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이, 빈센트 - 반 고흐가 남긴 편지로 다시 보는 그림들
이소라 지음 / 미술문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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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가 남긴 편지들 중의 글귀들을 만나보는 책이다. 더불어 고흐의 예술 작품인 그의 그림들을 다수 만나보면서 그를 새롭게 만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초대해 준 예술 에세이 한 권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출판사 때문이다. 예술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출판사 책들을 추천하게 된다. 앞서 <마녀>, <악마>도서를 읽었기에 이 책은 머뭇거림 없이 믿고 펼친 도서이다. 역시나 시작부터가 좋았다. 고흐의 생애 순서에 맞추어서 생활한 위치를 지도상으로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기에 고흐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었던 구성이 된다.



에세이로 만나는 고흐에 대한 도서이다. 저자의 솔직한 글들과 고흐의 생애와 예술작품과 함께 어우러지는 글들은 매끄럽게 유유하게 흘러가면서 고흐의 작품과 고흐의 가치관들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면서 고흐의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갈증이 많이 해소되는 시간이 된다. 고흐에 대한 선입견들이 무너지게 된다. 그의 예술적 열정과 고집스러운 굳은 의지들이 예술작품을 통해서도 전해지고 있음을 살펴보는 시선도 배워볼 수 있었다. 폴 고갱의 의자와 고흐의 의자 그림을 대조하면서 살펴보게 한다. 고흐의 의자 그림 배경에 있는 양파를 심은 그림이 가지는 의미까지도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지긋하게 그림을 살펴보아야 하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다.

밀레를 존경했고 그처럼 허영 없고 진솔한 예술가가 되기를 꿈꿨다 148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영화 내용이 떠오른다. 같은 맥락에서 반 고흐를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 된다. 밀레를 존경하였던 화가 고흐이다. 그가 밀레의 작품을 지긋하게 바라보았을 시간들과 그가 한결같이 추구한 그림의 세계가 무엇인지도 이 한 권의 에세이와 그림 작품들을 통해서 읽어내게 한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추구하지 않았던 고흐이다.



그의 좋아했던 친구 폴 고갱과의 인연과 폴 고갱을 그린 작품들과 함께 지냈던 노란집도 책에서 만나게 된다. 서로가 가진 취향과 성격은 달랐음을 그림의 두 작품을 통해서도 책에서 보여준다. 폴 고갱의 성격과 고흐의 성격은 예술 그림들을 통해서도 읽어내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고흐의 많은 것들을 만나게 해주는 에세이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기대이상으로 실려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많이 알려진 작품도 있지만 처음 만나는 고흐의 작품들이 많아서 고흐를 더욱 알아가게 해준 고마운 도서가 된다. 더불어 저자의 사유하는 발걸음과 시간들, 작품들도 함께 거닐면서 고흐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누구보다도 삶을 사랑했던 고흐를 만나게 한다. 사랑하고 고백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랑이지만 그 삶 자체를 희망으로 기다린 작가의 생애를 하나씩 뒤따라 가는 여정이 되어준다.

소박하고 작은 방. 조그만 테이블과 검소한 침대. 두꺼운 책 112

편지글에서 느껴지는 고흐의 사유의 시간들과 고독과 사랑, 자연을 찬미하는 그의 아름다운 시선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질병을 느끼며 고통스럽게 함께 한 날들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가슴에 총을 겨눈 화가의 깊은 결단까지도 짐작해 보게 한다. 가난한 화가였고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의 그림이 팔리기를 기다렸을 날들의 무수한 기다림과 희망까지도 떠올려보게 한다. 무수한 스케치와 지치지 않고 그려낸 많은 그림들, 수많은 화폭의 대상들을 오랜 시간 바라보게 하는 방법도 이 에세이를 통해서 만나게 한다. 큰 숲의 나무들과 두 연인들, 두 사람이 걷든 모습들, 부러진 나무 풍경들, 허름한 신발들, 해골 그림들, 빈 의자와 촛대, 빛나는 별빛, 가난한 사람들이 복권을 사고자 붐비는 광경, 농부집의 감자 먹는 풍경 등 많은 고흐의 작품들이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부유하고 화려한 사람들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무엇보다 고상하다고 생각 106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의 손.

그 손으로 땅을 일궜다는 사실을 분명히 전하는 거야.

그들이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음식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지. (편지) 106

다른 이들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적대감... 그건 아주 좋지 않아...

질투는 많은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만들어... 질투 때문에 그들의 주변은 사막처럼 변하고 말아.

그건 너무 불행한 일이야 (편지) 99

가장 가난하고 작은 집에서,

가장 더러운 구석에서,

나는 그림을 본단다.

그리고 내 마음은 거부할 수 없는 충동과 함께

그 방향으로 향하게 돼. (테오에게. 편지) 54

정직하게 일을 하고 땀을 흘려서 먹는 농부들의 저녁식사 그림이 매우 인상적으로 남는다.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의 손을 바라보게 하는 고흐의 관조적인 시선을 그림을 통해서 만난다. 고흐가 많은 대중들과 호흡하고자 한 그만의 예술 세계에 감탄하게 된다. 정직한 노동, 손톱 밑에 흙이 가득하고 갈라지는 손을 가졌지만 그들의 노동은 누구의 것보다도 값진 열매임을 고흐의 그림을 통해서 지긋하게 알게 된다. 노동하지 않고 누군가의 땀을 손쉽게 갈취하는 집단들도 떠올려보게 한다. 고흐가 흔들림 없이 그의 예술적 가치를 담아낸 그림에는 그의 영혼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게 한다. 고흐가 추구한 것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에세이다. 저자가 왜 고흐에게 빠졌는지 공감하게 된다.



많은 편지글들이 실려있다. 고흐의 진솔한 마음이 전해지는 편지글의 일부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아름다움을 보았던 사람이다. 부자의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이 아닌 농부가 흘리는 땀과 노동의 흔적의 끝자락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낡은 구두는 그 사람의 하루가 담긴 흔적이 된다. 반짝거리는 광이 나는 신발이 아닌 그림, 감자를 먹는 농부 가족의 모습은 많은 것들을 시사하는 삶의 철학이 된다. <환락의 집> 소설이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하다. 때로는 소설로 때로는 예술가의 그림을 통해서, 편지글을 통해서 같은 맥락을 만나게 된다. 서로가 다른 예술을 그려내지만 결국은 같은 목소리로 삶을 관조하게 하는 작품들이 된다. 고흐를 제대로 알게 해주는 에세이이다. 이 출판사의 도서들을 만나면서 실망한 적이 없다. 믿고 다른 도서들까지 관심을 넓혀가게 한다.

남들과 다른 그림, 나다운 그림을 그리는 것, 그리고 모든 면에 있어서 나다워지는 것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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