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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평점 :
꽃 일러스트를 좋아해서 작가의 일러스트북 『빨강 머리 앤의 정원』 은 강하게 기억 속에 자리한다. 작가의 신간도서인 이 책은 수채화로 만나는 모네의 꽃과 나무 80종이다. 수채화가 주는 위안과 여백이 주는 평온함까지 작가의 일러스트로 만나보게 된다. 모네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명언도 수채화와 함께 한다. 영문으로도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네의 정원인 프랑스 지베르니 정원의 사계절을 한 권으로 만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네의 영혼에 가득히 채워주었을 꽃과 나무들이다. 화가이면서 정원사였던 모네이다. 자신의 잘하는 일이라고 분명한 어조로 전한 모네의 확고한 방향성을 모네의 정원에서, 모네의 꽃과 나무들에서 만난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소설『낙원』에 등장하는 정원사가 떠오른다. 정원사가 기나긴 세월 동안 가꾸면서 나누었을 자연과의 대화를 모네의 정원에서도 느껴보게 된다.
모네가 가꾸면서 영감을 나누었을 놀라운 경의로움을 수채화를 통해서, 명언들을 통해서 천천히 산책하는 길이 되어준다. 자연은 놀랍다. 모네가 그림을 통해서, 예술을 통해서 들려준 화폭의 대화만큼이나 이 책에 담긴 80점의 수채화들도 다르지 않는 자연의 경의로움을 마주하게 된다. 정서적으로 많은 이로움을 얻는 일러스트이다. 그래서 박미나 작가의 그림을 좋아한다. 편안해지고, 치유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생에 대해서도 사색할 수 있는 발걸음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수채화 아트북이다. 수채화 일러스트는 모네의 일생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연주와도 같다. 오랫동안 지긋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주는 것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것으로 다가서게 된다.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과 영화 장면들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화가들이 바라보는 오랜 시간 동안의 관찰이 가져다주는 것은 발견이 된다. 그러한 작업을 거듭하는 화가들과 정원사들은 다르지 않은 작업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되는 듯하다. 식물을 가꾸며 바라보는 시간도 다르지가 않다. 생명을 오랜 시간 바라보면서 깨우치는 것을 화폭에 담는 작업이 화가의 작품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의 작품은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수채화로 그려진 꽃과 나무들도 다르지가 않다.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름다움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표현된 잎의 섬세한 표현까지도 보게 한다. 꽃망울과 만개한 꽃, 지는 꽃들까지도 계절의 흐름 속에서 느끼게 한다. 계절이 변하듯이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게 사계절로 그려지게 된다. 주어진 인생을 묵묵히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단순하게 몰입하면서 쉼 없이 호흡한 모네의 삶과 인생과 예술까지도 온전히 느끼게 하는 명언들이 수놓는 예술집이다. 덕분에 모네를 알아가게 된다. 길지 않은 명언들이라 바쁜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며 치유가 되는 예술 아트북이다.
하루라는 기나긴 시간들을 정원과 화폭에 쏟아 넣었을 모네를 그려보게 한다. 노동이 주는 땀방울의 가치, 흙을 만질 때 죽음도 잊지 않게 하는 물리적 순환까지도 느껴지게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들의 짧은 인생을 덧없이 보내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것이 자연의 가르침이다. 아름다운 꽃과 경이로운 나무로 그치지 않는 자연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꽃을 좋아하고, 나무를 좋아하는 분들과 모네를 아끼며 사랑하는 분들, 예술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은 분들, 마음치유와 자기관리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도서이다. 작가의 도서를 좋아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신간도서이다. 양장본이며 가름끈도 구성된 도서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꽃과 나무, 풍경 사진이 책 뒤편에 부록으로 편집되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