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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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이 시리즈 5권으로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책들은 한 권씩 만날 때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시리즈는 모두 만나보아야 한다.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사실적인 문체가 가지고 있는 그녀의 문학의 세계는 정신이 번쩍 드는 사유의 시간으로 초대된다. 책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무엇 하나도 빈틈을 가지지 않는 책이다. 재독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세월> 아니에르노 작품이다.

예리한 그녀만의 시선과 사유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작품에 드러난다. 무심하게 보내지 않는 그녀의 수많은 날들이 점철된다. 개인적인 경험이 문학으로 그녀만의 문체들로 유려하게 채워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수없이 많은 멈춤이 필요하다. 문장을 오랜 시간 끌어안으면서 보내게 하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세월들이 그려진다. '그녀'는 시대의 많은 사건과 인물들을 열거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경험한 시대의 가치관과 생활들이 세세하게 세월에서 이야기된다. 추억이 되기도 하는 세월 말이다. 세월 속에는 정치적인 것들도 존재한다. 사회경제적인 것들도 하면서 수많은 세월의 흔적들이 남겨놓은 거친 역사들을 책 한 권에 수놓는다. 프랑스 문학에서 자주 만나는 것들이 이 책에서도 마주한다. 대립되는 사상들과 이들의 삶에 깊게 존재하는 대립과 갈등이 표출된다. 전쟁과 긴장, 빈곤과 프랑스인이 아닌 이들의 삶까지도 이야기한다. 쌍둥이 빌딩 사건까지도 그녀는 활자로 기록하며 그녀의 작품에 남긴다.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세월들도 가감 없이 전하는 그녀이다.

그녀의 젊음은 늙음에 접목되지 못하기도 하고 늙음이 가지는 변화까지도 담담하게 작품으로 전한다. 여성의 늙음은 다른 존재들보다도 특별하다. 그래서 그녀의 늙음을 향하는 깊은 통찰도 문장으로 부여잡게 된다. 여성의 세월을 조명한다. 그녀의 사랑과 낙태, 두 아들, 손녀가 있는 할머니라는 존재까지도 여성이라는 특수성을 떠올리게 한다. 사랑을 선택하면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결과와 같은 존재들이 세월 속에 존재한다. 임신과 낙태, 자녀, 손녀까지도 그녀에게는 세월과 함께 기록되는 여성의 존재가 된다. 그녀의 문학은 사실적이다. 솔직함으로 무장하면서 여성들에게 건네는 목소리가 된다. 그래서 특별하다. 여성작가의 문학은 마음이 간다. 문학이라는 방식이 가지는 힘 있는 움직임과 글쓰기라는 작업은 그래서 동력이 된다. 함께 문제를 보고, 문제의 결과들을 펼쳐 보이면서 반복되지 않도록 후대의 여성에게 건네는 손 내미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선고인 유방암 진단까지도 그녀의 관점에서 기록된다. 누구도 세월 속에서 비켜가지 못하는 질병과 죽음을 마주하게 하는 순간이 암진단이다. 암과 죽음을 수없이 떠올려야 한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암선고 이후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유방암이 가져다준 그녀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유방암도 여성이기에 경험하는 병이다. 그녀의 작품은 여성의 삶과 여성의 존재, 수많은 여성들을 위한 문학이 된다. 가족과 그녀의 애인들, 주방에서의 불법 낙태, 낙태법 통과, 피임, 청소년의 사랑, 부부의 사랑, 여성의 결혼과 아이 양육의 현실들이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점철되고 연결되는 여성의 이야기도 책에서 만난다.

거대해진 대형마트, 소비지향적인 삶, 기업이 구원이라는 사고, 노동자 정리해고 등이 기록되는 작품이다. 그녀의 가족들과 그녀의 애인들까지도 세월은 놓치지 않고 기억한다. 페미니즘과 정치적인 것까지도 총체적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세월은 그러하다. 오늘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들은 수많은 정치, 경제, 여성,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무수히 연결된다. 그 세월을 작가만의 시선과 통찰로 만나볼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이 책에서 만난 무수히 많은 문장들이 길이 되어준 책이다.


언론은 자극시키기를 즐겼다.200

우파는 돌아왔다. 그들은 과감히 해체했고 민영화했으며, 해고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와 재벌세를 없앴다. 그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충분하지 않았고...201

사람들은 일터에서 두 부류로 갈라졌다. 5월의 투쟁자들과 투쟁자가 아니었던 사람들, 그들은 같은 반감으로 나뉘었다. 5월은 개인을 분류하는 방식이 됐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시국에 어느 쪽에 있었는지를 물었다. 양쪽 모두 똑같이 폭력적이었으며 서로 그 어느 것도 용서하지 않았다. 131쪽

프랑스는 광대했고, 먹는 것과 말하는 방식으로 구분되는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43​

우리는 형편없는 것들을 곁에 두고 살았고,

그것은 우리를 웃게 했다. 45​

공립, 사립 학교.

질서와 위계를 존중하며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장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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