자가 일거리를 잔뜩 가지고 와서 카페의 손님으로 만나서 관심이 생겨 서로가 만나고 함께 사는 기나긴 시간들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같은 주제에 두 남녀가 전하는 글을 만나게 된다. 속마음이 전해지면서 진심이 전해진다. 어떤 마음으로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냈는지 전한다.

 

두 사람은 단단하다. 그 단단함이 글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8년을 넘어서 9년을 채우고 있는 시점에 기록된 글들이다. 좋아하는 사이는 함께 사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서로가 다른 성향과 취향들이 어우러지면서 맞추고 배려하면서 서로의 모양새를 스스로 상대에게 맞추는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이 과정이 정말 어려운 시간들이다. 이 과정의 두 남녀의 글들을 만난다. 낯설지 않은 시간들이다. 연인이 만나서 결혼을 하면 그러한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과정에 서로의 주장만을 세우지 않고 상대의 말에 귀를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는 이들의 삶의 지혜에서 전해진다. 두 남녀의 지혜들이 글에 묻어 나온다.


응축된 글들과 일러스트가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한다. 적절히 생략된 그림에서 따스함이 묻어 나온다.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움직임은 마음이 된다. 그림 속의 두 남녀가 바라보는 것, 함께하는 것들, 솔직함에 걱정까지 전해지는 그림들도 펼쳐진다.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며 사랑하는 이 커플의 이야기는 단단하게 전해진다.

 

결혼과 결혼식에 대한 글도 전해진다. 준비하는 젊은 커플들의 기나긴 시간들이 세월로 점을 찍는다. 그 세월은 서로를 향하는 마음으로 단단하게 견고해진다. 그 마음들이 글과 그림에서 느껴진다.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처음처럼 그 마음을 실행하는 것이 사랑이다. 변질되고 변색되어 처음 사랑이 처음 빛깔을 잃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 것도 사랑이다. 두 남녀의 글에는 처음 만났던 날들, 연애를 하였던 날들, 함께 동거하는 이야기들, 함께 하는 수많은 날들, 마지막 순간에 어떠한 인생이 그려지기를 소망하는 글도 전해진다.


죽음도 생각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커플이다. 단단하게 여물어진 세월들이 보인다. 글에는 그들이 양보하고 배려하며 서로를 위하는 마음들이 많이 전해진다. 희끗한 흰머리가 보인 두 커플의 모습도 일러스트에 담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노년의 모습이다. 그 노년까지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솔직하게 전해지는 글들이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닿는 책 한 권이다.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에게 추천하는 책 한 권이다.


서로를 안아주며 보호해 주고 보살피는 것들이 일상 속에 전해지는 글들이다. 뾰족하게 서로를 할퀴는 말과 행동이 아닌 서로를 더 위하는 마음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글과 일러스트이다. 이렇게 상대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단단해지는 것인지 전해진다.



 

산책

같은 공간에서 각자 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입을 꾹 다물고 말없이 지낼 때가 많았다. 산책은 그랬던 우리에게 '햇빛 따라가기'같은 것이다. 14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하루 한 번 우리는 서로를 산책시켜 준다. 15


머리 말리기

이 정도 일도 꾸준히 못 해주면 앞으로 뭘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나와의 약속이다. 24

나만 알고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오빠한테는 내가 세상 편한 사람인 것 같아서 고맙고 행복하다. 33

 

기승전 설거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변치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설거지만큼은 언제나 내가. 36

시시때때로 불평을 늘기에만 바빴던 내가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오빠 덕분에 불안해하던 내가 안정을 얻었다. 부모님에게 받는 사랑과는 또 다른 모양의 사랑이다. 37


우리는 타인의 삶에서 순간의 관객일 뿐이야! 아무도 우리한테 신경 안 쓴다고. 41


식물은 참 솔직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방 시들시들해지고 비틀거리기도 ...69


결혼

사회적 관습에 따르지 말고 지금처럼 자유롭게 같이 살면 안 되나. 196

결혼식 대신 그 비용으로 긴 시간 동안 여행을 다녀온 부부 이야기를 봤다. 와 멋지다!...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쳐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으로 결혼과 결혼식을 떼어놓고 생각해보게 되었다...결혼식의 모양은 다양하다!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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