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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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장편소설이다. 미국과 유럽을 사로잡은 마약 작가라고 불리는 콜린 후버. 출간하는 책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작가이기도 하다. 2022년 6월에도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누적 지수 상위 top5 중의 하나인 작품이다. 사랑받는 이유가 궁금해서 만나본 <베러티>는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의심을 가득히 품고 책장을 쉼 없이 넘긴 소설이었다.

소설의 시작부터가 긴장하게 한다.

공감능력을 고갈시키는 도시. 이곳 사람들의 무관심에 매료되어 10년 전 이 도시에 왔다. 이곳에서 나는 투명 인간이다. 미미한 존재다. 맨해튼. 나는 이 도시가 좋다. 9

횡단보도 앞. 무심히 전화를 들여다보는 사람들. 일상의 안일함이 부른 죽음. 7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없었다. 8

사건이 끔찍하게 일어났지만 도시 생활자들은 비명도 지르지 않는다.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과 눈길에는 적당한 무관심과 무신경한 일상들의 하나일 뿐이다. 도시에서의 투명 인간이 된다는 것이 좋다는 화자는 작가이다. 이 도시가 좋다고 말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작가이다. 인기 있는 작가도 아니고 어머니의 대장암 말기를 간호하면서 몇 달 동안 작품 활동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과 바닥이 나는 통장 잔고의 상황들이 그녀의 생활을 짐작하게 한다. 주거지 퇴거명령과 새롭게 지내게 될 주거지도 확정되지 않은 부유하고 있는 도시 생활자인 그녀에게 제안이 들어온다. 새로운 일의 비밀 서약과 새롭게 집필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준비할 작업도 많고 조사할 것도 많은 그녀에게 나타난 한 남성을 주시해야 한다. 그는 누구일까?

9권 시리즈 중에서 6권이 출간된 유명 여성작가인 베러티. 나머지 3권을 남겨놓고 여성작가에게 일어난 교통사고. 그리고 치료중이라는 보고자료. 그녀의 나머지 3권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사건은 빠르게 진행된다. 적어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장을 멈추지 못하면서 의심과 놀라움을 반복하면서 읽어간 스릴러 소설이다.

2층 엄마방을 향해서 손을 흔드는 아이에게 가지는 의문도 바싹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한다. 여성작가의 서재에서 발견해서 읽는 글들은 경악하면서 더욱 긴장하게 하는 내용글을 연이어 만나게 한다. 악인의 시선과 관점에서 집필된 글이 가지는 긴장감은 몇 배를 증가시킨다. 모성과 부성은 세상을 이루는 근원이다. 사랑이 흐르지 않는 어머니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자식을 두려워하는 어머니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 상대를 이루는 자녀가 감당하는 압박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보호와 보살핌을 받으면서 성장할 시기에 방치되고 무관심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기억들로 점철되는 것일까? 몽유병을 가진 딸을 두러워하는 어머니가 보인 모습, 아스퍼거 증후군에 적대감을 보이는 냉소적인 어머니도 등장한다. 임신 소식에 기쁨보다는 질투로 상응하는 비정상적인 모성을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도 작품에서는 마주하게 한다. 작가가 매만진 이질적인 어머니의 모습들에 상당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작품이다. 어리고 작은 아이들이 홀로 감당하는 나날들과 성장의 시간들은 어떻게 기억되는 어머니였을까?

모든 기억, 모든 신뢰, ... 모든 것이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329

두 딸을 잃은 슬픔은 그것대로 진실이었고, 새로 태어날 아기에 대한 그의 기쁨 또한 그것대로 진심이었다. 332

악인이 가지는 악한 마음과 진심들을 꽤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중적인 모습을 사이코패스의 성향에 맞추어서 인물을 살펴보게 한다. 마지막까지 두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베러티'의 글을 읽게 한다. 어느 것이 진실된, 진심인지 독자들의 몫이 된다. 그래서 더욱 섬뜩한 인물이기도 하다. 쌍둥이 딸의 임신과 태어난 딸의 얼굴의 상처가 가지는 의미. 한 아이의 이름만 말하는 모습과 또 다른 아이의 존재를 인식하지도 못하는 엄마의 모습도 회상해야 한다. 호수에서의 사건과 땅콩 알레르기 사건까지도 간과하지 않게 하는 이야기가 된다. 남편이 가지는 의문과 의심은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편지가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까지 섬뜩하게 읽게 되는 순간이 된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다. 경악하면서 의심을 마지막까지도 놓지 않게 하는 작품이었다. 자극적이고 분노가 가지는 위험성까지도 고스란히 노출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살인이 가지는 놀라운 공조와 은폐까지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놀라운 작품이다. 도덕성의 경계는 없었다. 위험하고 어두움이 감싼 집에서 빨리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여성작가는 점점 그 집으로 더욱 발길을 향하게 된다.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누구 때문일까? 욕심내면 안 되는 것을 하나씩 성큼성큼 가져보려고 하는 이 여성도 위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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