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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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이라 머뭇거리다가 추천도서인 것을 눈여겨보고 펼친 소설이다. 이 작품은 크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오프라 매거진, LA 타임스, 앤터테인먼트 위클리, 뉴욕 타임스, 타임지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공감하면서 작가의 작품들을 더욱 눈여겨보게 된 계기가 된 소설이었다. 빈민마을에 총격 사건이 일어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와 이들이 사건 후 보여주는 모습들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들까지도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을 눈여겨보게 된다. 그는 왜 총격 사건을 일으켰을까? 이 질문의 답을 우리는 어느 순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가해자인 늙은 노인의 깊은 목소리도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늙은 노인 부부가 살아온 인생의 끝자락이 가져다주는 잔상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젊은 청년에게 어떻게 전달이 될까? 마약 판매를 하는 이 젊은 청년에게 왜 늙은 노인이 총격 사건을 일으켰는지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 내용이기도 하다.

나는 유색인이 백인의 위치에서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 429

내가 ... 권력을 탐하는 백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던 거지. 428

뉴욕. 이주민들. 꿈. 돈. 기회.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는데... 뉴욕은 모든 문제를 그들의 탓으로 돌린다. 이들의 꿈이 이 도시에서 부서졌다. 헤로인, 하얀 가루가 우리 아이들을 또다시 노예로 전략시킨다. 358.359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게 자기 아이를 모질게 대하는 부모야. 379

그들의 잔혹함과 허위, 서로에게 하는 거짓말 379

뉴욕의 빈민마을.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어떠한 곳인지 그들의 삶과 직업, 일, 생활들을 통해서 짐작하게 한다. 아이들이 교육받는 학교, 수영장은 백인들을 위한 시설, 이들의 직업까지도 눈여겨보게 한다. 마을 주민들이 감옥에 다녀오는 것의 이유는 중요하지도 않다. 보편화되어 있는 이 사회의 흐름들은 모순되고 왜곡되어 있다. 그들이 뉴욕이라는 곳을 찾은 이유는 어느새 퇴색되고 빛바랜 넝마 조각처럼 나부끼는 모습으로 삶은 힘겨울 뿐이다. 마약에 노출되고 마약을 하고자 폭행 사건과 살인사건도 일으키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꿈을 가지는 젊은 소녀, 대학에서 공부를 꿈꾸는 소녀는 과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감정이 없는 표정으로 청탁된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서 미래를 그려낼 수 있을까? 부모를 부양하는 소녀였던 그녀.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는 소녀의 모습도 기억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노인 스포츠코트의 양어머니. 258마일이나 떨어진 산에 가서 놀라고. 그리고 벌거벗은 채 산 정상에서 뛰어내리라고. 30

(양어머니) 그녀가 주일날에만 하나님 앞에서 선한 척하고, 나머지 날에는 악마처럼 살았던 것 384

(지 자매) 우리는 왜 파티를 할 때마다 경찰이 와야 하죠? 당신네들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있는 거잖아요. 백인들이 입주민 파티를 할 때 경찰이 출동해서 감시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요. 287

시. 학교. 군대. 온전히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 것, 의지의 열매. 성탄 클럽 모금 293

지 자매. 베로니카 지. 예수님. 갈보리 언덕. 베일. 영광스러운 이름. (오물을 치우는 일. 연관성) 397

종교인이라고 하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인물도 등장한다. 선한 척, 악마처럼 살아간다는 것. 이중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간 인물. 그녀에게서 성장한 노인의 젊은 날들도 짐작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멜리사라고 하는 가게 사장도 기억나는 인물이다. 직원 모두에게 보여주는 일관된 태도들을 눈여겨보게 한다. 지 자매를 주시하면서 읽은 소설이기도 하다. 경찰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지 자매와 나누는 대화들도 기억나는 작품이다. 갈보리 언덕과 베일과 이름까지도 연관 지으면서 그녀를 그려보는 소설이었다.

(멜리사. 거버너의 딸. 가게 사장) 공손한 태도. 공경하는 태도. 직원 모두. 456

요즘 얘들이 다 그렇듯이 얼른 돈 좀 벌어보려고 ... 더 쉽게, 더 빨리, 더 많이 말이야... 쉽고 빠르게 벌리는 돈은 없다고. 그리고 돈이 전부도 아니라고. 먹고 살 만큼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거지. 307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짐작조차 하지 못한 인물이 일으키는 사건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한 소설이다. 웃음도 몇 차례 주는 대화들이 있어서 웃으면서 읽기도 했다. 흑인과 백인들의 상반되는 삶들이 자주 등장한다. 반면 이들의 삶이 바뀌었다면 다른 결과였을까?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작품 속에 인물들을 통해서도 깊게 전해주기도 한다. 인간이 역사 속에서, 우리들의 삶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늘 질문이 된다. 생각하면서 읽게 하는 문장들이 많이 등장한 소설이었다. 사랑에 대해서도, 인생에 대해서도, 늙음이 보여주는 시각적인 모습보다는 그들의 인생 나이테가 가지는 깊은 철학적인 대화들이 더욱 부각되는 소설이었다. 인물들이 던지는 질문들과 응답들, 대처하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당신을 사랑한 거니까 492

이 작품은 영미소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읽었으면 한다. 넓은 폭으로, 깊은 눈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노래들이 가지는 가사들, 노인이 나누는 대화들을 주시하면서 읽어야 하는 소설이었다. 감동적인 문장도 간직하게 해준 소설이기도 하다. 기억하면서 자주 떠올려야 할 문장을 만난 소설이기도 했다. 오물과 직업에 대해 나누는 장면, 잡초를 제거하면서 나누는 대화들, 죽은 아내와 나누는 대화들, 사랑의 확신과 전율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변화들이 이 소설의 장면들에서 만나게 된다. 우연 같은 기적들이 일어나는 많고 많은 사건들까지도 눈여겨보면서 읽은 작품이다. 과묵한 인물이 보여주는 '신뢰'라는 묵직한 가치까지도 눈여겨보게 된다. '치즈는 누가 보낸 걸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와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순간의 감동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다.

꽤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작가가 쉼 없이 던지는 질문들과 논평들이 예리하게 등장한다. 사회가 가진 불공정과 부조리들도 떠올리면서 읽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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