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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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분야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비평가인 미치코 가쿠타니의 아흔아홉 권의 서평집이다. 풍족한 수확을 거두는 마음으로 이 한 권을 펼치게 된다. 작가는 서평가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타임>을 거쳐 <뉴욕타임스>에서 서평을 담당하였으며 '영미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인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수전 손택, 노먼 메일러 등 유명 작가에게 독설과 혹평으로 날카로운 서평을 올리는 인물이라고 책은 소개한다.

저자의 도서는 처음이 아니다.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로 이미 저자의 힘있는 책을 만났기에 이 책은 기대감이 높았다. 더불어 추천하는 서평가분들의 인지도도 있었기에 읽게 된 도서이다. 서평집을 부쩍 읽게 된다. 서평가들의 서평집들은 책을 읽기 전과 후에 읽으면 더욱 단단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아흔아홉 권의 도서 서평들을 만나보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서평들은 책을 향한 날카로운 서평은 아니다. 저자의 애정이 느껴지는 아흔아홉 권임을 느끼게 한다. 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면서 계급이 느끼는 피로감도 더욱 가중되는 시대이다. 혼자만이 느끼는 피로감이 아님을 전하며 책을 통해서 보게 되는 다양한 시대, 다양한 공간들, 정치와 역사, 여성문제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책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사례들과 역사, 인물들의 사건들은 그 공간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저자의 희망적인 목소리가 독자들에게 강한 빛으로 전해지는 책읽기의 힘을 전하는 서평집이 되어준다.

서평가의 아흔아홉 권은 부조리한 사회에서 느끼는 높고 견고한 벽을 이룬 체계를 어떠한 마음으로, 관점으로 분별해야 하는지도 길지 않은 문장들로 한 권씩 전하여 준다. 한 권의 도서와 연관성을 가지는 여러 도서들도 소개되면서 독서를 더욱 확장시켜주기까지 한다. 독서한 도서들 목록부터 찾아서 서평을 일게 된다. 그리고 소제목이 이끄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서들의 서평글도 읽으면서 책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아가게 한다.

서평가의 서평글은 다르다. 그 매력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도 그 연장선에서 만나게 된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획득을 거두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읽기는 우리를 이민자로 만들지만 "더욱 중요하게. 어디서든 우리의 고향을 찾기 해준다."라고 말하는 번역가의 말처럼 이 도서에 소개되는 99권의 책들을 통해서 분명히 모두가 고향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시녀 이야기>소설을 통해서 "목격자로서의 문학"과 전제정치, 거짓뉴스와 트럼프와 거짓말이라는 소방호스를 알게 된다. 더불어 『1984』와 『멋진 신세계』에 대해서도 언급이 된다. 리디아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 평범하다는 건 익숙해진 것이지. 이런 일이 지금은 평범해 보이지 않겠지만 좀 지나면 그렇게 보이게 될걸. 평범한 일이 될 거라고." (52쪽)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의미심장한 말이 된다. 소설로도 읽고 시리즈로도 시청하였기에 다시금 이 문장을 무심하게 스칠 수 없게 한다. 자기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여성을 침묵시키려는 이 정권의 노력에 저항하고 있다. (54쪽)

저자가 서평을 남긴 이유와 서평가의 진중한 마음을 서평글을 통해서 마주하게 된다. 하나씩 읽다보면 책으로만 만나면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이 서평가의 글을 통해서 부가적으로 첨부되는 사실들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깊게 사고하며 넓게 보폭을 걸었던 서평가인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도서이다.



『1984』, 『황금 방울새』,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 『배움의 발견』,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페스트』 이외에도 『괴물들이 사는 나라』와 저자가 처음 읽었다는 『닥터 수스』까지도 만나볼 수 있었다. 저자가 읽어온 수많은 책들이 그려진다. 그리고 책읽기 통해서 확고해지는 지평들을 이 서평집을 통해서도 마주하게 된다. 특히 반 고흐에 대한 서평글의 문장이 떠오른다. 고흐가 자신의 외로움, 우울증, 의미를 찾으려는 부단한 탐색을 기록으로 남긴 편지글들은 미국의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간 저자의 삶과도 짐작을 해보지 않을수가 없다. 혐오와 성차별, 가부장적인 사회가 가진 문제들도 연결해서 책읽기를 해보게 된다. 저자가 선별한 도서들과 서평글의 내용처럼 우리 사회가 가진 분열과 고립과 소음의 시대 문제들을 더욱 밀착해서 고찰해 보는 고귀한 시간이 되어준다. 폭넓고 깊은 사고의 장에서 만나는 도서이다.







진실은 진실이 아니다. (트럼프의 변호사. 루골프 줄리아니) 『1984』 소설

『멋진 신세계』 소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모두에게 개인 자유 위협.

잡다한 정보와 오락거리로 극도로 무너지고 주의산만해지는 기술 중심의 미래 예견

"절망하는 습관은 절망 그 자체보다 더 나쁘다."

시민들이 무감각과 체념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페스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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