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스토리 - 박혜진 비평집
박혜진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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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집은 처음이다.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비평집까지도 만나는 기회가 오면서 더 확장되는 시선을 가져보는 광폭의 행보가 시작된다. 국문학을 전공한 민음사의 문학편집자인 저자의 비평 활동부터가 눈에 띈다. 민음사에서 출간된 비평집들에게도 눈길이 간다. 이 비평집에도 많은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비평글들을 다수 만나게 된다. 덕분에 읽지 않은 작품들까지도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서 읽은 작품들의 비평글들을 차례로 만나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언더스토리'라는 의미부터가 설명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품과의 호흡들에 들숨과 날숨을 호흡하면서 읽었던 작품들이 다시금 회상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소환된 작품 속의 인물들과 이야기들과 사건들은 선명하게 다시 소환되면서 재독하는 기분으로 비평집의 글들을 마주하게 한다.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의 비평부터 만나본다. 눈송이의 구조는... 타인의 넘치는 고통을 내 쪽으로 받아 삼키는 결합이며 싸워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가짐으로써 없애는 극복이다. (37쪽) 책표지의 눈송이 그림이 가지는 의미를 비평집에서 만나게 된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지긋하게 떠올려보면서 읽게 한다. 한강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역사의 공백에서 찾아낸 이름 없는 고통들을 내 쪽으로 옮겨 와 자라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9쪽) 한강 작가의 작품들에 존재하는 역사와 고통들을 작품들마다 떠올려보게 한다. 그래서 신작소설이 출간되면 바짝 긴장하면서 소설을 읽게 된다. 이 비평집에는 많은 사유들이 존재한다. 국문학을 전공한 직업이 가지는 관점들을 신선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으며 특별했다.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소설의 비평도 담겨있다.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다른 세계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 작가 (273쪽) 저자의 대학생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작가의 모습이 소개된다. 무언가에 빠져든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지긋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그 의미가 진정 무엇인지 알기에 마치 그 공간에 있는 듯 바라보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빠져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떠올려보면서 비평글을 읽게 한다.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는 자신을 아는 것보다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276

나의 슬픔도 새 바람 속에서 조금씩 괜찮아질 것이다. 290

미래를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슬픔은 괜찮아질 수 있다는 것. 273

푸코. 내가 무엇일 수 있는지... 끈질긴 사색과 집념. 276

비평집은 또 다른 길이다. 같은 작품을 읽고 다른 누군가가 사유한 흔적들을 다시 걷는 시간이 주는 의미는 성장의 의미가 된다. 그의 목소리와 그의 독서를 마주하면서 접점을 만나기도 하고 또 다른 시선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꽤 신선하였던 시간들이 된다. 비평집에 대해서도 관심이 샘솟는다. 미처 몰랐던 책 한 권이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독서의자 곁에서 나의 독서방향등을 밝히는 등불이 될 듯하다.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받고 독서 후 활동으로도 펼쳐드는 책 한 권으로 여러 번, 자주 펼쳐질 비평집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계속 읽어야 할 책이 된다. <언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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