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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온 너에게 ㅣ 웅진 세계그림책 217
세실 메츠게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평점 :
아름다운 색채와 색감들, 서로 이웃한 관계들 속에서도 거리감과 공허감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물리적인 거리감보다도 더 먼 거리감으로 서로를 알고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성인들에게도 다가오는 따스한 그림책 한 권이다. 웅진 세계그림책이며, 웅진주니어 그림책은 한국에서도 살아본 적이 있는 작가의 그림책이기도 하다.
작가의 그림이 보여주는 터치, 세심한 관찰력, 표현한 것들의 선 하나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면서 그림 작품들을 페이지마다 보면서 넘긴 그림책이다. 작가의 시선에 관찰된 자연의 부분들을 만나보면서 작가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무슨 목소리로 독자들과 호흡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던 그림책이다. 역시나 글은 간결함 속에는 시적인 함축적인 의미들이 충분하였고, 곰과 새롭게 이사 온 이웃인 할머니의 일상의 흔적들과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도 전달되고 있었다. 회색빛 색조가 가득한 곰의 일상들, 집안의 풍경들, 집의 풍경, 새로 온 이웃이 풍기는 새롭고 낯선 온기와 음률들에 표정으로도 충분히 감지되는 곰의 일상들을 잘 전달해 준다.
새로운 이웃의 활기 넘치는 일상들, 소중하게 가꾸는 것들도 그림으로도 짧은 글에서도 충분히 전달된다. 똑같은 하루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 시간은 온전히 우리들 자신의 것이다. 그 시간을 어떤 색조로 채우고 있나요? 어떤 감정들로 시간들을 보내고 있나요? 무엇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내나요? 어떤 음표들로 연주되고 있나요? 무엇을 보고 있나요? 무엇을 생각하면서 채워가고 있나요? 감긴 눈, 귀머거리 귀, 향기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후각, 달콤한 맛을 음미하지 못하는 미각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나요? 작가는 우리들의 오감과 일상들을 무엇으로 채우면서 살아야 할지 질문해 주는 그림책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나누며 정과 따스한 온기의 의미가 얼마나 위대한지, 작고 소소한 일상들을 어떤 가치로 느끼는지에 따라서 삶도 달라지며, 풍성함도 다르다는 것을 작가의 일상 속의 시선과 삶에서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 한 권이다. 그림책의 전달성도 함께 작가가 선호하는 삶의 패턴까지도 놓치지 않으면서 읽은 책이다.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작가, 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구름과 꽃, 지나가는 사람들, 동물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의 일상도 떠올려볼 수 있었다. 작가가 느끼는 마법 같은 이야기. 우리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가 된 작품. < 꽃으로 온 너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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