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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하나
무레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를 보고 너무 좋아서 책으로 만나고 싶었다.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장본이다. 엄마와 단둘이 살다가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고, 고양이와 단둘이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고양이를 떠나보낸 아키코씨의 시간들을 먼저 떠올려보게 한다. 엄마와의 관계, 출생에 대한 이야기, 엄마의 라이프 스타일, 장사철학 등이 등장한다. 보호자가 어머니인 이유와 어머니의 장사스타일에 자신이 가졌던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지는 스타일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엄마의 식당) 벽에 메뉴를 잔뜩 붙여두셨어. 냉동식품.완조리 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내놓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건 엄마의 방식이고... 메뉴가 적더라도 가능한 한 좋은 식재료를 써서 하나하나 정성을 담은 요리를 내놓고 싶었다. 51
아키코 씨는...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야. 요즘 세상은 먹거리를 너무 소홀하게 여겨.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 31
잡다한 물건이 가득한 창고 같았다. (엄마방) 110
많은 살림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와 간소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반추하는 아키코 씨는 라이프 스타일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담담하게 자신의 출생을 받아들이며 더 이상 궁금증을 가지지 않은 그녀. 젊은 날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 만났던 남성과 주고받는 대화들도 그녀에게는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홀로 그 짐들을 감당하면서 직장에서 편집자로 살아온 그녀는 뜻하지 않은 인사이동을 통보받으면서 진중하게 식당 가게에 대해 생각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말과 음식에 감각이 있다는 호평도 영향을 받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만으론 힘들지 않아요? 보너스도 없잖아요. 먹고 살 수만 있으면 돼요. 41
그녀의 가게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준비된다. 식재료들을 엄선하고, 메뉴들도 신중하게 선택하며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수도원 식당같은 간소한 공간에서 맛있는 빵과 수프를 제공하는 곳이다. 식당을 영업하면서 고민하는 것들, 손님들을 향하는 마음까지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전자계산기보다는 주판을 사용하고, 매장 홍보를 정중하게 거부하는 사장이기도 하다. 책이 전달해 주는 정보들도 쏠쏠해서 젤라틴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있었다. 먹는 것을 만드는 일에 정성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깊게 되새기면서 읽게 된다.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직원과 나누는 대화도 꽤 인상적이다. 취향을 판매하는 이 가게. 가보고 싶은 곳이다.
수도원 식당처럼 간소한 공간에서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빵과 수프를 제공하고 싶다.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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